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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11.28
  • 564

‘갑질’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더는 미룰 수 없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

 

지난 5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발생하자, 2014년의 ‘땅콩회항’ 사건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국민들은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거듭되는 ‘갑질’ 행위에 대해 크게 공분했다. 그러나 조 전 전무가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면하고, 조양호 회장은 총수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 196억여원을 챙기는 등의 중한 혐의에도 불구속으로 기소되자, 국민들은 검찰의 칼은 역시 재벌 앞에서는 한참 무디구나 하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심지어 회사 조직을 이용한 밀수와 가사도우미 불법입국 혐의 조사는 이제 아예 언론의 관심에서조차 사라지고 있다. 국민들이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고 있는데, 국적기를 운항하는 항공사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고 국민적 비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책임을 물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분노는 청와대 게시판에 조양호 회장 퇴진을 위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명운동(http://bit.ly/ChoOUT)에 나타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다. 주식가치를 훼손하는 문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구실을 공언했던 국민연금의 역할에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중점관리 사안에 해당하는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통해 기업에 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비공개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된 뒤 당해연도 말까지 개선이 없는 경우에는 공개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공개서한을 발송한다. 공개서한을 발송했는데도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결국 주주의결권 행사로 나아가게 된다. 국민연금은 유일하게 대한항공에 대해서만 네차례에 걸쳐 서한을 발송했다. 총수 일가의 전횡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훼손됐는데도 대한항공은 이사회 한번 개최하지 않고 갑질 문화와 사익편취 행위 방지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마지막 서한은 경영진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었다. 공개서한 다음은 주주권 행사다. 이제 국민연금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조원태 이사 등 총수 일가의 이사 연임에 반대하는 주주권 행사를 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공적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 면에서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PG)의 경우, 투자정책 기본원칙에서 기업지배구조 증진을 위한 국내외 법률과 규제를 지지하고 기업지배구조 증진을 위해 책임투자 정책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해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이 정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에는 내년 중점관리 기업에 대한 비공개 대화를 거쳐 2020년에야 주주권 행사를 한다는 소극적인 로드맵을 담고 있다. 과연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재벌개혁에 나설 것인지 우려를 낳는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대한항공 이사회가 총수 일가의 지배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돼 정상화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정상화된 이사회는 총수 일가가 회사 조직을 이용해 밀수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막고 갑질 문화를 척결하는 조처에 나서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12월14일, 올해 마지막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재벌개혁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본다.

 

※ 본 기고글은 필자가 <한겨레> '왜냐면'에 게재한 것입니다. >>> 한겨레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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