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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의 삼성의 거짓 해명•증언 총망라해 
참여연대, ‘삼성 거짓말 보고서’ 이슈리포트 발표
삼성특검수사 종료이후에도 더 밝혀져야 할 거짓말까지 정리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오늘(21일), 지난 10여 년간 삼성이 했던 각종 거짓말을 해부한 ‘삼성 거짓말 보고서’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삼성 거짓말 보고서’(이하 보고서)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의혹특별수사감찰본부(이하 특본)와 삼성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의 수사 결과 밝혀진 삼성의 거짓말 ●삼성이 특검 수사중에 했던 거짓말  ●삼성이 국민들을 상대로 했던 약속 중 거짓말이 된 경우 ●앞으로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큰 약속 등을 짚어보았다.  그동안 삼성은 상속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 포탈 및 이재용 씨로의 불법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 추진과 계열사에 대한 위법•부당한 지배력 행사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자초해왔다. 삼성은 물의를 빚게 된 위기 때마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발표해 왔으나, 이번 보고서 작업 결과, 그동안 삼성의 해명과 사과, 대책 등이 위기모면용 임시방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세계 일류 브랜드를 지향하는 삼성의 거짓말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이번 보고서에서는, 삼성의 거짓말과 그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 삼성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삼성특검 수사의 문제점 등을 정리했다. 또한 재판이 진행중인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의 경우처럼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삼성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는 사건들도 보고서에 추가했다. 

보고서 중 ‘특검과 특본의 수사결과 드러난 거짓말’ 부분에서는 비자금과 차명주식을 상속재산이라고 해명한 부분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 당시 증언을 조작한 부분이 포함됐다. 이건희 회장 일가는 1988년 상속재산을 모두 신고했다고 밝혔지만 20년 이 지난 2008년에는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으로 의혹을 받은 돈 전부가 상속재산이라고 말을 바꿨다.관련하여 김석 삼성증권 부사장이 2003년에 검찰에서 했던 말이 4년이 지나 특본에 의해 거짓말로 밝혀지는 과정도 정리했다.

‘특검 수사중에 했던 거짓말’ 부분에서는 차명계좌 및 미술품 보관 창고와 관련한 삼성측의 해명이 수사가 진척됨에 따라 바뀌어가는 과정을 정리했다. 삼성측은 김용철 변호사가 본인 명의의 비자금 차명계좌가 있다고 폭로했을 당시 비자금 차명계좌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 달이 지나자 700여 개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에버랜드의 미술품 보관 창고의 존재를 인정하는데도 삼성은 하루에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다. 시시각각 해명이 바뀌는 과정을 짚어보았다.

‘거짓말이 된 약속’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1996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재판정에서 했던 약속과 2006년 대국민 사과 당시 했던 약속은 무엇이었는지, 이 약속이 어떻게 거짓말이 되었는지를 정리했다.

‘거짓말이 될 확률이 큰 약속들’ 부분에서는 특검의 공소장 내용을 전제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에서 삼성 임원들의 진술이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임원들의 재판과정에서 했던 진술을 찾아보았다. 또 1999년에 삼성자동차의 부채를 이건희 회장의 사재로 갚겠다고 삼성측이 했던 약속이 10년이 다 돼가도록 지켜지지 않는 과정을 살펴보며 이 약속 또한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큼을 지적하였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신문기사는 기본적으로 언론재단(www.kinds.or.kr)의 기사검색 기능을 이용했고, 방송기사는 각 방송사의 뉴스사이트와 미디어다음(http://media.daum.net)을 이용했다. 검색어로는 ‘삼성, 삼성특검, 검찰, 김용철, 김석, 이건희, 이재용, 홍라희, 상속세, 에버랜드 전환사채, 행복한 눈물, 비자금, 차명계좌, 8000억 사회환원, 장학재단, 삼성자동차’ 등을 사용했다.

이번 보고서는 참여연대가 그동안 발표해왔던 삼성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참여연대는 2005년 ●삼성보고서 1호: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를 해부한다’ ●삼성보고서 2호: ‘X파일이 신문 1면에서 사라진 이유’와 2006년 ●삼성보고서 3호: ‘사이비 민족주의에 기댄 삼성’을 낸 바 있다.



