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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바우길은 토호세력과 싸우고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작성자
아나키 물개
작성일
2010-08-06 09:59
조회
2190
저가 고등학교 동문회 홈피에 올린 글입니다.

xx고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지금 참담한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는, 강릉에 거주하면서 강릉 바우길 탐사대의 일원으로서 그 동안 길을 찾고 안내하고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저는 뜻밖의 일을 목격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옮겨 온 소설가 이순원씨가 최명희 시장님에게 보낸 편지 글에 나와 있습니다.
이순원씨 이하 저희 바우길 탐사대원들은, 다른 지자체가 집행했다면 수 억 원에 해당 될 정도의 예산이 투여될 작업을, 사비를 들여 무려 11 개구간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저희 강릉고 동문들이 주축이 된 솔향길 사람들의 난잡한 행동을 보게 된 것입니다. 사실, 바우길 탐사대에서 xx고 동문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탐사대 안에서는 누구 하나 동문을 의식하지도 않고 들먹이지도 않습니다)
저가 이렇게 동문회 홈페이지에다 글을 쓰는 이유는, 그들의 난행을 고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 명문고의 가치가 무엇인지 바로 잡고 싶기 때문입니다.(저는 명문고라는 말도 싫어합니다만)
진정한 명문고는, 정치인, 판검사, 군 장성, 대기업 간부, 고위 공무원 등의 숫자와 명문대 입학 숫자가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에 아름다운 역할을 하고 공헌하고 그것에 대한 가치를 당당히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문만을 위한 가치는 때때로 사회적 가치와 충돌을 하여 전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이번 일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동문인 단체장을 도와 올바른 시정을 펼칠 수 있게 옆에서 지켜주어야 할 선배들이, 사적인 관계(동문)를 이용하여 시정을 어지럽히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것에 대해 당당하게 동창회 홈페이지를 통해 동문 여러분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지방 명문고로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동문으로서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솔향길 준비 위원회를 만들어 바우길을 방해하고 강릉시정을 사적인 이익으로 이용한, 세분의 하늘 같은 선배님들은 강릉 시민들과 xx고 동문들과 바우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시길, 천하의 못된 후배가 바랍니다.

바우길 카페 바로가기 --> daum 강릉 바우길 카페

시청 게시판의 이순원씨의 글을 옮깁니다.
이번 글은 소설가 이순원씨가 강릉시장 최명희씨에게 보낸 편지 글입니다. 이번 글은 강릉 시장에 대한 예우 차원의 글이지만, 2차로 발표될 글은 좀더 구체적이고 방대하고 준엄할 것이고, 중앙 언론을 비롯한 전 방위적인 매체를 통해 발표될 것입니다.

[바우길에 대해, 강릉시장님께 그리고 강릉시민 여러분께]


시장님, 그리고 강릉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고향 강릉에 우리나라 최고의 트레킹 코스 <강릉 바우길>을 개척하고 있는 소설가 이순원입니다.

저는 지난 4월 6일 강릉시를 방문해, 강릉시 관광과장과 산림과장이 배석한 가운데 시장님과 바우길에 대해 많은 부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길 이름에 대해 저는 바우길이 강원도의 모든 트레킹 코스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강원도 바우길>이라는 이름에 애착을 가졌습니다. 시장님은 강원도 어느 지역인지 명확하지 않은 <강원도 바우길>의 명칭을 <강릉 바우길>로 변경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강릉 바우길>을 강릉시 트레킹 코스의 통합된 이름으로 사용하며 크고 작은 산책로&nbsp;모두 <강릉 바우길> 아래&nbsp;통합 관리할 것이며 <산소길>로든 다른 길로든 걷는 길과 관련하여 강릉시에 지원되는 국비 도비를 <강릉 바우길>로 통합 지원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명칭 변경을 긍정적으로 말씀드렸고, 현재 <강릉바우길>로 바꾸어 외부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우길은 <제주 올레> 이후 전국 230여개 지자체 중 100여곳 이상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에 트레킹코스를 개척해나가는 것 중에 유일하게 민간의 힘으로 개척해왔습니다. 현재 바우길은 산림청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여 개척하고 있는 지리산숲길(둘레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고, 네임브랜드에서도 지리산 둘레길을 제치고 <제주 올레> 다음으로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길의 풍광과 걷기환경의 쾌적함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지난번 면담에서 시장님도 바우길의 모든 사정을 이해하는 입장이었고, 저도 여러 사정을 짐작하여 시장님 말씀대로 6월 이후에 다시 만나 바우길의 여러 안건에 대해 의논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4월 6일 면담 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야기가 있는 생태문화탐방로>를 선정하던 중이었는데 지금은 거기에 <강릉 바우길>이 선정되어 종합안내판과 안내표지판, 스토리텔링 등에 약간의 국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길안내 시설물을 설치하는데도 강릉시의 협조가 있어야겠지만,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바우길의 발전 과정과 속도를 본다면 바우길은 앞으로 강릉의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과 특히나 여러 날 머물며 계속하여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강릉지역의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에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심스테파노길의 도착점이자 전국유일의 촌장마을인 위촌리를 체류형관장지로 만들 수 있고(지난 7월 별다른 시설없이 현재의 마을회관과 마을식당 바우길 걷기코스 등을 이용해 2박3일간 50명 인원의 청소년 캠프를 시범운영해 보았는데 효과만점이었습니다.)

