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손길승·김승정 이사의 책임이 문덕규·김이기 이사보다 가벼운가

SK글로벌 채권단은 이들의 책임부터 물어야 할 것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의 유임은 계열사 부당지원 우려 증폭시켜

1.어제(31일) SK글로벌의 주주총회에서 당초 중임될 예정이었던 문덕규 재무담당 이사와 김이기 사외이사(감사위원)의 재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JP모건과의 이면거래와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워커힐 주식 부당매입 등에 연루되어 기소된 박주철 대표이사 사장이 재선임되었으며, 함께 기소된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 등은 임기가 남았다는 이유로 유임되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불법행위로 회사와 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영진을 그대로 유임하는 SK글로벌의 행위의 부당함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임기만료된 4명의 이사 이외에, 이번 SK그룹 비리에 핵심 책임자인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이 임기가 남았다는 이유로 경영진에서 물러나는 것이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불법행위에 대한 법률적 책임조차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은 JP모건과의 이면계약 및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주식거래,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등 이번에 드러난 사건 전체에 연루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박주철 사장 등 이번에 임기만료된 4명의 이사들보다 그 책임이 더욱 크다 할 것이다. 더구나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SK글로벌의 자구노력에 계속 개입하면 SK텔레콤과 (주)SK 등 여타 계열사를 끌어 들여 부당 지원을 강요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김승정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박 사장만큼 현 상황을 잘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발언하며 박주철 사장의 재선임에 대해 변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부실에 책임이 있는 사람, 특히 불법행위 관련자가 자신의 책임을 투명하게 드러내면서 결자해지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문제를 은폐하고 문제해결을 지연시키려고 할 것이다. 불법행위를 저지른 당사자가 회사의 투명경영을 위해 할 일은 경영권 유지가 아니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다.

3. 또한 이번 결과에 대해 침묵하는 채권단 역시 SK글로벌의 투명성 제고와 독립경영 확립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채권단은 SK글로벌 문제 해결에 SK텔레콤 등 SK계열사가 나설 것을 요구하는 등 과거의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여 이번 사태를 건전한 기업지배구조와 시장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를 저버린 바 있다.

참여연대는 채권단과 경영진이 SK글로벌 사태 수습에 계열사를 동원할 경우 주주대표소송 등 민사적 대응을 할 것임을 재차 강조하며, SK글로벌 경영진과 채권단이 자구노력을 위한 전제로 불법행위로 기소된 임원에 대한 법률적, 도의적 책임부터 물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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