 


■ ■ 요약

○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등으로 시작된 삼성비자금의혹특별수사·감찰본부와 삼성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가 모두 나왔다. 수사 결과, 삼성측이 했던 해명이나 사과가 거짓으로 밝혀진 부분도 있고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 된 부분도 있다. 이에 삼성측의 거짓말과 거짓말임이 밝혀졌을 때 삼성의 해명을 비교했다. 또한 아직 거짓말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을 정리했다.

○ 수사 결과 드러난 거짓말
: 20여년 전 이병철 선대 회장으의 국세청에 모든 상속재산을 국세청에 신고하고 상속세를 납부했다고 했지만, 특검수사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이라고 지목된 돈이 모두 상속재산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 당시 증언을 조작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지적도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 특검 수사중에 했던 거짓말
: 삼성특별검사팀의 수사 상황에 따라 삼성측의 입장은 계속 바뀌었다. 처음에는 차명계좌는 없다고 했다가 수사를 통해 차명계좌가 드러나자 700개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창고에 대해서는 견사(안내견 등을 키우는 축사)라고 말했다가 불과 몇 시간이 지난 후에는 미술품 보관 창고라고 말을 바꾸었다. 또 ‘행복한 눈물’의 구입에 대해서도 하루만에 공식입장을 바꿨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때서야 진실을 말하거나 또 다른 거짓말일지도 모를 해명을 내놓는 수법이 반복됐다.
 
○ 거짓말이 된 약속들
: 이건희 회장은 1996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재판에서 정치권에 비자금을 건네는 관행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또 2006년에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서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대국민 사과들이 거짓말이 되는 과정을 정리했다.

○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큰 약속들
: 2008년 4월 22일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퇴진을 발표했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퇴진 선언 후, 다시 번복한 것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 또 삼성특별검사팀의 공소장 내용을 보면, 현재 진행중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에서 삼성 임원들의 진술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1999년 삼성자동차의 부채를 이건희 회장의 사재로 갚겠다는 약속 또한 10년이 지나도록 지켜지지 않는 거짓말이 되고 있다.


■ ■ 취지 및 목적 

 ○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 등 삼성의 불법행위를 고백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이에 대한 검찰과 삼성특검의 수사 결과 이건희 회장과 불법경영권 승계, 비자금조성을 맡았던 삼성 전략기획실이 지난 10여년간 해왔던 거짓말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게 되었다.

 ○ 그러나 검찰과 삼성특검의 수사로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수사가 미진하여 수사 결과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아예 수사를 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리고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이외에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큰 부분도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거짓말로 드러난 부분과 더불어 조사되지 않았거나 실체 규명이 미흡한 부분까지 짚어 봄으로써  삼성 관련 의혹 사건들에서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 ■ 조사 개요

○ 조사 방법

: 신문기사는 기본적으로 언론재단(www.kinds.or.kr)의 기사검색 기능을 이용했고 방송기사는 각 방송사의 뉴스사이트와 미디어다음(http://media.daum.net)을 이용해 검색했다.
 
: 검색어 - 삼성, 삼성특검, 검찰, 김용철, 김석, 이건희, 이재용, 홍라희, 상속세, 에버랜드 전환사채, 행복한 눈물, 비자금, 차명계좌, 8000억 사회환원, 장학재단, 삼성자동차 등

○ 자료 출처: 언론 기사,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발표자료, ‘김용철 변호인단,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 특검 수사 결과 평가서, 삼성특검 공소장, 삼성특검 수사결과 발표문



1. 특검과 특본의 수사 결과 드러난 거짓말

(1) 상속세 성실히 신고했다(1988) => 모두 상속재산이다(2008)

○ 1988년 5월 18일 신문기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회장의 상속재산 237여억 원을 이건희 회장 등에게 상속하는 과정에서 150억 원의 상속세를 국세청에 신고했다. 삼성측은 당시 해외에 있는 재산까지 샅샅이 뒤져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상속세 신고내역은 아래와 같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난 2008년 3월 25일, 삼성그룹은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비자금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700여 차명계좌(총 2조원, 특검이 확인한 최종 차명계좌수는 486명 명의의 1,199계좌)의 자금 출처는 고 이병철 회장에게서 받은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1988년 05월 18일 6면/ MBC 2008년 3월 25일 뉴스


