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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정책&제도
  • 2012.08.13
  • 2112
  • 첨부 2


1. 금융위원회가 그간 완강히 공개를 거부해왔던 론스타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중재의향서가 해외에서 공개됐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론스타 스스로 원문을 공개함에 따라 더 이상 국내에서 공개 여부를 두고 다툴 이유가 없어진 중재의향서를 그대로 공개한다. 동시에 참여연대는 론스타가 중재의향서에서 소위 ‘론스타 문제’에 관한 핵심 진실을 누락하거나 왜곡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참여연대는 또한 책임회피적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정부가 이제라도 론스타와 주고받은 서신 등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고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정공법으로 론스타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20120805_론스타ISD중재의향서원문


2. 론스타는 지난 8월 5일 중재의향서와 그 부속서류 전부를 미국의 인터넷 보도매체 Business Wire를 통해 공개했다. 론스타는 이를 공개한 이유를 지난 5월 한국 정부에 통지한 중재의향서의 내용에 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재의향서에서 론스타가 주장하는 손해의 핵심 내용은 그간 언론보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위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승인 지연으로 매각차익에서 손해를 입었고,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에 따라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언론에 자주 보도된 HSBC와의 인수협상 실패 외에 국민은행과 싱가포르 DBS은행에 대한 지분매각도 실패하였고, 2007년 13.6%의 지분을 시장에서 일괄매각(block sale)했을 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 등이 추가됐다. 또 하나금융지주에 전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금융위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승인 처분을 부당하게 지연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과세처분과 관련해서는, 국세청이 론스타의 한국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관해 자주 입장을 바꿨고, 고정사업장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세액 산정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중재의향서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이 해외자본이 대규모의 투자수익을 누리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의식해 행정처분에서 론스타를 불법 부당하게 대우했고 이로 인해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론스타 문제의 핵심진실 왜곡하는 론스타



3. 그러나 중재의향서에 나타나는 론스타의 주장은 사실의 누락과 왜곡이 심각하다. 론스타 문제의 핵심은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그 사실을 은폐하여 감독당국으로부터 부당하게 대주주 자격을 취득하고 지배주주의 지위를 누렸다는 점이다. 특히 2003년 지분인수계약 종결 직전에는 투자자까지 임의로 변경하여 승인의 효력을 스스로 무력화했다. 그런데 중재의향서에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감독당국이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자로 인정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일본내 골프장인 PGM홀딩스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잘못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론스타가 자신을 산업자본이 아닌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은 이번 중재의향서에도 잘 나타나있다. 2003년 외환은행 지분인수 당시 론스타가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했던 동일인 신고서에는 극동홀딩스I, 극동홀딩스II, 스타홀딩스 등 론스타가 지배하는 회사들이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재의향서에서 론스타는 원고로서의 자신을 구성하는 회사들에 이 회사들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론스타가 스스로 “과거 신고 시 동일인들을 누락시켰고, 이들을 포함할 경우 우리는 산업자본이었다”고 자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주 자격이 없었던 론스타가 매각승인 불허나 지연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거나 과세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가당치도 않다.   
 
망신 자초한 정부는 꼼수 대신 정공법 대응해야


4. 정부는 그동안 론스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일방적인 특혜를 베풀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수조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요구로 나타났다. 그리고 ‘국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에 박힌 이유로 정부가 원문 공개를 완강히 거부하여 시민단체가 정보공개소송까지 제기해야 했던 자료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버젓이 올라가는 망신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 중재의향서의 수신인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법무부장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이명박 대통령이다. ‘현저한 국익침해 위험’이 이렇게 망신스럽고도 허무하게 현실화된 것이다. 외환은행 대주주의 자격이 없었던 론스타는 이미 막대한 매각차익을 실현했고, 지금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수조 원대의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관련 정보를 공개해 더 이상 침해될 국익이 무엇이란 말인가? 중재의향서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주로 있던 기간에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한국의 금융당국과 서신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수차례 나온다. 정부는 이제라도 론스타와 정부 사이에 오간 모든 교신내역을 포함하여 관련 자료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5. 비금융주력자 문제를 피해가려는 정부의 대응 태도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론스타는 산업자본 여부를 주기적으로 심사할 의무와 권한이 있는 금융위에 동일인 현황을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았고, 고의적으로 동일인을 누락시킨 명백한 증거도 많다. 정부 입장에서는 론스타의 ‘불법 부당한 매각승인 지연’ 주장에 대응해서 당초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이 있었는지, 신고 당시부터 매각 때까지 감독당국을 기망한 사실은 없는지를 치열하게 다투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론스타의 산업자본 판정을 고의든 실수든 제대로 해내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무조건 덮으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금융당국이 이런 태도를 고집할수록 막대한 국민 재산이 론스타의 탐욕에 농락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6. 국회의 책임도 막중하다. 참여연대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해 론스타 청문회를 요구하였으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청문회를 비롯하여 론스타 문제의 진상 규명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진상조사 결과 금융위와 금감원의 전·현직 관련자를 포함하여 그 누구라도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잘못을 범한 것이 드러난다면 응분의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다. 국회는 또한 오는 11월 정식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ISD 소송의 진행경과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정부가  혹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민의 소중한 재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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