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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정책&제도
  • 2019.08.07
  • 791

대법원, 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의 범죄 행위도 
지배구조법에 따라 형량 분리선고 원칙 재확인 

지배구조법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를 위한 법적 발판 마련해

기존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는 ‘향후 주식 보유’ 자격 심사  

금융위, 헛된 논리로 재벌 봐주기 중단하고 적격성 심사 강화해야

 

어제(8/6) 언론(http://bit.ly/2MIzoU5)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선고 2019도3113, 2019.6.13.)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패닉’에 빠졌다”고 하면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이 문제를 법령해석심의위에서 재논의하거나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아 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였다. 이는 대법원이 이 전 회장의 조세포탈 행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의 행위이므로 지배구조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 전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이제까지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 관련한 심사는 형의 확정 시기가 아니라 법위반 행위 자체가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에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해석해 왔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금융위의 편협한 법해석을 뒤집고 기존 대주주의 과거 위법행위에 대해 적격성 심사 강화의 법적 발판을 마련해 준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고, ▲금융위는 즉각 지배구조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이 전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여부에 대한 수시 심사에 착수하여 응분의 조치를 취하고, ▲아울러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형이 확정된 위법 행위에 대해 종전의 편협한 유권해석에 근거해 부당하게 대주주 적격성을 유지하도록 해 준 사례가 있는지 일제 점검하여 이를 정당하게 바로 잡을 것을 촉구한다.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자는 충분한 출자 능력과 사회적 신용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자가 이런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지배권을 취득할 당시는 물론이고, 지배권을 취득한 후에도 계속 감독하여야 한다. 이것이 금융회사의 지배자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dynamic fit and proper test)의 핵심 취지다. 지배구조법 역시 제31조(대주주 변경 승인 등)에서 지배권을 취득할 당시의 적격성 심사를, 그리고 제32조(최대주주의 자격 심사 등)에서 지배권을 취득한 이후의 지배권 유지와 관련한 적격성 심사를 규정하고 있고, 동 시행령 제26조와 제27조는 이에 관한 세부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중 기존 지배자에 대한 지배권 유지 심사를 규정한 제32조의 운용이 계속 문제가 되어 왔다. 금융위가 이상한 소급 적용 금지 논리를 들어 비록 형의 선고가 법 시행 이후에 있었더라도 위법 행위 자체가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경우에는 지배구조법 제32조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참여연대가 지난 2018.4.30.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http://bit.ly/2OJZTLB) 제12쪽에서 지적했듯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와 관련한 심사는 “과거의 주식보유 행위”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장차 다음번 적격성 심사 도래 시까지 금융회사의 대주주로서 주식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므로, 행정처분의 소급성과는 거리가 먼 것”이고 추가적인 형사처벌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금융위의 지배구조법 운용은 지나치게 편협한 것이었다. 그리고 태광그룹 사례에서 보듯이 일부 재벌 총수는 불법을 저지르고도 이런 금융위의 해석에 힘입어 부당하게 금융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해 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대법원이 범죄자가 지배구조법 상 적격성 심사대상이기만 하면, 설사 위법행위가 지배구조법의 시행 이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배구조법 제32조 제1항(주기적 적격성 심사)과 제6항(위법 행위의 분리 심리 및 선고) 조항들이 적용된다고 재차 명시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대법원이  ▲“피고인이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에 범한 것이 명백한 이 사건 조세포탈 부분이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법령인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한 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는 점과, ▲“피고인이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에 범한 위 각 범죄에 대하여 제32조 제6항의 분리 심리·선고 대상이라고 법률상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특히 대법원이 “이 사건 조세포탈 부분은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 전의 범행이므로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 제6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 전 회장측의 주장을 “제2환송심에서 파기이유로 한 법률상 판단에 대하여 그와 다른 판단을 구하는 것”이라며 명시적으로 배척하였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배구조법 시행 전의 범죄에 대해서도 지배구조법 제32조의 동태적 적격성 심사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은 명백하게 확립되었다. 이는 새로 지배권을 취득하는 대주주에 대해서는 지배구조법을 적용하여 과거 위법행위의 존재 여부를 판단함에 비해, 기존 대주주의 계속적 지배에 대해서는 과거 위법행위를 사실상 불문에 붙여 왔던 금융위의 비대칭적 심사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지배권 취득시의 적격성 요건과 지배권 유지시의 적격성 요건을 사실상 일치시킨 것으로써 동태적 적격성 심사의 이론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합당한 판결이다.

 

이제 지배구조법을 정당하게 운용하고 과거 부당하게 운용했던 사례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은 금융위로 넘어갔다. 우선 금융위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범죄자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지배구조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수시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고, 론스타의 사례에서와 같이 유죄 판결을 받은 이 전 회장이 적격성 요건을 회복할 수 없음에 주목하여 ▲즉각 지배구조법 제32조 제4항 제2호(이해상충 방지 조치) 및 제3호의 조치(기타 경영건전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명령해야 한다. 또한 금융위는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실시했던 과거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사례를 전수 조사하여 종전의 편협한 유권해석에 근거하여 부당하게 기존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해 준 사례가 있다면, 응당 이를 바로 잡고 ▲제32조 제4항(경영건전성 확보) 또는 제5항(의결권 일부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2018.9.14. 정부가 발의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의 부칙 제8조 역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정확하게 해석하여 위법 행위를 저지른 기존 대주주에게 부당한 특혜를 수여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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