또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삼성의 전현직 임원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324만 주에 대해서도 고 이병철 회장에게서 받은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의 차명계좌에서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인 신세계 이명희 회장에게 300억원의 돈이 유입되었다는 특검의 발표(2008년 2월 17일)에 대해 삼성 측은 이는 고(故)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으로 2007년에 실명으로 바꾸면서 세금도 냈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일본에 있는 이병철 회장의 주택까지 샅샅이 찾아 신고했다는 삼성측의 1988년 당시 주장은 거짓말이 되었다. 그런데 거짓말을 했다는 삼성측의 주장이 진실인 경우 국세청은 은닉재산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국세청은 1988년에 12월 삼성측의 상속재산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기 용인의 잣나무, 서울 이태원 주택의 정원석 등이 신고 누락됐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이제는 더 나올 것이 없다고 판단해 조사를 종결했다고 말했었다(동아일보 1988년 12월 28일자 6면).

  ○ 상속재산이라는 해명조차 거짓말일 수 있다. 2007년 10월 29일 김용철 변호사가 차명계좌를 폭로하면서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을 때, 삼성그룹은 차명계좌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개인간의 돈거래일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특검이 수백명의 명의를 도용 또는 차용한 천여 개의 계좌를 밝혀내자 삼성그룹은 어쩔 수 없이 700여 개의 차명계좌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것들이 비자금이 아니라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삼성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차명계좌와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인단’과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은 차명계좌가 상속재산이라는 것이 진실이라면 애초 김용철 변호사가 의혹을 제기했을 때 삼성측이 차명보유 사실을 부인할 이유가 없었다며 차명계좌에 든 돈이 상속재산이라는 삼성측의 해명마저 거짓말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이 상속 재산이라는 삼성측의 주장과 특검수사 결과가 잘못되었음을 밝혀냈다. 특검에서 차명 주식이라고 인정한 51.75%와 87년말 신세계 등 법인 주주가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52%를 더하면 100%가 넘는다는 것이다. 특검의 수사결과와는 달리 최소 3.75%에서 최대 26.00%의 지분은 이건희 회장의 상속재산이 아니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용철 변호인단’과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에 따른다면 삼성측은 배임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2)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에서의 증언 조작

 ○ 삼성특검 이전에 이루어진 검찰특별수사·감찰본부(박한철 검사장, 이하 특본) 조사에서는 삼성 임원의 증언이 조작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 특본은 2007년 12월 10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석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본부장(당시 그룹 비서실 이사)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2003년 검찰 조사에서 미국에 있던 이 전무에게 전화로 전환사채 인수의사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은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 임원의 증언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 김석 본부장은 자신의 증언이 거짓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거짓 증언의 배후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했다. 자신이 거짓 증언을 하게 된 것은  2005년 숨진 박재중 전 전무(1996년 당시 상무)의 부탁을 받아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마저도 거짓말일 것이라고 봤다. 김석 본부장은 당시 직급이 ‘상무’였으며, 자신보다 지위가 낮았던 박재중 전 전무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본은 다른 삼성 고위층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2008년 1월 3일 YTN 인터넷판). 

 ○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과 관련해 삼성측에서 조직적으로 임원들에게 재판 연습을 시켰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것으로,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던 삼성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되었다.

 이러한 행태는 마치 조직폭력집단에서 우두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조직원들에게 거짓 증언을 시키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이 기업 자체의 이익이 아니라 총수 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증언을 조작고 또 그것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 특검 수사중에 했던 거짓말

(1) 비자금 계좌 관련 거짓말

 ○ 삼성은 비자금 계좌에 대해 처음에는 개인간의 거래라고 일축했다가 이후 특검에 소환되면서부터는 임원들 명의의 계좌라고 주장했다. 2008년 1월 18일부터 특검에 소환되었던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 김상기 삼성벤처투자 사장, 김동식 제일기획 전무, 윤형모 삼성화재 부사장, 이실 삼성전자 부사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이순동 전략기획실 실장보좌역(사장), 이형도 삼성전기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사장, 원종운 제일모직 전무, 정기철 삼성물산 부사장 등은 모두 차명계좌가 자신의 명의라고 진술했다.

 ▲ 왼쪽:  MBC 2008년 1월 18일 특검에 출석한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      
 ▲ 오른쪽: MBC 2008년 3월 25일 차명계좌 존재 인정한 최광해 전략기획실 부사장.