2 바우길이 지나는 하시동마을의 해안사구를 복구하면 전국 유일의 해안사구관광지를 만들 수 있으며

3. 현재 시들해져가는 정동진지역관광을 바우길이 ‘헌화로 산책길 걷기’와 연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릴 수 있으며, 철도청과 연계부분에 대해 이미 실험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현재 강릉바우길은 바우길 탐사자들의 사비를 들여 개척하고 있는 입장이라 길 안내 표시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반 이정표 방식의 설치물 대신 펜던트와 꼬리표, 그리고 바우길의 상징인 솟대 그림 표시로 길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현재 바우길은 일반 이정표 방식의 길안내 표시가 정말로 시급합니다. 이 안내 시설물은 그것을 국유지와 시유지 혹은 사유지에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그렇지만, 11개 구간 전체에 소요되는 경비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한 형편입니다. 저와 이기호 대장의 개인비용으로 안내 펜던트와 꼬리표, 솟대그림을 최대한 촘촘하게 표시해 나간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아(특히 지형지물을 이용할 수 없는 갈림길 경우) 제대로 된 이정표 방식의 안내표시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해야 할 게 많습니다.

1. 바우길 걷기에 대한 책 발간
(바우길 소개와 아울러 바우길 탄생과 개척과정 설명, 각 구간마다의 스토리텔링)

2.홈페이지 활성화와 코스지도 작업
(홈페이지는 저와 이기호 대장의 사비로 제작하여 운영중이지만, 보다 큰 규모의 홈페이지로 전환 절실)

3. 매주 바우길 강릉 시민참여 걷기행사 정례화(바우길 개척초기부터 1년동안 단 한주일도 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4. 바우길 코스 연장
(옥계에서 동해시로 나가는 코스, 사천에서 주문진, 연곡 삼산에서 부연동을 연결하는 코스 등)

5.중장기적으로 2018년 동계올림픽 경기장 둘레걷기
눈 경기장(대관령면)과 얼음경기장(강릉) 둘레걷기 길 개척

6. 바우길 트레킹코스와 등산로 연계작업
(앞으로 더 개척될 바우길 트레킹코스 15개 구간과 바우길 등산로 10구간 활용)

7. 바우길의 체계적이고도 완벽한 안내표시 작업

8. 추후 바우길 종합안내소 겸 사무실 설치
(사단법인 설립. 추가코스 개척과 전체 코스의 효율적 관리.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에 최소 인원 필요)


1번부터 6번까지는 아무리 힘들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며, 7번과 8번은 강릉시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바우길의 전체 운영과 관리에 관한 일로 강릉시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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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은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월 6일 저는 다시 한 번 위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편지를 시장님께 보내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사실 그러기 전 저는 시장님께서 6월 선거가 끝난 다음에, 지난 4월 면담 때 저하고 한 약속도 약속이지만, 그 사이 더욱 발전한 바우길의 모습과 바우길로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듣고 이번만은 시장님께서 먼저 저를 보자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자 약속은 간단하게 저버려졌고, 결과적으로 4월 면담 때 시장님이 저에게 한 약속이라는 것도 결국 시장님이 선거를 준비하고 치르는 동안 바우길에 대한 얘기가 시홈페이지와 시민여론에 오르내려 시장님도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또 선거기간 동안 ‘솔향길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 같은 게 발생할까봐 미리 이것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의 약속이었던가 봅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저는 강릉시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7월 6일 관광과장을 통해 다시 시장님께 향후 바우길에 대한 면담을 신청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이 없어 다시 지난 7월 21일 관광과장에게 제가 보낸 면담요청 편지를 관광과장이 중간에서 커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장님께서 먼저 했던 약속을 파기하고 면담요청마저 묵살하는 건지 전화로 문의하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관광과장은 <상호대화, 조정 등 여건을 위한 제반 일이 조만간에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확정 예정되면 별도로 연락을 드리겠다>는 간단한 답을 보내왔습니다.

