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센터 기타(ef) 1999-02-04   851

[청문회 1일평가] 99.2.4.

증 인 : 정태수 한보그룹 명예회장, 정보근 한보그룹회장, 박재윤 전청와대경제수석, 이형구 전산업은행총재, 이철수 전제일은행장

참고인 : 김종국 전한보그룹재정본부장

1999. 2. 4. A.m 10:00 – p.m 6시

오늘의 쟁점과 우리의 주장

1.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천정배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제일은행이 한보에 대해 처음으로 97억의 대출을 결정했을 때 여신 심사 점수는 36점으로서 대출불가 등급이었다. 제일은행은 추가 여신이 있을 때마다 한보에 대한 점수를 달리 주었는데, 만점이 30점인 어떤 항목에서는 40점을 주기 도 하였다. 이철수 행장의 뒤를 이어 새로운 행장이 취임한 후에는 한보의 점수가 76점에서 46점으로 떨어졌다. 이것만으로 제일은행의 대츨이 외압에 의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 나 이철수 전 행장은 외압을 부인했다.

김민석 의원은 산업은행의 외화대출을 포함한 여신에 있어서 12월 12일 정태수, 김영삼, 이형구 3자의 만남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사실을 가지고 외압의 관계를 밝히려 하였다. 특히 산업은행은 당시 한보의 주거래은행이었던 서울은행이 한보에 대해 대출을 중단한 후 한보 의 대출을 승인한 상태였으며, 또한 산업은행의 내부에서도 한보에 대한 대출을 반대하였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한보에 대한 대출은 92년 9월 19일 상공부에서 외화적격업체로 한보철강으로 승인하고, 한국은행의 외화한도배정 등 절차를 걸쳐 외화대출 이 이루어졌다.

우리 은행은 여신심사의 의지가 없었으며, 그 이면에는 재벌과 권력 사이의 유착이 있었 음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청문회가 정경유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경 유착과 관치금융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추어 심문이 이루어져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검토하고 전문가의 제안을 듣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2. 회계장부조작과 비자금

정우택의원 내부거래와 장부조작을 통한 비자금 조성 사실을 추궁하였는데, 정보근증인은 자신이 횡령한 1천 7백억원 등을 포함한 자금은 어음할인료 지급, 계열사 증자, 회사채 매입 등에 사용했으며, 회계처리상의 문제 때문에 장부에서 누락된 것이라고 답하였다. 의원들은 이러한 지출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던 “회계처리상의 문제”를 추궁해야 했다. 이를 통 해 재벌의 불법 내부거래나 출자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국민에게 알릴 수도 있었다.

3. 코렉스공법과 산업정책

김칠환의원과 박재윤 전 통산부장관은 코렉스공법의 경제성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전개했 으며, 기업의 기술과 투자와 관련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시하였다. 박장관은 정부 혹은 통산부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각료로서 한보의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였다. 어떠한 책임인지 자세히 신문되어야 했으며, 업종전문화정책을 포 함한 산업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했다. 경제청문회는 산업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합의에도 기여해야 한다.

4. 대선자금

정태수 증인은 200억원의 대선자금을 김영삼 전대통령에게 제공했음을 인정했다. 이번 정 태수 증인의 ‘150억 YS제공’ 증언은, 무리한 투자와 뇌물공여에 따른 기업의 부실화 그리고 불법적인 기업활동을 가능케 압력을 행사한 정치권, 이 모두가 우리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 으로 작용하여왔음을 드러내 주고 있다. 따라서, 김영삼 전대통령은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

이것을 더 캐내라

1. 회계조작을 통해 빼돌린 돈이 어디에 쓰였는가? 회계조작에 대해 감사나 은행의 묵인은 없었는가?

2. 은행대출에 대한 외압의 실체를 밝히고, 관치금융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

3. 정태수증인은 서면 응답을 약속하였다. 약속 이행을 보장하고 응답 내용을 공개하라.

4. 대선자금의 진위를 밝혀내라.

총평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차츰 개선되고 있다. 의원들의 신문도 좀더 구체적이며, 의원들 사이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응답에 대한 보충질문과 더욱 심도있는 신문이 이루 어져야 한다. 특히 결과적 사실의 확인에 그치지 않고 원인적 사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한보의 과잉투자와 불법적 경영이 도산이라는 파국에 이르러서야 드러나게 된 배경에 는 총수독재경영을 가능케 한 재벌체제가 있음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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