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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국가정보원
  • 2005.09.15
  • 837
  • 첨부 1

공청회 일회적 행사에 그쳐서는 안되며, 개선방안 마련해 제도화해야



1.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가정보원 개혁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늘 공청회를 개최한다. 우선 이번 공청회가 일회적인 요식행위로 끝나서는 안 됨을 분명히 한다. 현재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에 대한 견제와 통제 역할을 맡고 있는 유일한 국가기구이다. 그럼에도 그 동안 정보위는 도청과 같은 불법행위를 전혀 감시, 통제하지 못했다. 때문에 국정원의 불법감청, 권력남용 등에 대한 절반의 책임은 바로 국회 정보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보위는 국정원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입법기관이지만, 그 동안 시민사회가 국정원 개혁을 위하여 요구하였던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

국정원 통제 및 개혁에 있어 과거 정보위의 무능과 무의지, 무책임이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가 되고 말았다. 이제 국회는 더 이상 국정원 개혁에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국정원의 문제는 더 이상 국정원의 자체개혁이나 대통령의 의지에 맡겨둘 수 없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대로 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로서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대표기관이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공청회는 국정원 개혁을 위한 첫걸음일 뿐 결코 그 끝이 아니다.

2. 국정원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이미 국정원은 그 동안 수많은 탈법과 인권유린, 정치개입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과감한 개혁을 통해서 하루빨리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한 그 존립의 근거와 당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둔다. 또한 최근에 불거진 일련의 문제를 ‘과거의 일’로 치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도청, 정치개입, 그리고 권한남용을 과거지사로만 여길 수 없는 이유는 국정원의 법률적 권한과 기능, 역할은 물론 국정원으로 인해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통제하고 견제할 시스템이 아직까지 전혀 개혁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그리고 국정원 스스로 변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와 같은 불법행위들이 근절되었다고 보장할 수도 검증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정말로 제대로 된 제도적 통제방안들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들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국정원에 의한 인권침해, 권한남용 등의 문제는 지난 과거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문제인 것이다.

3. 국정원 개혁은 단순히 기능을 조정하거나 일부 조직을 개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정권의 이익이 아닌 국익을 위한 순수정보기관으로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권한과 역할을 획기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의 권한이 적정한지 여부를 엄밀히 따져야 하며, 국정원의 권한남용이나 불법행위 등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장치들은 충분한지, 정보활동을 이유로 과도한 비밀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투입된 인력과 예산에 걸 맞는 성과를 생산해 내는지, 정보기관 종사자로서 직업윤리는 확보되었는지, 바람직한 국가안보전력과 이에 상응하는 정보활동 수단과 방법을 지녔는지 등 국정원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국정원 문제의 핵심은 과거 냉전체제와 권위주의 시대에나 들어맞을 법한 모순된 틀과 구조를 지금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경직된 남북관계, 정권안보가 국가안보와 동일시되었던 시절에 유용했을 밀행성, 비밀주의, 효율성의 가치에 기반하는 권한과 역할이 주어지면서, 권한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권력을 남용하는 정보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반면 이에 따르는 문제점을 감시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장치는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정보활동의 속성을 이유로 여러 특례 조항들을 둬 국회에 의한 통제나 감사원에 의한 감사를 회피하거나 외부의 감시로부터 철저히 벗어나 있다. 따라서 국정원 개혁은 일부 기능과 조직을 바꾸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민주화 시대에 걸맞게 국민의 정보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틀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다.

4. 이점에 비춰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민주적 통제장치의 강화이다. 현재 국정원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국회 정보위원회다. 그러나 이는 예산의 극히 일부에 대한 통제일 뿐 불법적인 정보활동까지는 통제하지 못한다. 따라서 국정원의 정보 및 정보활동을 검증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민간이 참여하는 독립된 정보감독기구를 통해 각종 실정법을 위반해 벌이는 정보활동을 발견,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 정보위원회의 역할 강화와 관련해 그 운영을 탈정치화할 필요가 있다. 정보위원회는 정보기관에 대한 최후의 통제자이자, 한편으로 국가정보기관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정보공유를 책임공유로 인식함으로써 보고된 사항은 철저하게 비밀이 유지되도록 하고 정보위원은 정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를 대표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5. 국정원이 선택적 개방화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다. 국정원 역시 국가기관의 하나이다. 따라서 국정원은 국가안보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비록 제한적이지만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예산, 조직은 물론 문서, 정보활동과 관련한 기록물 등 국정원이 생산하는 자료 전반에 대한 접근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료가 국가기밀로 지정되어 있고 심지어 어떤 문서가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다.

