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이용해, SK텔레콤 경영에 부당간섭마라!”

장하성 교수, 크레스트증권과의 면담에서 엄중히 경고



외국펀드인 크레스트증권이 14.99%의 지분율로 SK(주)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이들의 투자의도와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을 놓고 궁금증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동일 외국펀드 지분율이 10%를 넘어 출자총액 제한규정의 예외로 인정된다는 공정위 해석이 발표되자 SK(주)에 대한 인수합병 우려는 잦아드는 대신, SK(주)가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의 경영권 향방으로 우려는 번지고 있다.

이와 함께 크레스트증권사측의 실제 소유주인 소버린사가 스스로 요청해 장하성 교수와 면담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펀드가 시민단체를 등에 업고 인수합병 시도를 본격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 상황이다. 장하성 교수는 4월 1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소버린사와의 면담내용을 공개해 “소버린사가 경영인수지원 요청은 사실무근”임을 밝히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취약한 지배구조 그 자체”에 있음을 강조했다.

소버린사, “내국인처럼 장기투자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

장교수는 “우선 적대적 인수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본다”며 이번 상황에 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크레스트증권 측의 ‘투자의도’에 대해 면담자리에서 소버린은 “장기투자계획이다”라며 “경영에 일정하게 개입하여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정확히 발언했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자리에서 장교수 자신도 몇번이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여부를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교수는 동시에 “소버린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의 여부는 다음 문제.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면담자리에서도 언급했던 이 신뢰의 문제에 대해 소버린측은 자사가 타국에서 투자한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도 소버린사는 다시한번 “우리는 해지펀드 아니다. 환위험을 떠한고 내국인처럼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이다”고 ‘장기투자’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SK(주)를 이용해 SK텔레콤에 부당 경영개입마라”

이 사안과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영권 문제에 대해서도 장교수는 분명히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SK(주)의 최대주주임을 이용해 SK텔레콤 경영에 부당간섭을 시도하는 그 순간, 우리는 당신의 첫번째 적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음을 비쳤다. 이에 대해 소버린사측 대답은 “SK텔레콤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였음도 밝혔다.

경영권 행사, “누가”보다 “어떻게”가 더 중요

장교수는 일부 신문의 일방적 악의적 보도를 경계했다. “취재에서 소버린이 경영개입 동참요구를 한적이 없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인 오보를 낸 일부 언론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이번 사건이 “출자총액 제한 등의 개혁제도 때문”이라며 본질을 호도하려는 재계의 시도를 경계했다.

장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SK그룹의 허술한 지배구조에 있음을 지적하고 동시에 SK(주)를 비롯해 SK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최태원 회장이 행사해야 한다는 발상의 오류도 함께 지적했다.

“최회장은 SK(주)의 지분을 0.18%밖에 지니지 않은 ‘소액주주’이다. 투명하고 책임지는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경영권 행사를 누가 하느냐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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