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센터 기타(ef) 2005-11-03   2174

경영·경제학자 100인, 재벌·금융 개혁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 발표

김성훈 상지대 총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등 경영·경제학자 100인 노무현 정부의 재벌·금융 개혁 후퇴에 우려 표명

재벌총수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산업-금융 분리원칙 유지 및 금산법 개정안의 올바른 처리 등 요구



오늘(3일), 전국의 경영 • 경제학자 100인은 현 정부의 재벌개혁 및 금융개혁 정책의 후퇴를 비판하고, 중단없는 시장개혁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오늘 성명에는 김성훈 상지대 총장, 김종인 국회의원, 이종훈 중앙대 명예교수, 정운찬 서울대 총장,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홍원탁 서울대 명예교수 등 원로 경영• 경제학자와 권영준 경희대 교수 및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 시민단체를 이끌어 온 학자들이 참여하였다.



이번 성명을 공동으로 주관한 경실련 및 참여연대 관계자와 일부 서명교수들은 오늘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산법의 처리 방향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의 산업자본-금융자본 분리정책 재검토 발언 등 최근 재벌개혁 및 금융개혁 관련 주요 현안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시장개혁을 위한 입장을 설명하였다.

이번 공동성명은 집권 중반기를 맞이한 노무현 정부의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정책이, ▲ 증권집단소송법 시행 유예, ▲ 이건희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 사임과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규정 적용 회피 시도, ▲ 시장에 혼란만 가중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의 ‘불협화음’ 등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명확한 원칙이나 구체적인 목표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을 걱정한 경실련 및 참여연대의 경영ㆍ경제학자들이 지난 9월초부터 전국의 경영ㆍ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제안하여 이루어졌다.



이처럼 단일 학회나 특정 학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전국의 경영ㆍ경제학자들이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의 현안에 대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오늘 기자회견은 권영준 경희대 교수, 이의영 군산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참석하였으며, 시장개혁 현안에 대한 입장 발표와 성명서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권영준 교수는 최근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비리, 이재용씨의 비상장계열사 주식 불법 인수 및 e삼성 관련 손실 전가 등 재벌총수 일가의 실정법 위반 문제에 대해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시장규율을 확립해줄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권 교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인 금산법 개정안과 관련, 현재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분리대응론’은 실제로는 실정법을 위반한 기업을 정치논리에 따라 봐주자는 것이며, 이는 법치주의와 시장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전성인 교수는 미국 등 외국에서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원칙이 크게 수정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러한 원칙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부 국회의원과 윤증현 금감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 교수는 이러한 주장이 금융기관 고객의 돈을 이용하여 그룹 지배권을 유지⋅강화하는 일부 재벌그룹의 지배구조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의 법률 내용과 그 입법의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특히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이 왜곡된 논리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것은 그 본문을 망각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의영 교수는 ▲ 지속적인 재벌ㆍ금융 개혁 촉구, ▲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 특히 재벌에 의한 은행 소유 허용에 대한 반대, ▲ 검찰 및 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기구의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였다.

경영ㆍ경제학자 100명은 성명서에서 구태의연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더 이상 한국 경제의 대안이 아니며, 오히려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정부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를 확립하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였다 .








성 명 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중단 없는 금융ㆍ재벌 개혁을 촉구한다

밖으로는 나날이 심해지는 전지구적 경쟁 속에서, 또 안으로는 끝을 알 수 없는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한국 경제의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각자 학문적 위치에서 관심을 갖고 탐구해왔다. 특히 우리는 시장경제 질서의 기본원칙을 확립하고 강화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한 가장 중대한 과제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지난 1997년의 경제위기는 구태의연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더 이상 한국 경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경제 원칙에 따른 재벌개혁ㆍ금융개혁이 양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확신하며, 그 과제의 엄중함은 위기 이후 8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결코 줄어들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김대중 정부가 완성하지 못한 혹은 실패한 개혁과제를 추진해야할 노무현 정부는 이미 개혁의 동력을 상실했으며, 무엇보다 개혁의 의지를 스스로 포기해버렸다. 2002년 대통령 선거와 200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표출된 국민들의 개혁 열망을 노무현 정부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저버리고 말았다. 카드사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시장 위기를 사실상 관치금융으로 미봉하였고, 이미 때늦은 부동산 대책마저도 정부 부처간 혼선을 노출하며 투기 심리에 오히려 불을 질렀으며, 특정 대기업의 현행법 위반에 대해서는 감싸기로 일관하는 등의 사례는 개혁정부를 자임했던 현 정부의 지리멸렬함을 대변하고 있다. 개혁다운 개혁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단기적 시각에서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공정하고도 효율적인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다.

