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4-18   692

[논평] 대통령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말라

아들 연루된 각종 비리의혹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취하라

1.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대통령 아들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취할 적절한 자세가 아니다.

관련 의혹의 사실여부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위법사실과 관계없이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아들들로 하여금 모든 의혹을 국민 앞에 해명하게 하고 필요하다면 검찰수사에 협조하도록 직접 지시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한 각종 의혹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얽혀 있다. 우선 특검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김홍업씨의 김성환과의 돈거래는 정상적인 거래자금으로 볼 수 없다는 의혹과 함께 그 돈의 출처와 성격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다.

그리고 각종 이권에 개입,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된 최규선이 김홍걸씨에게 9억원의 돈을 주었음을 시인했고, 김홍걸씨는 자신과 관련된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이신범 전의원에게 10만달러를 지급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최규선의 돈이 대가성이 없다는 해명도 믿기 어렵거니와 10만달러가 친척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청와대의 해명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최규선의 권력핵심기관에 대한 구명로비 흔적이다. 대책회의 직후 최성규총경이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만난 것과 최규선이 직접 국정원장과의 통화를 시도한 것이다. 국정원장은 최씨의 로비시도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업가에 불과한 최씨가 정보기관의 수장과 자신의 필요에 따라 통화할 수 있었다는 점과 최 총경의 도피 및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역할에 비춰 권력중추기관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한 것이기 때문이다.

3 이와 관련한 의혹규명과 사실 확인은 현재까지 검찰의 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의 수사태도가 초기의 완고한 의지표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성환에 대한 조사지연, 최 총경

의 신병확보 실패 및 김대웅 고검장에 대한 소환지연 등이 그것이다. 수사인력 부족, 사전 증거확보 등의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는 검찰의 수사원칙과 수사의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특히 현직 고검장에 대한 예우 등을 이유로 김대웅 고검장에 대한 소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은 범죄 혐의자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것으로 직접 신분을 밝히며 엄정한 수사를 다짐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것이다. 이같은 태도가 계속된다면 검찰수사는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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