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하버드대에 김우중 전 회장 불법 기부금 반환 요청

“하버드대 반환조치, 기업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강한 메시지 될 것”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9일,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렌스 서머스 총장 앞으로,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이 기부한 250만불은 김 전 회장이 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이라며, 한국의 주주와 채권자, 납세자들에게 돌려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국제우편으로 보냈다.

지난 해 11월 예금보험공사가 부실채무기업 조사 결과에서 밝힌 김우중 회장의 은닉 재산 내역과 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은 자료에 의하면,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 97년 6월 17일과 98년 6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25만불, 총 250만불을 셋째 아들이 유학한 하버드대학에 기부하였으며, 이 기부금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대우가 영국에 은밀히 개설해서 관리한 해외 금융조직 BFC(British Finance Center)에서 나온 불법자금으로 확인되었다.

참여연대는 서머스 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한때 한국의 상위 2위 규모의 재벌이던 대우그룹이 99년 6백억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하였으며, 그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경영진들이 구속되고 김 전 회장은 유럽 모처에 은신해 있는 상황에서, 대우그룹의 천문학적인 부채는 결국 한국의 주주와 채권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납세자들이 떠맡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김우중씨가 하버드대학에 기부한 돈은 이러한 분식회계의 도구로 사용된 BFC의 불법자금에서 나온 만큼, 비록 하버드대학이 법적인 의무를 지고 있지는 않으나 국제적 명성을 가진 하버드대학은 이러한 불법자금과 연루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한국의 채권자와 주주, 그리고 납세자들에게 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아울러, “만일 하버드대학이 기부금을 돌려주게 되면, 이는 아시아의 기업경영자들에게 회사의 자금을 개인 용도로 횡령해서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정부나 예금보험공사 등 공공기관이 아닌 시민단체가 부실채무기업주의 은닉 재산을 환수하기위해 직접 나서서 외국기관에 반환을 요청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써 그 결과가 주목된다.

참여연대는 그와함께 “정부와 예보, 검찰 등은 더욱 책임있는 자세로 부실금융기관에 쏟아부은 공적자금의 회수와 부실채무기업주의 은닉 재산 환수, 법적 책임 추궁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가 하버드대 서머스 총장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서머스 총장 귀하

참여연대는, 한국의 주주와 채권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납세자들을 대신하여, 지금은 잠적해버린 대우그룹의 김우중 전 회장이 하버드 대학에 기부했던 기부금과 관련하여 귀하께 서한을 보냅니다. 참여연대는 한국의 대표적인 비정부기구 중 하나이며, 참여연대 산하 경제개혁센터는 지난 몇 년동안 소액주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한때 한국의 상위 2위 규모의 재벌이었던 대우그룹은 1999년 7월, 6백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파산하였습니다. 그 후 2001년 7월, 대우그룹 전직 경영자 19명은 구속되었으며, 그 중 7명은 350억 달러에 달하는 분식회계 혐의로 190억 달러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전직 경영자중 7명은 최고 징역 7년형까지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사상 유례가 없는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이었습니다. 전 그룹회장인 김우중씨는 분식회계 전체를 지휘했던 혐의로 현재 수배 중이며, 유럽의 어느 곳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대우그룹의 천문학적인 부채는 한국의 주주와 채권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납세자인 국민이 떠맡게 되었습니다.

대우그룹이 파산한 후, 미국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격인 한국의 예금보험공사는 이 복잡한 분식회계 사건의 전모를 조사해 왔습니다. 참여연대가 정보공개법에 근거하여 예금보험공사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우중 전 회장이 불법적으로 착복한 자금(별첨참고)을 이용하여 1997년 6월 17일과 1998년 6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25만 달러씩, 총 250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하버드 대학에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당시, 김우중씨의 셋째 아들은 하버드 대학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예금보험공사는 기부금에 쓰인 자금이, 대우그룹이 분식회계의 도구로 사용한 비밀계좌인 BFC(British Finance Corporation)에서 나온 자금이라는 것도 확인해주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은 의심할 여지없이 세계 최고의 대학입니다. 참여연대는 하버드 대학같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기관이 그와 같은 부패자금 또는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과는 연루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하버드 대학이 어떠한 법적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같은 불법 자금을 한국의 채권자와 주주, 그리고 납세자들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되돌려준다면 하버드대학에게도 매우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그러한 결단은 아시아의 많은 기업경영자들에게 회사의 자금을 개인의 용도로 횡령해서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관련하여 조금의 궁금한 점이라도 있다면, 주저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김상조

한성대학교 경상학부 교수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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