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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12.26
  • 509

"땅콩회항 4년, 고통은 지속..." 박창진과 동료의 호소

대한항공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경영권 행사 필요성③

 

대한항공 정비직, 일반직 노동자, 그리고 직원연대지부 박창진 지부장

 

 

대한항공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경영권 행사 필요성 

① 물컵으로 시작된 갑질의 서막... 더는 미룰 수 없다

② 황제경영에 사익편취까지... 빗장에, 빗장 걸어야

③ "땅콩회항 4년, 고통은 지속..." 박창진과 동료의 호소

 

[정비직] 승객 안전 지키는 '비행기 의사'는 비용이 아니다

 

저는 대한항공의 정비사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택했던 정비사라는 직업이 이제는 저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주는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저희 정비사들끼리는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면, 비행기를 치료하는 것은 정비사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합니다. 그 정도로 정비사라는 직업에 대한 저희의 자부심은 크고도 깊습니다.

 

최근에 방송에서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의 모습을 보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난관과 피로, 외부의 따가운 편견 속에서 싸워나가는 그의 모습에 감히 저희 정비사들의 모습이 겹치기도 했습니다. 저희 정비사들은 뜨거운 여름밤 모기에 물리는 고통과 손이 부서질 듯한 겨울 강추위 속에서도 외부작업을 멈출 수 없습니다. 모기에 물려 눈두덩이가 부어올라도 손이 빨갛게 얼어붙어도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저 즐겁기만 했습니다. 이는 저희 정비사들의 직업에 대한 진실한 자부심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사내에 "정비사 인력은 일용직으로도 충원할 수 있다"는 정비사 직군에 대한 비하 표현이 만연했고, 그와 더불어 줄어든 인원 대비 늘어난 업무량, 효율적 작업보다는 밤을 새워 일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에서 선·후배 간 소통의 부재에 따른 기술 전수 시간 부족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비의 질을 고려하기보다는 비용 절감을 위한 겉치레 정비로 항공기 정비업무가 전락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안전한 항공기 정비를 위해서는 바른 경영문화가 확립되어 정비기술자가 기술개발 및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들은 자신들의 사익추구를 위해 오로지 '비용 절감'만을 강조하며, 안전과 생명과 직결된 정비기술이란 큰 댐에 구멍을 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비행기의 정비상태는 소비자들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되며, 이는 절대로 총수 일가의 사익만을 추구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여 이사 자격을 상실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을 막고, 대한항공을 정상화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대한항공 정비사들은 그동안 승객들의 생명과 편안한 비행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당당하게 업무에 임해왔습니다. 올바른 경영문화 설립을 통해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맡은 이들이 더욱 자부심을 느끼고,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생각합니다.

 

 

[일반직] 총수 일가 만행 없다면... 참 좋은 회사 대한항공

 

저는 대한항공 일반직군 종사자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대한항공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저조차도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제도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최초 기원은 영국이며, 이는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 대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름 그대로 '집사(스튜어드)'답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고 합니다.

 

2018년 11월 사모투자펀드 KCGI가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유휴자산 보유와 투자지연 등으로 매우 저평가되어 있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 기회도 매우 높아, 펀드가 주요주주로서 감시 및 견제 역할을 활발히 수행할 경우 한진칼 기업 가치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했다고 합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무능한 경영'과 '갑질' 등이 총수 일가 퇴진운동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지분이 있는 주주라면 누구나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의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질적으로 회사 내부에서는 총수 일가를 통제할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임원들은 총수 눈치만 보며 사업경영에 진짜로 필요한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행여 총수 일가에게 경영 조언을 괜히 했다가는 눈 밖에 나 임원인사에서 낙방할지도 모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의 주위에는 가신들만이 포진하고, 정말 회사를 생각하는 직원들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희망 없는 회사에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제가 일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1만 5천 명의 직원들이 참 열심히 일하고 있는, 참 좋은 회사입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만 경영일선에 물러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주가도 오를 것이고, 승객들도 좋은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그러니 국민연금공단이 조양호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의 경영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주주권 행사를 해주십시오. 그것이 대한항공에 투자한 국민연금 자본이 부족한 연금자원을 세수로 막기 전에 이익을 낼 수 있는 길이며, 국민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부디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을 충실히 운용할 국민연금공단의 의무를 저버리지 마시고, 대한항공이 똑바로 설 수 있도록 국민연금공단이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여 경영권을 행사하여 조양호 회장을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창진] 벼랑 끝에서 칼바람 맞으며 싸우는 이유

 

2014년 12월 5일 전 세계 언론에까지 보도되었던 '뉴욕 땅콩 회항'의 주인공 박창진 사무장입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도 이제 만 4년이 넘었습니다.

 

길다면 긴 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권력자의 갑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및 사후 처벌 등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고 있지 않은 듯하여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불과 몇 달 전에도 모 회사 사장의 직원에 대한 갑질 동영상 등 갖은 만행이 세상에 회자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왜 우리 사회는 이러한 권력형 갑질에 대해서는 전진 없는 답보 상태의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요? 아마도 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이들의 갑질 등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만이 내려질 뿐, 그들의 전횡을 견제할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 등이 요원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만약 땅콩 회항 당시에도 이러한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엄격한 법 적용이 있었다면, 돈이라는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한 인간 존엄성 훼손을 이번에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재벌총수의 갑질 등 불공정한 반사회적 행동들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막강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공정한 사법제도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껏 우리 사회에서 갑질에 대한 엄정한 처벌, 그리고 내부 고발자 및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제대로 이뤄져 왔다면 이 사회가 정화되고 권력형 범죄는 자연스럽게 견제되었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변화의 걸음마 단계에 놓여 있으며, 앞으로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현재 법적 제도 안에서 사회 정의를 실현할 방법이 있습니다. 국민이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그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재벌형 갑질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오로지 세습만으로 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들이 휘두르는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반드시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땅콩 회항' 이후 지속되는 직장 내 괴롭힘 등 고통의 여파 속에서 저는 생존을 위해 계속 투쟁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용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 정의 실천 및 경제 민주화를 이룰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벼랑 끝 칼바람 속에서도 모두의 생존을 위해 투쟁 중인 대한항공 노동자 박창진 사무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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