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1년, 금융정상화·금융개혁에 대한 의지도 성과도 없어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1년,
금융정상화·금융개혁에 대한 의지도 성과도 없어

오히려 대선공약 위반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만 매달려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에 대해
금융원리 따른 해결보다 금융위 조직 보호 및 삼성 이해 대변 일관

금융기관의 건전성·금융시장의 투명성·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감독 수장으로서 책무에 충실했는지 살펴봐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2017.7.19.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사(https://bit.ly/2LLINap)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본질적인 책임과 의무는 ①우리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②금융시장의 역할을 존중하며 ③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여 ④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3가지 핵심 정책방향으로 ▲신뢰의 금융, ▲포용의 금융, ▲생산적 금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촛불혁명으로 수립된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금융 분야의 적폐 청산을 통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정상화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 보다 엄정하게 말하자면 금융위는 금융정상화와 금융소비자 보호에 걸림돌인 경우가 더 많았다. ▲케이뱅크의 불법·편법 은행업 인가 문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 등 중요한 현안의 처리과정에서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과연 금융감독기구의 장으로서 그 책임과 의무를 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 합법화를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금융원리를 거스르는 정책을 즉각 중지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처리와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 등 금융적폐 청산과 금융정상화에 대해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마련하여, ▲섣부른 금융산업정책이 정상적인 금융감독을 압도하지 않도록 금융감독기구 수장으로서 책무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금융위는 케이뱅크의 은행업 불법 인가 의혹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은폐했을 뿐 아니라, 근래에는 ‘은산분리 원칙 고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까지 명시적으로 뒤집으려고 하고 있다. 2017.7.17. 인사청문회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은행업 불법 인가 의혹에 대해 “금융위원회 직원들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결론을 내놓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안을 축소·왜곡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케이뱅크의 은행업 불법 인가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조사나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금융위는 한술 더 떠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핑계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대놓고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대선 공약 위반이며, 케이뱅크의 불충분한 자본 확충 문제를 자초한 금융위가 ‘은행업 편법 인가’라는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는 몸짓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 은행들의 대출금리 조작,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 등 각종 금융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론스타 사태, 키코 사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과 유배당 계약자 권익보호 등과 같은 금융권의 해묵은 적폐가 방치되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언론보도(https://bit.ly/2LouUTe)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부족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특정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밀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 같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불통 행보가 혹여나 자신의 실책에 대한 쓴 소리를 회피하고자 함은 아닌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 관련 적폐 개혁에 대해서도 수수방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금융·재벌개혁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객 자산 운용이라는 보험회사의 본래 사업 목적을 벗어나, 소수 지분만을 가진 이건희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뒤로 미루는 것은 오직 삼성만을 위해 금융위원회 고시를 통해 상위 규범인 보험업법의 입법취지를 저지하고 있는 대표적 적폐다. 2017년 불거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차등과세 및 과징금 부과 등 금융실명법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데 소극적이었던 부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의 금융실명법 위반 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2009년 대법원이 모든 차명계좌를 합법화’했다며 금융실명법 수호에 앞장서야 할 금융감독당국 수장으로서 오히려 사실을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수호해야할 금융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장 잘못된 행보를 보인 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처리 문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감리위원회(이하 “감리위”) 심의를 하루 앞두고 2015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을 역임하며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주도했던 김학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현 감리위원장)에 대해 “당시 한 일이 정당하므로 감리위원장과 증선위원에서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사안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https://bit.ly/2k3aIq7). 금융위는 자신이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심사 특혜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만큼 감리위·증선위를 더욱 철저하고 투명하게 감독하면서 이번 사안을 원리원칙대로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심사 당시 증선위가 외감법의 관련 규정을 어기면서 증선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도참고자료 형태로 공개하는 것을 방치하였다. 삼성이 관련된 사안에서는 법도 원칙도 없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만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금융위 1년은 결국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여실히 드러낸 기간이었다. 우리나라의 금융은 그동안 관치금융의 폐습과 잘못된 금융산업정책 때문에 본연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채 기형적으로 발전해 왔다. 기업의 투자활동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개인과 기업의 신용도에 관한 정보를 생산하는 ‘시장경제의 감시자’라는 금융산업 본연의 모습 대신, 정부의 산업정책적 의지를 기업에 강요하는 ‘관치금융의 대행자’로서의 의미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이런 왜곡된 금융을 정상화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했던 금융개혁의 요체였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런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감독의 원리를 금융산업정책으로 압도하는 구태를 서슴없이 연출해 왔던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참여연대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아 이 시대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이 담당하는 역사적 사명을 깊히 인식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시장 정착,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적폐 청산 및 금융사고 예방 등과 같은 금융감독 수장에게 주어진 당연하고 기본적인 책무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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