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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자료 무단으로 제공하는 위법관행에 근거 마련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

포털사업자들이 이미 도입한 영장주의 해체시키는 것 



지난 12월 19일(목) 정부는 제26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인터넷상에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규제는 정부 입법활동의 최우선으로 두고 신속히 폐지 또는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도 발표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진보네트워크 센터와 참여연대는 늦었지만 정부가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개선하기 위해 임시조치제도 개선, 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 폐지를 위해 신속히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고 한 것은 환영한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규제정비 방안 중 위헌적인 통신자료제공 관행 정비 방안은 인터넷 상의 익명 표현의 자유 및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하기 위한 개선책으로 보기 어렵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3항 하에서는 수사기관장의 요청만 있으면 포털, 이동통신사 등 전기통신사업자들이 통신이용자의 신원정보를 이용자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통지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수사기관에 제공할 수 있었다. 이는 국민들이 국가의 감시를 벗어나서 상호 통신할 수 있는 권리를 제약해왔고, 결국 민간사찰을 가능하게 해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이러한 민간사찰을 가능케하는 이통사들과 포털사들의 기계적인 통신자료제공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였고 작년 10월 18일 서울고등법원이 회피연아 동영상 게시자의 통신자료를 무단으로 제공한 네이버에 5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의 포털들은 통신자료를 수사기관의 요청만 있으면 기계적으로 제공하던 관행을 중지하고, 적어도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영장이 제시될 때만 통신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정부는 규제정비 방안으로 ‘통신자료제공 요청서’ 작성방식 재검토, 사업자의 내부 심사기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하여 2014년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포털들이 자발적으로 확립한 영장주의 관행을 깨고 오히려 다시 영장없는 사생활의 침해에 협조할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헌법 제12조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로 침해할 때는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전화를 할 때 익명이 보장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이 합리적인 기대의 영역을 침입하는 통신자료제공의 취득은 법원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할 것이다.

 


 ‘통신의 기계적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취득’을 위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법원의 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정작 ‘통신의 내용’에 해당하는 ‘누가 게시물을 게시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통신자료제공에는 관련법에 아무런 사법적 통제를 두지 않은 것은 이미 입법모순이다. 오히려 영장주의라는 헌법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입법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신자료제공에 대한 법원의 통제를 명시하는 방향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시급하다. 현행법 상 현실적으로 사업자들이 수사기관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통신자료 제공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사실상 사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방법은 이전의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여 인터넷사업을 육성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정부가 취할 조치일 수 없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진정성은 영장주의 원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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