당장의 공개여부 문제를 떠나 최소한 역사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과도한 비밀주의는 지양되어야 한다. 국정원의 개방화 그리고 정보의 적절한 공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나 불법 정보활동을 효율적으로 견제, 감시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국정원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국가기관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6. 그리고 현재 국정원이 행사하고 있는 권한과 역할 중 정보기관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거나 법률적 근거가 모호한 것들을 과감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공수사권이다. 수사권 존치 주장의 논거는 보안유지라는 효율성의 가치와 경험축적에 따른 전문성 확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밀행성을 속성으로 하는 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보유하는 경우, 그것은 결국 권력의 비대화와 인권침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정보기관이 수사권을 보유할 경우 ‘적법절차’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처벌규정을 둔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번에 도청과 같은 불법행위가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져 온 것이 밝혀졌지만, 실제 2002년 국정원의 도청행위에 대한 고발과 이에 따른 검찰수사에서는 이를 전혀 적발하지 못했다. 이제 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권한의 집중, 악용 및 인권침해, 정치적 개입에의 활용, 통제의 어려움과 같은 문제는 효율성 및 전문성과 같은 수사권 보유의 필요성을 넘어서고 있다. 국정원이 ‘정보의 수집, 분석, 제공’이라는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도 대공수사권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국정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한다는 명목으로 국정 주요이슈나 상황 등과 관련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이를 대통령에 보고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정보, 정치정보 수집활동은 정부부처는 물론, 정당, 주요대기업, 언론사, 시민단체, 종교계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비리사실, 특정인 동향, 개인의 성향 등 사생활 정보까지가 수집하게 된다.

그 동안 국정원은 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 행사하였으며, 수 없이 정치개입과 권한남용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정책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없다고 봐야한다. 국정원법상 국내정보활동의 근거가 되는 국내보안정보수집권은 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등 5개항으로 제한되어 있다. 비록 정부조직법과 국가안전보장회의법이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된 국내정보’라는 다소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쓰고 있지만 이를 엄밀하게 해석하면 정치정보 수집 등의 정보활동까지 허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국가최고통치자의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서 요구되는 정보를 수집, 지원하는 활동의 필요성은 있지만, 이를 정보기관이 담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렇게 되면 여타의 공식기관들이 무력화되거나,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국가정보기관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쉽게 정치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역할이 국가정보기관에 맡겨질 경우 국가안보사안과 정권안보사안이 구분될 수 없게 되며 정치개입 논란 역시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정보활동의 범위를 명확히 해 개별적 정책이나 사회적 현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종의 ‘비선참모조직’의 역할을 더 이상 국정원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보안정보 활동 과정에서 본래 목적 외에 불가피하게 수집된 정보 역시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8. 한편 국내외 정보기관을 분리하자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분리론의 근거는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쟁유발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견제와 균형, 정보에 대한 중복점검 등으로 정보독점과 오용으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반면 분리시에는 조직과 예산이 비대화 되거나, 이들 기관들간의 경쟁으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탈냉전, 세계화 시대의 국가안보위협은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기 어렵고, 남북관계의 특성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분리를 반대하는 논거다.

이처럼 정보기관의 업무영역에 따른 조직분리 문제는 그 장단점이 비교적 분명하다는 점에서 정책적 선택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한국적 특수성 즉, 효율성 측면이 아닌 독점의 문제, 즉 국가정보력이 국정원이란 하나의 조직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너무도 과도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들이 반드시 고려된 국정원의 재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정원을 재설계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국정원의 이익도 정권의 이익도 아닌, 국민의, 국가의 이익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맑은사회만들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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