 
 하지만 2008년 1월 28일 김모 전 삼성전기 상무는  특검에 출석해 삼성증권에 개설된 계좌에 대해 자신이 모르는 계좌라고 진술했다. 또 삼성특검이 삼성증권 전산센터를 두 차례 압수수색하고 금융감독원에도 차명계좌 분석을 의뢰하자 삼성측은 3월 25일 차명계좌가 있다고 밝혔다. 최광해 전략기획실 부사장은 전략기획실이 관리해 온 차명계좌 리스트 700여 개를 특검에 제출했다. 5개월간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증거들이 드러나자 마지못해 차명계좌가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 삼성측은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부인하다가 증거들이 드러나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혐의의 일부분을 인정해왔다. 그리고 삼성특검은 별다른 조사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김용철 변호인단’과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은 2008년 4월 18일에 낸 특검수사결과 평가서에서 “삼성특검이 삼성측 주장의 신빙성에 대한 검토, 관련 자료에 대한 조사 등의 노력도 하지 않고 피의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놀라운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2) 에버랜드 창고 압수수색 관련 거짓말

○ 2008년 1월 21일 오후 에버랜드 창고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전 삼성의 입장은 확고했다. 에버랜드 간부급 직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화재 부설 맹인 안내견 학교 뒤에 위치한 에버랜드 물품 창고는 안내견이나 사고 구조견 등의 축사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SBS 2008년 1월 21일 뉴스
미술품 보관창고 없다=> 리움, 호암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남은 미술품들을 보관하는 수장고다=> 문화재단 정식 수장고다



하지만 압수수색 뒤 에버랜드 창고에서 미술품이 무더기로 나오자 삼성은 리움 삼성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서 전시하고 남은 그림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리고 한밤중에 삼성측의 공식입장이 다시 나왔다. 창고에 있는 그림들이 선대 이병철 회장 때부터 수집해 온 삼성문화재단 소장품이고 창고 또한 문화재단 소유의 정식 수장고라는 것이다. 마지막 말이 진실이라면 삼성은 하루에도 두 번씩이나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SBS 2008년 1월 21일).

○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삼성측은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할 때는 증언조작을 위해 치밀히 준비할 때처럼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곧 드러날 거짓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모습은 삼성측의 모든 해명조차 거짓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심어준다.


(3) 오락가락하는 해명들

○ 김용철 변호사는 2007년 11월 26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가 2002년에서 2003년까지 삼성그룹의 비자금으로 고가의 해외 미술품을 사들였고, 이 기간 미술품 구입대금으로 해외로 송금된 액수는 600억 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저는 이재용에게서 '행복한 눈물'이 자신의 집 벽에 걸려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 SBS 2007년 11월 27일 뉴스


김준식 삼성 전략기획실 상무는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홍라희)이 (비자금이 아닌) 개인 돈으로 구입해 지금 소장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SBS 2007년 11월 27일). 26일 오후까지만 해도 ‘행복한 눈물’이 홍라희 씨 소유라는데 김용철 변호사와 삼성측에는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몇 시간 뒤 정정 보도자료를 냈다. 임대기 삼성 전략기획실 전무는 “(서미갤러리 측이) 구입을 권하면서 한번 갖다 보시라고 해서 가지고 와서 보다가 이거는 아닌 것 같아서 반납을 한거죠.”라고 말했다. 홍라희 씨가 그림을 집에 2~3일 걸어둔 적은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돌려줬다는 설명이었다.

○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2007년 11월 23일 <한겨레21> 인터뷰에서 2002년 크리스티 경매 당시 다룬 것은 바넷 뉴먼의 작품밖에 없었으며, 컬렉터가 대금 지급을 미뤄 큰 손해를 보고 경매사 쪽에 돌려줬다고 밝힌 바 있다.
(http://h21.hani.co.kr/section-021003000/2007/12/021003000200712060688027.html



▲ 왼쪽:  SBS 2007년 11월 27일 인터뷰에서 홍송원 대표는 곧 그림을‘오늘’공개하겠다고 말함.
▲ 오른쪽: SBS 2007년 11월 28일에는 공개를 미룬다고 입장을 바꾸었음.