이런답변 정도면 저만이 아니라 시장님 입장에서 생각하시더라도 참 구차스러운 일이지요. 관광과장이 말한 <상호대화, 조정>이 저와 시장님간의 상호대화와 조정은 아닌 것 같고, 이제까지 바우길 진행을 사사건건 방해해온 ‘솔향길 사람’들과의 상호 대화, 조정 얘기가 아닐까 싶은 게, 내가 시장님과 바우길에 대한 일을 협의를 하는데 거기에 앞서 왜 저나 시장님이 이 사람들과 상호대화 조정을 거쳐야 하나 의아하게 생각하는 동안 어느덧 8월이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강릉시와 강릉시장님은 외면하고 계셔도 바우길은 현재 11개 구간 전체에 매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이런 모습은 굳이 현장에 나가보지 않더라도 바우길 홈페이지와 바우길 공식카페를 잠시 둘러만 봐도, 아니 인터넷에 <바우길> 세 글자만 쳐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한 예를 든다면, 7월30일 바우길 공식카페에 변광인이라는 분이 올린 글처럼 “저희는 10명 정도 8월 10일-20일까지 바우길 11코스 모두 트레킹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구간별 숙소와 교통문제가 궁금합니다.” 하고 문의했는데, 이것은 그냥 그날 열 사람이 강릉에 왔다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풀어서 계산하면 연인원 100명이 강릉에 100명분의 숙박비를 계산하고, 오가는 날은 한 끼를 빼곤 나머지 날 하루 세끼씩 계산하여 280인분의 밥을 사먹으며, 거기에 더하여 아침저녁 두차례 100명이 움직이는 택시비와 따로 100인분의 조촐하거나 조금은 거한 회식비를 쓰고 가는 일입니다. 단순히 관광상품의 효과만 국한하여 생각한다 하더라도 강릉시 관광정책이 가장 목말라하는 체류형관광의 한 전형이자 별다른 위락시설 시설투자 없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아주 이상적이고도 매력적인 관광상품인 셈입니다.

먼저 편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식으로 바우길엔 이미 지리산 둘레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릉시는 입으로는 늘 <저탄소 녹색성장도시> <체류형 관광도시>을 말하면서도 이미 이렇게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바우길에 대해서만은 그것이 강릉과 강릉시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든 강릉시에 그런 길은 절대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고 묵살합니다.

