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센터 기타(ef) 2008-03-06   1243

백용호 교수, 공정위원장 임명 또 다른 부적격 인사

 경쟁정책의 전문성, 경험, 연구성과 전혀 찾아 볼 수 없어

공정한 경쟁 통한 시장질서 유지에 힘쓸 수 있는 인물 다시 찾아야

청와대는 어제(5일)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에 대해 아무런 경험이나 전문성, 연구 성과도 확인되지 않은 백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발탁한 것은 적절한
인사가 아니며 따라서,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질서 유지에 힘쓸 수 있는 인물을 다시 찾을 것을 촉구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공정한 경쟁을 제고하고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며 소비자를 보호하는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나 담합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 심결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대한 전속고발권을 보유하고 있는 준사법기구로 제대로 역할을 하기로만 든다면, 감사원, 검찰 못지않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공정거래법 제3장에 규정되어 있듯이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시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장은 마땅히 경쟁정책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관련 법체계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5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

그러나, 백 교수의 연구업적을 아무리 훑어보아도 경쟁정책이나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 중소기업 정책, 소비자 보호정책에 대한 어떠한 본격적인 연구성과도 찾아 볼 수 없고, 공정위와 관련한 과거의 활동 경험조차 전무하다. 따라서 우리는 백 교수가 적어도 공정거래 정책에 관한 한 이론과 실무 그 어느 측면에서도 적절한 자격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대표적인 시장경제주의자로 일에 열중하면서도 타협과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설득의 리더십”이나 “학계, 정당, 민간단체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제전문가”라는 청와대가 밝힌 백 교수 발탁배경도 경제학 교수 누구에게나 통용 가능한 수식어만 나열하고 있을 뿐, 정작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 발탁할 만한 논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백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오랜 친분을 쌓았으며,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재직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바른정책연구원’ 원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측근인사 기용이라는 것이 더 설득력있는 배경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기준에 대해 최측근의 등용을 위해서는 어떤 자리라도 상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로인해 공정위 내부에서도 이번 인사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해당 기관에서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인사로 과연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 백 교수가 리더십을 발휘해 중요한 업무를 잘 이끌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 나아가 이번 인선이 자칫 공정한 경제정책 수립과 시장견제 및 감시활동으로 어느 기업에게나 신뢰를 받아야 마땅할 공정위의 본연의 역할을 흔들고 대기업 일변도의 편향된 정책으로 나타나지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능력’과 ‘경험’을 기준으로 새정부 인사를 단행했다고 하지만, 백 교수의 공정위원장임명은 두 가지 기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측근인사일 뿐이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강부자 내각’ 파동에 이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등 무리한 ‘측실인사가 다시 한 번 국민의 지탄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속히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고유권한이지만, 무소불위의 권한은 아니다.

공정위원장 임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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