그러나 2007년 11월 26일 김 변호사의 폭로 뒤 그의 말은 180도 바뀌었다. 홍송원 대표는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구입한 건 사실이죠, 제가."라며 작품이 어디 있냐는 물음에 개인컬렉터에게 팔았다고 말했다(MBC 2007년 11월 26일). 3일 전에 한 말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11월 27일 조선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는 “국내에서 팔려 했지만 팔리지 않아 내가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삼성특검 수사발표문에 포함된 내용). 하루전에 한 말도 거짓말이었다.

 홍 대표는 11월 27일(2007년) 그림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보험이랑 시큐리   티 때문에’ 공개를 미룬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이후에도 홍송원 대표는 여러 언론에 "(‘행복한 눈물’을) 이번주 중에는 공개하겠다", "공개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공개할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등으로 말바꾸기를 계속 했다. 그림이 있는 장소에 대해서도 "가회동 갤러리의 창고 안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고 했다가 "보안 문제 때문에 다른 장소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러다 결국 두 달이 지난 2008년 2월 1일 그림을 공개했다. 두 달 내내 거짓말을 한 셈이다.

○ 삼성특검은 2008년 4월 17일 수사 결과 발표문에서 “삼성측이 급히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단 관계자가 홍송원에게 확인하였을 때 ‘집에 보내드린 적이 있다’는 대답을 오해한데서 비롯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며칠만에 사실관계를 다르게 말하고 두 달 내내 언론에 거짓말을 한 홍송원 대표의 진술(‘행복한 눈물’의 판매를 위해 십수일간 홍라희의 자택에 그림을 보내주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특검은 홍라희 씨를 소환 조사하면서 김용철 변호사가 제시했던 고가 해외미술품 구입목록 가운데 2점(스기모토의 metropolitan(22,000달러), La Paloma(21,000달러))을 홍라희 씨가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이 일부분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특검은 홍송원, 홍라희 씨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들의 말이 거짓말일 가능성에 좀더 비중을 두고 보다 철저하게 수사했어야 한다.


3. 거짓말이 된 약속들

(1) 정치권 비자금, 법정에서는 깊이 반성한다고 했지만 그러나...

 ○ 1996년 1월 29일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 1심 3차 공판이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당시 피고인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 못하고 여러 가지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업에만 전념하겠다. 국민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동아일보 1996년 1월 30일 8면).


                              










    ▲ MBC 2005년 7월 22일
                              
1997년,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에게 “이 후보가 안을 짜가지고 올테니 기다려 보겠지만  12개(15억 원?) 정도가  아닐까”라고 말한  내용의 녹취록을 토대로 만든 방송 화면.


그러나 MBC가 2005년 7월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하겠다’고 법정에서 진술한지 1년도 되지 않은 1997년에 삼성측은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 돈을 주려고 시도했다. X파일 녹취록에 나온 대화가 모두 실행되었다면 이회창 대선후보 측에 건네진 돈은 100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X파일에는 삼성측이 검사들에게 떡값을 줬다는 대목도 포함되어 있다.

 ○ 이로써 이건희 회장이 1996년 법정에서 했던 말은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이회창 대선후보측에 정치자금을 건넸던 1997년은 이건희 회장의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2) 또 한 번의 사과, 그러나 그 와중에도...

 ○ 2006년 2월 7일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1997년 이회창 후보 측에 대선자금을 전달하고 검찰들을 떡값으로 관리해 왔다는 등의 내용으로 ‘삼성공화국’ 논란이 일어난 때였다. 삼성은 "과거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삼성에 대해 지적해 왔던 점을 받아들여 … 믿음과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06년 엑스파일 사건이 마무리되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에도 삼성측이 1년 반이 넘도록 계속 김 변호사 이름의 차명계좌를 관리해 온 사실과 검찰을 일상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이 2007년 10월 29일 김 변호사의 폭로로 드러났다.

 ○ 즉, 1996년에 이어 2006년에 한 삼성측의 사과도 거짓말이 되었다. 두 경우로 미루어 보건대 삼성측은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기 보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대국민 사과를 악용해왔다. 2008년 4월 22일에 발표한 쇄신안도 몇 년이 지나면 거짓말이 되어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4.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큰 약속들

(1) 불법승계로 얻은 부당이득의 액수는?