우리나라 230여개 지차체 대부분 자기지역에 많은 예산을 들여 트레킹코스를 개척할 때 바우길은 민간주도로 탐사대 개인비용을 써가며 개척했습니다. 그런데도 전국의 230여개 지자체 모두 부러워하는 이 길을, 그래서 중앙정부에서 먼저 그 길의 가치를 알아 인정하고 지원하고 있는 이 길을 정작 강릉시와 강릉시장님만 조직의 태동과 활동도 모호한 <솔향길 사람들> 때문에 어느 시기에서부턴가 이 길이 개척되어서는 안 될 길인 것처럼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 역시 저보다 시장님이 더 잘 아시는 일로 바로 이들 <솔향길 사람들>이야말로 처음엔 바우길 추진위원회 <길탐사 태스크포스팀>에 소속되었다가 중간에 엉뚱한 욕심을 가지고 이탈해나간 사람들입니다. 바우길에 소속되어 있을 때도 그랬지만, 따로 <솔향길>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나간 다음 2010년부터는 따로 길개척에 나선 적 없이 오로지 바우길 일을 훼방하고 견제하는 활동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강릉시의 행정과 시장님에 대하여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대체 시장님의 고등학교 선배들로 구성된 이 사람들은 지역사회에서 어떤 후견을 받고 어떤 배경을 업고 있기에 이토록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것인지요. 바우길추진위원회에서 이탈해 새로운 조직을 만든 솔향길추진위원회의 대표 이병균씨가 시장님이 나온 강릉고등학교의 전동창회장이기도 하고 강릉지역의 대표적 토호세력이기도 하다는 것을 저는 바우길을 개척하던 중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체 이들이 강릉지역사회에서 어떤 비호를 받고 어떤 권력을 가졌기에 제가 바우길 개척을 시작한 지 일 년이 지난 다음에까지도, 또 이 길을 걷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는 마당에까지도 강릉시와 바우길에 대해 협의를 하기에 앞서 강릉시나 제가 또 한 번 <지역토호세력 받들어 모시기>의 통과 관문으로 그 사람들과 <상호대화 조정 등의 제반 일>을 거쳐야 하며, 시장님 역시 4월 6일 면담 때의 약속을 저버리고, 이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바우길을 외면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는 옆에서 겪어보아 잘 압니다. 지난 2009년 가을 저를 중심으로 한 바우길 탐사대가 매일 열심히 옛길을 탐사하여 언론에 <바우길 10개의 코스>를 발표했을 때, 시장님의 고등학교 선배들로 구성된 이병균 씨와 최철규 김기설 씨 등은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그 즉시 바우길에서 이탈해 <솔향길추진위원회>라는 또다른 단체를 만든 다음 길도 제대로 탐사하지 않고 시청간부들을 자기들의 사무실로 오라가라 수족처럼 부리며 열심히 페이퍼 작업을 해 강릉시에 트레킹코스 개척 예산을 신청했다고 SBS GTB 뉴스에까지 나왔던 사람들입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2009년 여름에 바우길 태스크포스팀에 합류한 이 사람들은 바우길이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든 말든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듯 12개 정도 코스를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에 걸쳐 매년 3개씩 시 예산을 받아가며&nbsp;개척하자는 것이었고, 저는 제주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다음자리에 <강원도 바우길>의 이름을 올리고 그것을 새로운 걷기 상품으로 전국민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자면 무조건 서둘러 이번 가을에 전코스의 개척을 끝내고 10코스 이상의 길을 한꺼번에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원도 옛길이라는 것은 새로 만들고 말고 할 것 없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10개 구간이든 12개 구간이든 전 구간의 길을 한꺼번에 탐사하여 한꺼번에 홍보해야지만 걷는 길로 전국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기호 대장과 함께, 또 시민탐사대와 함께 여름과 가을 거의 쉬지 않고 길을 개척할 때, 저 사람들은 강릉시가 연간 지원할 수 있는 예산규모에 맞춰 그것을 곶감 빼먹듯 일년에 3코스씩 여러 해에 걸쳐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니 저보고 오히려 일을 서두르지 말고 멈추라고 한 사람들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강릉에 지금과 같은 바우길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그때 지역사회에서 저들의 힘과 저들의 욕심을 잘아는 지인들이 저에게 이 일에서 손을 떼고 나오라고 했지만, 그냥 두면 나중에 시로부터 받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서라도 옛날 우리 조상들이 걷던 옛길 곳곳에 데크를 깔고 계단을 만들고 전망대를 설치하는 식으로 옛길의 원형을 변형시킬 게 뻔해, 또 시의 예산으로 일년에 3개씩 걷는 길을 개척하겠다는 이들이 이 길을 만들며 궁극적으로 원하는 이익이 무엇인지, 또 이익을 취하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 너무도 확연히 짐작되는지라 한번 망가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려운 이 길에 대한 훼손만은 꼭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모든 코스의 옛길 탐사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2009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대관령에서부터 경포대를 지나 정동진까지 150km의 걷는 길의 일차적 탐사를 마치고 다시 강릉시민들의 참여 하에 10개 구간(지금은 11개 구간)의 시범걷기까지 끝내고, 저는 어느 한 구간도 걷는 길 위의 별다른 시설물설치 없이 오직 걷는 길 방향에 대한 안내표시 작업에 대한 협조요청을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지난해 11월이었습니다.

그러나 강릉시는 그런 바우길의 공개적인 협조요청은 깡그리 무시하고, 개인의 욕심 때문에 바우길에서 이탈한 다음 아직 길도 제대로 탐사하지 않고 책상에서 페이퍼 작업만 해 그것을 바탕으로 시에 예산신청부터 한(SBS GTB 뉴스) 그 사람들이 바우길의 공개요청을 보고 뒤늦게 부랴부랴 시청간부들을 불러 일방적으로 지시하듯 내린 구두요청에 따라 바우길이 지나는 곳곳과 경포대 문화재 단지 앞뜰에까지 불법적으로 그들의 안내간판을 설치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도 기가 막혀 민원전화로 이미 길 탐사와 전구간 시범걷기까지 마친 바우길이야말로 그런 시설물이 필요한데, 그런 안내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길을 알려달라고 민원으로 문의하자 강릉시 관광과장은 저에게 ‘바우길이 솔향길로 명칭변경한 것으로 압니다. 필요한 서류는 없는 것으로 예상합니다만, 자세한 일은 솔향길추진위원회에서 안내받기를 바랍니다.’하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그때 그런 답변을 듣고 너무 놀라 강릉시에 ‘솔향길추진위원회’라는 새로운 부서가 생긴 것이 아닌가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시에 그런 부서가 없고, 바우길추진위원회에서 이탈한 이병균씨가 새로 급조하여 만든 사설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청 간부가 강릉시에 문의한 민원을 그쪽 사설단체에 가서 안내를 받으라고 할 정도면 이 사람들의 힘은 과연 어디까지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시정을 농단하는 정도를 넘어 관리 감독하며 자신들과 관련한 시의 업무를 직접 관장하기까지 하는 수준인 것이지요.