1. 우리는 갈수록 심화되는 시장개혁 후퇴에 대해 우려하며, 중단 없는 개혁을 촉구한다. 현 정부는 SK그룹 사태, 카드사 위기, 기업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재벌ㆍ금융개혁과 관련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오히려 개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향으로 대응함으로써, 스스로 개혁 의지를 부정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증권집단소송법 등 그나마 추진된 개혁입법 역시 시행조차 되기 전에 개악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경제의 안정과 성장은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구체제의 폐단을 극복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개혁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천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는 일부 대기업에 의한 금융 지배 심화, 특히 은행 소유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매우 우려하며, 이에 대한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 대기업의 은행 소유는 은행의 효율적인 자금 배분 기능을 마비시킬 뿐 아니라 경제력 집중을 심화하여 심각한 경제구조의 왜곡을 가져올 것이다. 무엇보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엄격히 분리하는 시장 경제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의 대기업 집단 중 일부는 금융기관 고객의 자산을 총수일가의 경영권 강화에 이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을 부실화시킨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확인하며, 이를 훼손하려는 시도, 특히 어떤 형태로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3. 우리는 시장감독기구의 법집행이 특정 기업에 편파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되며, 엄정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개혁입법만이 개혁의 전부는 아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경제위기 이후 시장개혁과 관련하여 많은 법ㆍ제도적 개선조치가 있었다. 만약 시장감독기구가 현행 법제도를 엄정하게 집행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감위와 같은 시장감독기구는 오히려 불법 행위를 저지른 피규제자를 감싸는 자의적인 법적용을 통해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 금융지주회사법, 공정거래법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에서 나타나는 시장감독기구의 형평성 잃은 법집행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는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이 시장의 규칙을 위반하면 이익보다 더 큰 제재를 받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데에서 시작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시장감독기구의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한다. 끝.

2005. 11. 3.

경영ㆍ경제학자 일동










서명자(가나다 순)

1. 강남훈(한신대 경제학과)

2. 강명헌(단국대 경제학과)

3. 강철(부산외대 경제학과)

4. 구정모(강원대 경제무역학부)

5. 권근원(서경대 경영학과)

6. 권영준(경희대 국제경영학부)

7. 김광윤(상명대 경영학부)

8. 김균(고려대 경제학과)

9. 김기원(방통대 경제학과)

10. 김기화(고려대 경제학과)

11. 김대모(중앙대 경제학과)

12. 김대식(한양대 경영학과)

13. 김동일(홍익대 경제학과)

14. 김상조(한성대 무역학과)

15. 김상조(상명대 경영학부)

16. 김석태(동국대 국제통상학부)

17. 김성은(경희대 국제경영학부)

18. 김성훈(상지대 총장, 농업경제학)

19. 김영식(서울대 경제학과)

20. 김용덕(숭실대 국제경제통상학부)

21. 김용진(아주대 경제학과)

22. 김용하(순천향대 경제금융보험학부)

23. 김우찬(KDI 국제정책대학원)

24. 김재구(명지대 경영학과)

25. 김종인(전 서강대 경제학과, 현 국회의원)

26. 김준기(연세대 국제대학원)

27. 김진방(인하대 경제학부)

28. 김항석(군산대 경영학과)

29. 김헌(천안대 경영학부)

30. 김헌수(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31. 김홍범(경상대 경제학과)

32. 남명수(인하대 국제통상학부)

33. 남주하(서강대 경제학과)

34. 노경호(대림대 경영학과)

35. 명창식(상지대 무역학과)

36. 문규현(안동대 경영학과)

37. 박경서(고려대 경영학과)

38. 박순성(동국대 경제학과)

39. 박영규(부산외대 경제학과)

40. 박의범(강원대 경제무역학부)

41. 박정원(상지대 경영학과)

42. 박창길(성공회대 유통정보학과)

43. 백대영(호원대 무역경영학부)

44. 백승관(홍익대 경제학과)

45. 성태윤(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46. 손명환(충남대 경제무역학부)

47. 송원근(진주산업대 산업경제학과)

48. 송의영(서강대 경제학과)

49. 송일호(동국대 경제학부)

50. 신범철(경기대 경제학부)

51. 신진영(연세대 경영학과)

52. 안동규(한림대 경영학과)

53. 양혁승(연세대 경영학과)

54. 원재환(세종대 경영학과)

55. 유정호(KDI 국제정책대학원)

56. 유종일(KDI 국제정책대학원)

57. 윤병선(건국대 경제학과)

58. 윤봉한(중앙대 경영학과)

59. 윤석원(중앙대 산업경제학)

60. 윤석헌(한림대 재무금융학과)

61. 이기영(경기대 경제학부)

62. 이기훈(충남대 경제무역학부)

63. 이상림(목포대 경영학부)

64. 이승준(전남대 경제학부)

65. 이은재(단국대 무역학과)

66. 이의영(군산대 경제학과)

67. 이정동(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68 이정희(중앙대 산업경제학과)

69. 이종훈(중앙대 명예교수)

70. 이한식(서강대 경제학과)

71. 이현식(강릉대 무역학과)

72. 장경천(중앙대 경영학과)

73. 장세진(인하대 경제학과)

74. 장지상(경북대 경제통상학부)

75. 장하성(고려대 경영학과)

76. 전강수(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77. 전성인(홍익대 경제학과)

78. 전인수(홍익대 경영학부)

79. 정광선(중앙대 경영학과)

80. 정세은(충남대 경제무역학부)

81. 정용길(충북대 경영학과)

82. 정운찬(서울대학교 총장)

83. 정지만(상명대 경제학과)

84. 정태영(홍익대 경영학부)

85. 조수종(충북대 경제학)

86. 조인선(전남대 경영학부)

87. 조장옥(서강대 경제학과)

88. 주상룡(홍익대 금융보험학부)

89. 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

90. 최병욱(건국대 경영학과)

91. 최용록(인하대 국제통상학부)

92. 최정표(건국대 경제학과)

93. 한동근(영남대 경제금융학과)

94. 함시창(상명대 경제통상학부)

95. 허식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96. 현영석(한남대 경영학과)

97. 홍종학(경원대 경제학과)

98. 홍원탁(서울대 명예교수),

99. 황동섭(탐라대 경영학과),

100. 황신준(상지대 경제통상학과)

이상 100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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