 ○ 삼성은 2006년 2월 7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를 포함한 8000억 원을 사회에 헌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출범했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이건희 장학재단’의 기존 자산(4500억원)과 이 회장 및 재용씨의 삼성전자 주식(20만 890주 증여, 당시 삼성측 평가액 1300억원), 고(故) 윤형(막내딸)씨의 유산인 계열사 주식 2200억원 등을 기금으로 해서 2006년 10월 설립됐다. 

삼성측이 계산한 추정이익과 참여연대가 계산한 추정이익은 최소 1626억원, 최대 3192억원의 차이가 났다. 삼성특검은 공소장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적정가격을 85,000원으로 보아 이재용 남매(고(故) 이윤형씨 제외)의 이득액을 808억2859만400원으로 보았다. 특검은 또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적정가격을 55,000원으로 보아 이들 남매가 얻은 이득이 649억2145만원이라고 적고 있다.


 
<표2> 이재용 남매가 얻은 부당이득

▲ ‘삼성측 주장’은 삼성 내부자료인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의 발생이득 내역’ 참고(한겨레 2006년 2월 24일 6면). 삼성과 참여연대, 삼성특검 모두 고(故) 이윤형 씨의 부당이득은 제외하고 계산함.


○ 삼성특검의 공소 내용이 재판에서 사실로 인정된다면 2006년 삼성측의 주장은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희 일가는 잘못을 사과하며 부당이득을 반환하겠면서도 임의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기준에 따라 부당이득 액수를 적게 계산한 것이 된다. 또한 진정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려 했다면 부당이득 환원만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승계된 경영권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했다. 따라서 부당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발표는 거짓말일 가능성도 높고 진정성 없는 거짓말인 것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2) 고(故) 이병철 회장, 퇴진 후 1년만에 복귀. 이건희 회장은?


                              














▲ 경향신문 1966년 9월 22일 1면    


  ○ 1966년 9월 국내 최대 재벌이던 삼성그룹 계열사 한국비료공업이 일본에서 사카린 원료를 밀수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사카린은 값이 싸 설탕 대신 식료품의 단맛을 내는 데 쓰이던 원료였지만 발암물질 논란이 일면서 사용이 금지됐었다. 때문에 삼성이 사카린을 밀수했다는 사실은 사회적 충격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불법 밀수를 처벌하라는 여론이 높아졌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전면수사를 지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의 대표이사였던 고(故) 이병철씨는 “한국비료를 국가에 바치기로 결심했다”며 이 기회에 자신이 대표로 있는 중앙매스콤 및 학교법인을 비롯한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경향신문 1966년 9월 22일 1면). 이후 고(故) 이병철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1년 뒤 복귀했다(서울신문 2008-년 4월 23일 4면).

 ○ 삼성그룹은 2008년 4월 22일 '삼성 쇄신안'을 내놓았다.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사장(전략기획실 차장)이 퇴진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나 여건이 열악한 해외사업장에서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맡기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 선언한 지 42년 만에 이건희 회장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도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 고(故) 이병철 회장처럼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한다. 또 꼭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대주주로서 경영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기도 한다. 만약 이건희 회장이 고(故) 이병철 회장처럼 경영일선에 복귀한다면 2대째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된다.


(3) 삼성자동차 처리

 ○ 1999년 이건희 회장은  삼성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채권단의 손실을 사재 출연으로 보전해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이 문제는 처리되지 않고 있다. 

 ○ 1992년 6월 23일 삼성그룹은 상공부에 대형상용차 기술도입신고서를 제출했다. 삼성중공업의 김연수 사장은 이날 “승용차 부문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한겨레 1992년 7월 5일 3면). 그러나 1994년 12월 5일 삼성그룹은 승용차 사업 진출을 위한 기술도입신고서를 상공부에 제출했고 신고서는 이틀 뒤 수리됐다(서울신문 1994년 12월 8일 8면). 이로써 삼성이 1992년에 했던 약속은 거짓말이 되었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 업계의 엄청난 반발을 무릅쓰고 진출한 승용차 사업에서 삼성은 성공하지 못했다. 1999년 6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차 법정관리에 따른 채권단의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1999년 6월 30일 이대원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삼성의 명예에 손상을 줄지언정 국가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과 이건희 회장 사재출연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대원 부회장은 또 사재출연이 “최고경영자인 이건희 회장의 대승적 결정이며 개인적 희생을 감수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세계일보 1999년 7월 1일/ 내일신문 2006년 12월 4일 인터넷판).

