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금감원, 대부업체 말만 믿고 저축은행 떠넘기다니

금감원, 대부업체 말만 믿고 저축은행 떠넘기다니

계열사 누락 드러나자, “존재를 몰랐다”고 발뺌
OK저축은행 인수한 아프로그룹에 대한 금감원의 부실 검증과 졸속 관리에 대한 책임추궁 필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는 2016.12.13. 금융감독원에“아프로그룹의 저축은행 인수조건 위반 의혹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 대부업체인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주)(이하 아프로그룹)이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아프로그룹 총수의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헬로우크레디트대부라는 계열회사를 누락시키는 등 인수조건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관해 질의하였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이에 대해 2016.12.27. 보내온 답변서를 통해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신고과정에서 누락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OK저축은행 인수 조건에서 이 계열회사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제시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저축은행 인수를 심사하면서 인수기관의 자료에만 의존해서 판단한 금감원의 부실 검증과 졸속 관리 행태를 개탄하며 이에 대해 감사원 등 관계당국의 명확한 사실규명과 책임추궁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아프로그룹은 OK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대부업을 영위하는 계열회사들의 총 대부잔액을 2019년 6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감축하겠다는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이하 이해상충 방지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저축은행의 인수를 승인받았다. 그런데 아프로그룹의 최대주주인 최윤 회장의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이 77.2%에 달하고 있는 ‘헬로우크레디트대부’를 대부업 계열사에서 제외하고 OK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게 대부자금 1,000억 원을 지원한 것이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아프로그룹의 대부업 계열사에서 제외된 이유와 아프로그룹의 이해상충 방지계획의 이행 등에 대한 점검 여부 등을 확인하고자 금감원에 질의했다. 

 

금감원은 대부분의 질의에 대해 검토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제외된 채 작성된 이해상충 방지계획에 대해 “당초 제출된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프로그룹이 자체 판단 하에 작성기준과 다르게 계열사 범위 등을 기재한 이해상충 방지계획을 제출”했다고 답변했다. 금감원은 아프로그룹이 자체 판단 하에 작성한 이해상충 방지계획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관리·감독의 책임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한, 아프로그룹이 ‘자체 판단 하’에 작성한 최초 계획을 강조하면서도 여러 문제가 드러난 현재 시점에서 “당초 제출된 계획”이 이행되었다며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을 내놓았다. 

 

게다가, 금감원은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며 ▲아프로그룹이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자신의 대부업 계열사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금감원에 문의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피감 기관이 잘못했을 뿐 나는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피감기관이 제출한 서류에만 의존하여 업무를 진행한다면, 금감원의 검사권한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 론스타 사태에서, 론스타가 일본과 미국 등에서 영업하는 다수의 비금융 회사를 보유한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서도, 몰랐다는 식의 입장을 고수하고, 결국 론스타에게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은 채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철수하도록 내버려 둔 바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적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도 금융감독당국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를 포함한 여러 경로의 문제제기 이후, 아프로그룹이 헬로우크레디트대부를 계열사에 포함하여 대부자산의 감축계획을 다시 발표했지만 이것이 곧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금감원은 저축은행 인수과정에서 아프로그룹이 헬로우크레디트대부를 누락한 이유와 그 이후에 아프로그룹이 자신의 대부업 계열사인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대부잔액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 사실을 누락시켜 저축은행을 인수한 아프로그룹에 대해 금융감독법령에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또한 감사원은 피감기관이 제출한 부실한 인수 관련 자료를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덜컥 금융기관 인수를 승인해 준 금융감독원의 업무처리 관행과 부실한 후속 관리 실태를 전반적으로 감사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위규 정도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하여 이런 부실 감독 관행이 시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붙임> 

질의에 대한 답변

 

1) 아프로그룹이 OK저축은행 인수조건인 이해상충방지계획을 위반했다는 2016년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금감원의 입장

→ 본 건은 현재 사실관계 확인 및 처리방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에 있어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곤란한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2016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아프로그룹의 이해상충방지계획 이행에 대한 금감원의 점검결과

→ 금감원은 아프로그룹의 이해상충방지계획에 대해 ‘15.6월말, ’15.12월말(회계연도<6월말 결산 →12월말 결산> 변경) 기준으로 두 차례 이행실적을 보고* 받아 점검을 실시하였으며, 당초 제출된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습니다.

   * 인수조건상 매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이해상충방지계획의 이행여부를 금감원장에 보고하여야 함

 

2-1) 2013년 9월 23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①대부업체의 신규영업은 최소화하고 대부잔액을 점진적으로 축소, ② 저축은행의 대부업체 대상 대출금지, ③ 저축은행 대출채권의 계열대부업체로의 매각금지, ④ 저축은행 고객의 대부업체로의 알선금지라는 이해상충방지장치 시행을 약속한 바 있음. 금감원은 아프로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이해상충방지장치를 시행하였는지

→ 동 내용은 아프로그룹에 대해서도 저축은행 인수시 승인기준으로 제시되었으며, 아프로그룹은 OK저축은행 인수 신청시 동 내용을 반영한 이해상충방지계획을 제출하였습니다. 

 

2-2) 2-1)항과 관련하여 연도별 점검결과

→ 금감원은 아프로그룹의 이해상충방지계획에 대해 ‘15.6월말, ’15.12월말(회계연도<6월말 결산 →12월말 결산> 변경) 기준으로 두 차례 이행실적을 보고 받아 점검을 실시하였으며, 당초 제출된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습니다.

 

3)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금감원이 지정한 아프로그룹의 대부업 계열사에서 제외된 이유

→ 당시 이해상충방지계획 작성기준은 금융위·금감원·대부업체간 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정해졌으나, 아프로그룹은 자체 판단 하에 동 작성기준과 다르게 계열사 범위 등을 직접 기재한 이해상충방지계획을 제출하였습니다.

   당시 우리원은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며, 헬로우크레디대부가 계열사에 포함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아프로그룹이 우리원에 문의한 바도 없었습니다.

 

3-1) 금감원이 국회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을 반영하여 헬로우크레디트대부를 아프로그룹의 계열사로 지정하였는지 여부

→ 현재 검토중에 있으며, 이와는 별개로 아프로그룹 자체적으로 헬로우크레디트대부를 계열사에 포함하여 대부자산을 감축(‘16.12월말 기준 1,000억원 이상 추가 감축)할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헬로우크레디트대부의 대출잔액을 아프로그룹의 대출잔액에 포함시킬 경우 아프로그룹이 제출한 이해상충 방지계획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는지

→ 본 건은 현재 사실관계 확인 및 처리방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에 있어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곤란한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 아프로그룹이 이해상충방지계획을 고의로 불이행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아프로그룹이 스스로 제출한 이해상충방지계획을 고의로 불이행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금감원의 입장과 향후 조치계획

→ 본 건은 현재 사실관계 확인 및 처리방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에 있어 현 시점에서 우리원의 입장 및 향후 조치계획을 구체적으로 표명하기 곤란한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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