그리고 솔향길 사람들은 그런 무소불위의 힘을 바탕으로 길도 제대로 탐사하지 않은 채 시에 예산신청부터 하고 사무실로 시청 간부들을 불러 간단한 구두 지시만으로 바우길이 지나는 곳곳과 경포대 문화재 앞뜰에까지 불법적으로 자기들의 안내간판을 설치하였던 것이겠지요. 그때에도 저는 힘겹게 불법 입간판을 저지하며 또 한편으로는 바우길을 열심히 탐사하고 홍보하면(실제로 저는 지난해 8월부터 단 한 주일도 거르지 않고 52주일간 계속 주말마다 경기도 일산에서 강릉으로 가서 바우길을 탐사해 알렸으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이것도 앞으로 고향 강릉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 시장님도 바우길에 무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시장님은 저에게 제일 처음 바우길 개척에 나서줄 것을 부탁했던 분이 아니신지요.

그런 시장님이시기에 지난 4월 6일 면담에서 <강원도 바우길>을 <강릉 바우길>로 명칭을 변경하면 <강릉 바우길>이라는 이름을 강릉시 트레킹 코스의 통합된 이름으로 사용하며 크고 작은 산책로&nbsp;모두 <강릉 바우길> 아래&nbsp;관리할 것이며 걷는 길과 관련하여 시에 지원되는 국비와 도비를 <강릉 바우길>로 통합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제가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4월 6일 면담 때 시장님은 단지 선거기간 동안 바우길에 대한 저의 공개적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 몇 가지 거짓약속을 했던 것인데 제가 이제까지 문학판에서 글만 쓰고 살았던 사람이라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의 그런 거짓약속의 속내를 몰랐으며, 또 바우길로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것이 강릉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시민들의 소득에도 도움된다 하더라도 이미 특별한 관계 속에 맺어진 고등학교 동문들 때문에 시장님이 전체 강릉시의 이익과 시민들의 이익에 역행하면서라도 이 길을 끝까지 무시 묵살할 것이라는 것을 이제까지 늘 임시방편적으로 당하면서도 몰랐던 것입니다.

이병균씨 주도로 여러 차례 고등학교 동문들의 회의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때로 이 자리에 시장님이 나가 인사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것 역시 그때마다 바우길이 올바르게만 나가면 그 다음엔 저들이 무엇으로 그것을 방해하랴,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바우길에 대한 최소한의 행정지원과 안내표시 시설물 지원은 이미 이 길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 대해, 또 관광객들과 함께 이 길을 걷는 시민들을 위해 강릉시가 의당 해야 할 행정 의무이지, 이것이 어떻게 저들이 말하는 대로 이 길을 개척한 이순원 개인에 대한 지원일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 강릉시 전체의 이익보다 또 시민 전체의 이익보다 더 우위에 강릉지역사회에서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들 수 없는 방식으로 지켜지고 보호되어온 시장님의 몇몇 고교동문들의 특권과, 또 그런 그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한 시장님의 거듭된 거짓 약속의 속내를 알게 된 다음 이제 더 이상 강릉시와 강릉시장님께 바우길에 대한 어떠한 행정지원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강릉 시정의 다른 분야에서는 그 사람들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지금 겪고 있는 <걷는 길 만들기>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강릉시장님과 강릉시 행정 그리고 그 사람들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마치 지역사회에서의 기반을 바탕으로 크고작은 선거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며 시정의 온갖 부분을 다 지배하고 관장하는 또 하나의 ‘마피아적 커넥션’을 연상케 합니다. 과연 이런 사정을 강릉시민들은 또 아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저는 지난해 여름부터 바우길을 개척해오며, 어느 시점부터 바우길 반대편에서 길도 제대로 개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강릉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솔향길 사람들로부터 바우길 개척의 방해를 받을 때마다 꽤 여러번 절박한 심정으로 강릉시 홈페이지에 바우길 진행사항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그때 그 사람들이 강릉시의 어떤 일들을 하였는지, 강릉시는 또 어떤 지원을 하였는지에 대해서 쓴 글들도 추후 모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조금은 비장한 마음으로 바우길이 지나온 짧은 역사와도 같은 지난 시기의 게시물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앞으로 바우길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그 미래 역시 지나온 길속에 확연하게 보이는 듯했습니다. 바우길은 이제 강릉시의 편파적 무시와 묵살 속에 시민의 길을 넘어 ‘국민의 길’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강릉고 전동창회장 이병균 씨를 주축으로 한 솔향길 사람들 때문에, 또 시장님의 고교 선배 몇 사람의 사리사욕 때문에 강릉시 행정과 시장님이 아무리 이 길을 무시 묵살하며 훼방한다 하더라도 이미 이렇게 이 길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전국의 ‘걷기 여행자들’의 발길까지 막지는 못하겠지요.