 같은 해 7월 2일에는 몇몇 주요 일간지 1면에 ‘삼성이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광고에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으로 보건대 삼성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제는 자동차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은 기업의 부채를 국민의 짐으로 돌리는 행위는 60여년간 국민의 사랑으로 커온 기업으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 동아일보 1999년 7월 2일 1면 하단에 실린 광고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약속은 두 달도 되지 않아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합의의 내용이 바뀌었다. 만약 이 회장이 2조 4500억원을 갚기 위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가 실제 그만한 가치에 이르지 못하게 될 경우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채권단과 삼성측이 합의를 하게 되었다. 애초 이 회장이 2조 4500억원 모두를 부담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내놓겠다고 한 합의 내용이, 삼성그룹 구조본의 주도로 바뀌어졌다.

 이건희 회장이 애초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로 부채를 모두 갚지 못할 경우 이 회장은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만 더 내놓고 나머지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바뀌어졌다(경향신문 1999년 8월 25일 10면).

 이후 삼성생명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주식매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채권단 측은 채권소멸 시한인 2005년 12월 31일을 앞두고 보증을 섰던 삼성계열사를 상대로 약정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자 삼성측은 1999년 8월 24일의 합의내용을 부인한다. “채권단과 삼성계열사간 체결한 합의서가 독점적, 우월적 지위에서 금융제재 결의와 정부의 공권력 행사라는 부당한 수단을 악용해 체결된 반사회적 법률행위이고 배임적 채무부담까지 강요해 무효”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법원은 “삼성측이 궁박한 상황에서 합의를 할 만한 상황에 있지 않았다”며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1부는 2008년 1월 31일, 28개 삼성 계열사들이 원금과 이자를 합쳐 최소 2조 3천억원을 삼성차 채권단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999년 맺은 합의서의 효력을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삼성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에스원,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원,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28개 삼성그룹 계열사가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2008년 2월 26일 밝혔다(한겨레 2008년 2월 26일 인터넷판). 

 ○ 삼성측의 주장은 1999년 채권단과의 합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는 점에서 거짓말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채권단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측은 스스로 계열사들을 채무자에 포함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1심 재판부 또한 이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한 이상 삼성계열사들의 주장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으로 보자면 이 합의는 애초 이건희 회장이 말했던 사재 출연 취지에 어긋난다.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으로 부채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이건희 회장이 가진 다른 계열사 주식을 팔아서라도 손실을 보전하는 것으로 합의했어야 사재출연 취지에 맞는 것이었다.

  
 (4)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큰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증언들

 ○ 삼성측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 내내 당시 에버랜드에 긴급한 자금수요가 있었고,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실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특검은 공소장에 에버랜드에 긴급한 자금 수요도 없었고,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주주들의 실권이 이루어졌다고 적고 있다.
 
 ○ 삼성특검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건희(회장), 현명관(비서실장), 이학수(비서실 차장), 유석렬(재무팀장), 김인주(재무팀 이사) 등은 에버랜드 경영진인 허태학(에버랜드 대표이사), 박노빈(경영지원실장) 등에게 1996년 내로 이재용 남매가 에버랜드 주식을 대량 취득하는 방법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직함은 모두 1996년 기준).

 방법은 전환사채 발행이었다. 1996년 이내로 일을 마쳐야 했던 이유는 정부가 1996년 10월 2일에 상속세법 개정안(전환사채 등을 이용한 변칙증여를 규제하기 위하여 특수 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를 통하여 받은 이익을 증여로 보는 증여의제과세 제도를 도입)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었다.

 삼성특검은 “에버랜드가 당시 매우 양호한 신용등급을 유지하여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해 왔기 때문에 당시 긴급하고 돌발적인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라도 정관규정상 전환사채 발행에 관한 규정이 없어 통상적인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제3자 배정의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없고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공소장에 적고 있다. 더불어 에버랜드 주식의 최소한의 실제가치를 85,000원이라고 보아 계산했다.

