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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20.01.30
  • 738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소도둑에게 맡길 것인가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촉구 캠페인 ②] 주총에서 적극 의견 개진하고 경영 감시해야

 

김종보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2019년 12월 말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주주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국민 노후자금의 충실한 수탁자여야 할 국민연금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주주활동을 진행할 것인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주주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정기주주총회 개최 최소한 6주 전에 관련 주주 제안을 의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횡령·배임·사익편취 등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효성·대림산업 등 이사들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 및 처벌이 진행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의 뇌물공여,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비율 등의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기금위에는 관련 안건이 부의되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한국노총은 취약한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필요성을 알리고, 국민연금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기자 말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촉구 캠페인 연속 기고

① 국민연금이 경영 간섭? 재계 주장이 거짓말인 이유

②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소도둑에게 맡길 것인가

③ 효성의 3대 주주로서 횡령·사익편취한 이사 해임 등 제안을

④ 감질·사익편취행위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 연임 막아야

⑤ 국민연금이 삼성에 손해배상 청구해야 하는 이유

⑥ 스튜어드십 코드가 연금사회주의? 그러다 큰코 다친다

⑦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사회주의? 보수경제지의 침 뱉기

 

맡겨둔 소를 빼돌려 뇌물로 바친 삼성골 이씨, 다시 믿어도 될까? 

 

옛날 어느 한 마을.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소를 키우고 있었다. 그중 소가 가장 많은 집은 삼성골 이씨였는데, 소를 잘 키우는 노하우도 남달랐지만, 관아에 아는 사람도 많고, 소고기도 잘 팔다 보니, 마을 사람들은 이씨랑 같이 소를 키워 파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모이면서 이씨 농장과 합치다보니, 어느덧 이씨 농장은 나라에서 가장 큰 외양간을 보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전체 1000마리 중 이씨가 원래 가졌던 소는 10마리도 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전부 마을 사람들이 맡겨둔 소였다. 

 

마을 사람들은 이씨가 계속하여 농장을 잘 운영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이씨가 마을 사람들이 맡겨둔 소 중 2마리를 몰래 빼돌려 고을의 변사또한테 갖다 바쳤다. 자기 아들놈한테 농장을 물려주려는데 편의를 잘 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때마침 변사또도 전 세계 말타기 대회에 출전하는 자기 자식한테 소고기를 잘 먹이고 싶었다. 변사또는 이씨가 바친 소를 냉큼 받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변사또의 아들이 "공짜 소고기 먹는 것도 능력"이라면서 라면만 먹고 출전한 이들을 조롱하자 마을 사람들은 변사또를 끌어내려 옥에 가두어 버렸다. 또한 혈육 같은 소를 변사또에게 갖다 바친 이씨의 배신에 치를 떨었다.

 

이씨는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고 자기 돈으로 소 2마리를 사다 메꾸었다. 그리고 외양간에 최신식 세콤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다시는 소를 마음대로 훔치지 않겠다고 굽신거리며 약속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이씨를 믿고 농장 운영을 맡겨야 할까?

 

국민연금공단은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경영을 감시해야

 

이씨가 아무리 세콤 시스템을 설치한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이상 보안시스템을 쥐락펴락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농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은 전부 이씨 편이기에 언제든지 CCTV를 가리거나 방향을 틀어놓을 수 있다. 외부에서 온 세콤 직원들은 농장 사람들에 휘둘린 나머지 사각지대가 사각지대인 줄도 모를 수 있다.

 

그동안 이씨가 횡령·배임을 저지르며 탐관오리들과 결탁하는 사고를 칠 때마다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했지만 안 고쳐진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이번에야말로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겠다"고 한다. 정말로 고쳐질까? 앞서 3번이나 넘어가 준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넘어가 줘야 할까?

 

가장 확실하게 외양간을 고치는 방법은 이씨가 이제 그만 농장 일에서 영원히 손을 떼는 것이다. 이씨가 농장을 떠나면 이씨 개인한테 충성했던 농장 일꾼들도 점점 이씨 개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농장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더이상 소 잃는 일은 없다. 

 

이씨가 도저히 물러나지 않는다면, 농장을 잘 모르는 세콤 직원보다 박문수 같은 암행어사를 이씨 옆에 딱 붙여 놓는 것이 차라리 낫다.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는 권한과 책임이 분명치 않지만, 이사회는 상법 등 현행법령에 근거하여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다. 괜히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 것이 아니라, 법적 권한을 가진 독립적인 공익 이사를 선임하고 감사위원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회사의 경영상황을 보고받고 승인하는 곳', '독립적인 공익 이사를 선임하는 곳'이 바로 주주총회다. 주주들은 주주총회 거수기가 아니다. 나아가 평범한 사람들의 돈을 모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은 배당이 많아진다고 박수만 치고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작년 여름 대법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 승계작업이 인정된 이상 이번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공단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소도둑을 몰아내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경영을 감시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사람은 소도둑이 아니라 외양간 주인이어야 한다.

 

>>> 오마이뉴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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