지난 5월 이후, 특히 7월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지난 겨울부터 11개 구간 곳곳 갈림길에 ‘바우길 꼬리표’나 ‘바우길 펜던트’ ‘바우길 상징 솟대그림’만으로는 길이 헷갈려 종종 길을 잃었다는 분들의 여행후기를 보고 또 그런 분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한시가 급한 마음으로 강릉시와 바우길 안내표시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강릉시는 그런 건 우리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바우길이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모른 척하고 마치 저에게 인간적 모멸을 가하며 조롱하듯 ‘그러길래 누가 길을 개척해달라고 했느냐’는 식으로 봄을 넘기고 여름을 넘기며 지금도 바우길이 강릉엔 그런 길이 없는 길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7월 말 강릉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이 질문에 관광국장이 ‘솔향길과 바우길이 경쟁하다가 둘다 나가떨어지면 그때 시에서 이 길을 관리하려고 지원을 미뤄왔다’고 답변했다는 얘기는 듣고 어쩌면 그 대답이야말로 바우길에 대한 강릉시와 강릉시장님의 가장 정확한 의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시민들 앞에 이게 과연 <경쟁>이라는 말이 성립하는 관계인지 아닌지 간단하게 비교해 말씀드리겠습니다.

o 바우길은 현재 11개 코스 160km의 걷는 길이 개척되어 현재 이 길로 지리산 둘레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솔향길은 대부분의 <이 코스는 어디에서 어디까지다> 하고 지도에 그은 몇 개의 선만 있지 코스 대부분 실제 개척된 길의 실체가 없습니다. 이제까지 바우길 여러 구간을 50여회 이상 시민들과 함께 시범걷기를 한 입장에서 실제 길 위에서 솔향길 코스가 어떻게 되는지, 그들이 책상 작업으로 지도에 금을 그어놓은 대로 걸을 수나 있는지 저는 그것이 궁금합니다.

o <다음커뮤니티>에 있는 바우길 공식카페엔 현재 전국 회원 1900명, 7월 하루 평균 가입 15명, 일일 평균방문자 500여명이 매일 바우길의 정보를 나누어 가는데, 이제까지 총방문자 11만 4천명, 총게시물 1만6천개 정도 됩니다. 솔향길 공식카페는 지난겨울 강릉고 동문들이 운영하는 몇 개의 회사 직원들 130여명이 한꺼번에 대거(?) 가입하여 현재 14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나 1일 방문자가 3-4명 정도됩니다.(방문회원은 없는 날이 많고 3-4명 방문도 어쩌다 바우길 사람들이 거기는 지금 무얼 하고 있나 둘러보는 설정입니다).

o 총게시물 수와 1일 게시물 수는 더욱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바우길의 100분의 1도 되지 않으며, 김기설 씨가 코스 안내와는 별 상관없는 지명유래 게시물을 일주일에 하나씩 올리는데 평균 누적 조회수가 4-5 명 정도 됩니다. 그러고도 우리도 바우길처럼 길을 개척하고 안내하고 있으니 바우길에 대해 어떤 지원도 하지 말라고 시에 눈을 부라리는 실정입니다.

o 바우길은 2009년 가을 첫 언론을 타기 시작해 그동안 80여 회 정도 전국중앙일간지와 지방일간지, 전국 방송, 지역방송, 잡지 등에 소개되고, 지금도 각 매체의 걷기여행 기사에 빠짐없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솔향길 경우, 지난 겨울 강원도 지역신문 두 곳에 단신으로 각각 한번씩, 또 지역방송에 20초짜리 단신으로 한번, 길도 제대로 개척하지 않고 강릉시에 예산신청을 했다는 뉴스 한번, 그리고 이런저런 연줄로 단 한차례 중앙일간지에 솔향길이 소개되었던 것 말고 그 이후 전국에 어떤 모습으로 홍보되고 있는지 더 이상 본적이 없습니다.