 삼성특검 이전에 있었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재판 관련 1심과 2심에서도 검찰은 전환사채 발행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철저히 계획된 일”이며 전환사채 가격은 85,000원이 적정가격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삼성은 항소심까지 진행되고 삼성특검이 진행되는 중에도 아래의 기사들처럼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을 해왔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삼성특검의 공소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아래 인용된 기사들에서 삼성측 인사들이 했던 말들은 모두 거짓말이 될 것이다.


▯  2003년 12월 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가 허태학 삼성석유화학사장(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전 에버랜드 상무)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고발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때 삼성측은 “당시 장기저리의 안정자금이 필요했고 전환사채 발행이외에 대안이 없었다”면서 “전환가격은 당시 법과 관행에 따라 적법하고도 적정하게 결정했다”고 반박했다(세계일보 2003년 12월 2일 7면). 

▯ 2004년 3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관련 첫 공판에서 허태학 사장은 “상속세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며 “당시 전환사채는 적자 경영을 벗어나 장기적 투자계획에 따라 투자자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2004년 3월 23일 26면).

▯ 2005년 8월 29일 있었던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허태학, 박노빈에게 업무상 배임혐의로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주주배정방식으로 발행된 뒤 기존 주주들이 인수를 포기한 실권 전환사채를 재용씨가 인수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한겨레 2005년 8월 30일 10면).

▯ 삼성문화재단은 “당시 회사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실권했다”는 내용의 답변을 2심 재판부에 냈다(한겨레 2006년 6월 7일 10면).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2006년 8월 10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조사에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에버랜드가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투자가치가 낮다고 판단해 실권했다며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한겨레 2006년 8월 14일 8면).

* 홍석현 회장의 실권은 이 사건 직후 중앙일보 계열분리 과정에서 중앙일보 주주였던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 주식을 실권한 것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점에서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 2006년 9월 21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에버랜드의 박노빈 사장은 “제일제당 외에 사채를 인수하려는 사람이 없어 이재용 씨 등이 인수했다”고 주장했다(한겨레 2006년 9월 22일 9면).

▯ 2006년 9월 21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은 “기존 주주들이 전환사채를 인수하지 않으면 자금 조달에 실패할까 봐 실무진이 걱정하던 가운데 당시 그룹 비서실 김석 이사가 이 사실을 알고 이재용 씨 등에게 인수하라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동아일보 2006년 9월 22일 10면). 비서실이 조직적으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을 계획하고서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서 이재용 씨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 2006년 9월 21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유석렬 당시 비서실 재무팀장은 “이 상무에게 전환사채가 배정됐는지 비서실은 알지도 못한다. 절차상의 문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일보 2006년 9월 22일 10면).

▯ 2006년 11월 2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삼성 변호인 측은 “현명관(당시 비서실장)씨는 당시 재무 관련한 업무는 맡지 않고 있어서 전환사채 증여 등에 대해선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세계일보 2006년 11월 3일 9면).

○ 삼성특검의 공소내용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다면 2000년 6월 29일 법학교수 43명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과 관련하여 삼성의 주요 임원들을 고발한 이래 삼성측은 불법적인 경영승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계속 거짓말을 해 온 셈이 된다.


■ ■  결론 및 계획

○ 참여연대는 삼성특별검사팀의 수사 종결을 계기로 과거 삼성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내용이나 이건희 회장,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했던 말들 가운데 거짓말이 되었거나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큰 부분을 찾아보았다. 이들이 한 거짓말은 삼성자동차의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 재판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거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있어 거짓말이라고 확정지을 수 있는 부분보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아직 거짓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재판이 진행되면서 거짓말로 밝혀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측의 거짓말은 경영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거짓말이 아니라 이건희 일가만을 위한 거짓말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가 된다. 또한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새로운 거짓말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에 삼성의 해명과 계획들 중에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러한 삼성의 거짓말들이 조속히 밝혀져 사과할 부분은 사과를 하고 처벌을 받을 부분은 처벌을 받아야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 참여연대는 삼성특검이 기소한 내용이 법원에서 처리되는 과정과삼성자동차 부채 관련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삼성측이 했던 말들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지어질지 지켜볼 것이다. 더불어 삼성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내용중 필요한 부분은 고발 등의 방법을 통해 진실을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보도자료원문.hwp이슈리포트 원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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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줄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거짓말 공화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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