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기아 인수 참여에 관한 입장

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SK텔레콤, ㈜ 대우, LG반도체 등을 대상으로 5대재벌 개혁을 위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와 관련하여 현대그룹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으며, 특히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 대상으로 삼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2,356억을 출자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수자인 현대자동차 스스로가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부담을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들에 전가하여 계열사와 그 주주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그동안 재벌체제의 대표적 문제로 지적되어온 상호출자에 의한 선단식 경영의 폐해를 재연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현대중공업에 참여연대의 입장을 전달하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공개합니다.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 참여에 관한 입장

1. 귀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위원장: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귀사의 소액주주들도 이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3. 지난 1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아시아 자동차간의 주식인수계약이 체결되었으며, 이에 따라 51%의 주식을 인수하고 1조 1,718억의 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의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인수하며 이중에서 현대중공업이 10.2%에 해당하는 2,356억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서 왜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가 결정한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기아·아시아 자동차의 인수는 주식인수대금 이외에도 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앞으로 추가로 부채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 수익성이 지극히 불투명하여 투자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이 직접 관련이 없는 기아·아시아 자동차 인수에 참여하는 것은 수익을 목적으로 한 순수한 투자동기에서가 아니라 인수능력이 없는 현대자동차의 인수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귀사가 여유자금이 있다면 이는 관계계열사에 투자하기 보다는 오히려 귀사의 350%가 넘는 부채구조를 개선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5. 참여연대는 귀사의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참여가 귀사의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믿기 어려우며, 이러한 결정이 귀사의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기보다는 그룹차원의 결정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사가 기아·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출자를 단행한다면 이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귀사의 경영진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6. 따라서, 참여연대는 귀사의 이사회가 만일 기아·아시아자동차 출자 결정을 내렸다면 그 근거와 출자결정이 이루어진 이사회 의사록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며, 최종적으로 귀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출자결정을 유보할 것을 촉구합니다. 경영투명성 확보와 소액주주 권익보호 차원에서 성의 있는 답변을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경제민주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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