o 또 하나 바우길은 바우길 탐사대가 어떠한 지원도 요청한 적이 없는데도 중앙정부가 먼저 이 길의 가치와 탐사 정신을 알고 이 길에 대한 최소한의 안내표시와 스토리텔링 작업들 국가적인 지원을(1차 지원금 5천만원. 추후 2차 지원 있음) 해주고 있습니다. 솔향길 사람들은 바우길이 이렇게 중앙정부의 지원까지 받는데도 오로지 강릉시장 개인과 강릉지역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해 바우길에 대한 어떠한 안내표시물도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와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도 의당해야 할 바우길 안내표시를 위한 행정지원에 대해서까지도 시 간부가 <상호대화, 조정 등 여건을 위한 제반 일>을 얘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억지 비교를 한다 해도 두 조직 간의 사정이 대략 이러 한데 무엇이 어떻게 두 단체가 경쟁을 하며 둘다 그만두면 그제서야 강릉시에서 이 길에 지원을 하겠다는 말입니까. 이들이야말로 학교동문인 시장을 압박하여 강릉시와 강릉시민들에게 손해되는 짓만 하고 있는 것이지 대체 강릉에 무슨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요? 시장님과 강릉시 간부들은 2년 후 어떤 사람들이 ‘동해길추진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이들처럼 지도에 금을 그어 그걸 시에 얘기하면 그때는 또 ‘바우길’과 ‘동해길’이 경쟁을 한다고 말하려는 건지요? 시장님과 같은 학교의 영향력 있는 동문들이 시장을 압박하기만 하면 그게 지역사회에서의 경쟁이고 경쟁력인지요? 이분들 때로는 좀 부끄러운 것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을 떠나 지난해 강릉의 걷는 길 개척에 대해 처음 저에게 이야기하고 이 일로 저를 끌어들였던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강릉시장님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뒤늦게 바우길 조직에 들어와 개인적 욕심을 앞세워 바우길에서 이탈해나간 고교동문들 몇 사람 때문에 강릉시와 바우길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시장님 스스로 바우길을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바우길이 처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시장님은 또 저를 어떻게 이 일에 나서줄 것을 부탁했는지, 이 부분의 얘기도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제가 꼭 이렇게 했다고 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이것은 객관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강릉에 고향을 둔 한 작가가 일년 동안 자신의 창작과 생업을 미뤄둔 채 단 한주일도 빠짐없이 매주 고향으로 내려와 힘들게 옛길을 탐사해 불과 일년 만에 지리산 둘레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한 일인데, 해당 지자체로 본다면 한 개인의 이런 희생이야말로 더없이 귀하게 여겨질 일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처음 시작할 때 시장님까지 나서서 저를 끌어들인 강릉시가 왜 이토록 바우길 일에 고비마다 오히려 훼방을 놓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이렇게 저를 막 대하기 위해, 또 서울에서 멀쩡히 글 잘 쓰고 있는 고향 출신의 한 작가를 고등학교 동문들과 함께 힘을 합쳐 조직적으로 망가뜨리기 위해 애초 아무 이익도 없고 오로지 창작생활과 생업에 방해되기만 하는 이 일에 제가 나서 줄 것을 시장님께서 일부러 전화까지 걸어 부탁했는지요? 저는 한국문단에서 <이순원 하면 강릉>의 등식이 성립할 만큼 누구보다 고향 얘기를 많이 했고, 고향 얘기를 쓴 거의 모든 작품마다에 고향 사랑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아마 시장님도 그걸 알기에 이 일에 제가 나서줄 것을 부탁하셨고, 저도 고향의 걷는 길 개척에 나서달라는 시장님의 권유를 기꺼이 받아들인 다음 그걸로 뒤늦게 시장님이나 강릉시로부터 이렇게 함부로 무시되어야 할 사람도 아니고, 그런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도 아닙니다.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자기 이름으로 글을 써서 발표하고 세상으로부터 그 글에 대한 평가를 받는 작가들이야말로 작가적 자존심을 자신의 생명처럼 귀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저는 바우길을 개척하며 단 한번도 고향에 대해 제 개인의 자존심이든 작가적 자존심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시장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잠시 작품과 생업을 뒤로 미루고 길 개척에 나선 다음엔 오히려 저의 작가적 자존심까지 죽여가며 그동안 여러번 인간적 수모에 가까운 무시와 묵살을 속에서도 끝까지 제 고향 강릉시의 행정지원으로 바우길 전구간에 ‘길안내표시’ 작업을 하려고 참으로 많이 기다렸고 또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참고 기다리다보니 처음 이 일을 부탁했던 시장님까지 제가 바보처럼 보이고, 동문들과 함께 함부로 해도 될 사람처럼 보였다 봅니다. 어쨌거나 시장님께는 강릉시민 전체의 이익에 반대되는 일이라 할지라도(그리고 이것은 분명히 전체 강릉시와 강릉시민의 이익에 시장님이 오히려 앞장서서 완전 역행하고 있는 일인데도) 그보다 더 크게 챙기지 않으면 안될 몇몇 고교 선배들의 사욕과 또 그들의 영향력으로 바우길에 대한 제 개인적 부탁도 아니고, 강릉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길 안내표시를 해달라는 요청들마저 지금까지 번번이 묵살해 왔습니다.

이제 저는 이 길의 안내표시 작업을 시장님과 시의 반대 속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으로 이 길의 존재조차 부정하고 외면하는 강릉시의 행정지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해당 지역 지자체 외면 속에서도 이 길의 환경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국가적으로 인정해주고 인증해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를 통해 안내표시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발 이 일만은 동문들의 부탁을 받고 또다른 방법을 동원해 방해하지 말길 바랍니다.

저는 이제 바우길이 고향의 지자체로부터 온갖 훼방과 방해와 무시 속에 어떻게 개척되어 왔는지 전국민이 소상하게 알 수 있도록 오늘 제가 여기에 올리는 이 글과 이제까지 제가 강릉시 홈페이지에 순차적으로 올렸던 모든 게시물을 다시 정리하여 제가 시장님에게 마지막 면담신청을 했던 7월 6일로부터 한 달이 되는 8월 6일 이후 모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여론광장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신문고’에 올려 바우길 개척과정 중에 있어온 모든 일들에 대해 국민적이고도 국가적인 심판을 받으려 합니다.

또 그런 심판을 받은 다음 강릉시가 시장님의 고교 선배들 눈치로 무시 묵살하는 이 길이 <우리나라 옛길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 있는 대관령 너머의 오솔길>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국민들 여러분이 이 길을 지켜달라고 국민적 지지와 후원 운동을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강릉시와 솔향길 사람들의 힘을 합친 반대 속에 이제 그것만이 이 길의 원형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넘겨줄 방법 같습니다. 이것까지 강릉시가 저들의 편을 들어 국민들에게 이 길을 후원하지 말라고 방해하지는 않겠지요.

저는 앞으로 바우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미 마음속의 결심을 굳혔습니다.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 지금까지 발전해 왔던 방식 그대로 지역 지자체의 온갖 무시와 훼방 속에 강릉시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전체가 사랑하는 국민의 길로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

강릉 지역사회로만 국한해본다 하더라도 한줌의 세력도 되지 않은 지역토호들의 온갖 훼방과 반대편에서, 그동안 강릉출신의 작가로서도 그렇고, 한 인격체로서도 참으로 힘들게 자존심을 죽여가며 또 인간적인 모멸감과도 같은 온갖 무시와 묵살 속에서도 오직 내 고향에 대한 생각만으로 자비를 들여 바우길을 개척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바우길과 관련하여 고향사랑에 대한 마음은 끝까지 간직하고 가겠으나 이제 강릉시와 시장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신뢰의 끈을 놓으려 합니다.

그동안 저의 많은 소설 속에서 내 고향 강릉을 무한히 사랑했으며 그런 마음으로 내 고향에 바우길을 개척한 출향인사의 한 사람으로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의 말씀만 간절히 드리고자 합니다.

시장님.
제가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나 있어 일주일에 한번 바우길 안내와 홍보를 위해 강릉으로 가지만, 저도 갈 때마다 강릉톨게이트 아래 참으로 많은 돈을 들였겠으나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에 어우리지도 않는 모습으로 어둠속에 의아하게 빛나는 오색전등나무부터 시작해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들으며 또 이렇게 겪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역시 외람된 말씀으로 들리시겠지만, 이제부터라도 부디 학연에 얽매이지 마시고, 시장님 주위에 있는 몇 명의 동문들이 아니라 강릉시민 전체를 보고 시정을 펼쳐나가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제발 부탁컨대 시청 내부에 이순원이 이걸로 돈을 요구한다는 식의 이상한 마타도어 좀 돌리지 마십시오. 이거야말로 너무 비겁하며 치사하고 치졸하지 않은지요. 그런 마타도어를 돌리면 몇 사람의 고교 동문들의 사익을 위해 강릉전체의 이익을 외면하면서까지 바우길을 묵살하려는 시장님의 잘못이나 마피아적 커넥션으로 시정을 좌지우지하는 솔향길 사람들의 잘못이 없어지고 줄어들기라도 해서 그런 말을 돌리는 것인지요? 또 제가 그런 요구를 해서 이제까지 바우길을 그토록 무시 묵살했던 것인지요?

이제까지 바우길은 탐사대원들이 점심을 싸가지고 다니며, 또 하루 1만원씩 점심회비를 걷어 그걸로 밥을 사먹으며 개척했습니다. 저도 일년간 주말마다 오가는 경비와 홈페이지 제작비, 그 외 펜던트 제작비 등 약간의 경비가 들기는 했지만 형제와 친구, 지인들이 먼저 도와주어 큰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지난 일년간,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 더 생업을 뒤로 하고 바우길에 들여야 할 시간 경비와 정성은 그간 고향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써온 작가가 자신의 고향에 대해 충분히 바칠 수 있는 애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것까지 욕된 말로 끌어내리지 말길 바랍니다. 만약 여기에 대해 제 귀에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그때는 정말 제가 가만있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쓰는 글에서도 더불어사는 삶과 따뜻한 삶을 그리워하며 순리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장님께 늘 시민의 지지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함께 긴 글을 읽어주신 시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