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를 통한 SK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부터 해소해야

SK(주)의 ‘SK에너지 주식 맞교환’ 방안에 대한 논평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전보다 소유지배 괴리가 확대돼



SK(주)가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하고 공개매수할 SK에너지 주식과 맞교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SK C&C가 지주회사인 SK(주)를 지배하는 현 구조가 유지되는 조건에서 추진되는 이러한 방안은 SK에너지 주식을 가진 최태원 회장 또는 최태원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SK C&C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지분을 늘려주는 것이고 SK C&C와 계열사 간의 부당내부거래 발생의 가능성을 커지게 할 것이다. 따라서 SK그룹이 이러한 방식으로 지주회사로 전환을 완료한다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보다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현재 지주회사인 SK(주)를 지배하는 것은 SK C&C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를 통해 SK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 구조하에서 SK(주)가 SK에너지 주주들로부터 SK에너지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그 대가로 새롭게 발행한 SK(주)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을 추진한다면, SK에너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SK C&C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주)의 지분을 확대하는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 SK텔레콤 등 그룹 내부와의 거래를 통해 성장하는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개인회사’에 다름없는 SK C&C를 통해 SK그룹을 지배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되어 부당내부거래의 동기가 높아지게 된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SK C&C는 2004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 중 SK텔레콤과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하며, 70~90% 이상을 계열사와의 거래에 의존해왔다. 이러한 SK C&C의 지분을 SK(주)와 SK건설에서 인수한 이후 최태원 회장이 얻은 이익도 2004년 말 주식평가액 기준으로 약 2,600억 원이 넘는다. 이러한 ‘알짜’ 기업이 SK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계속 하면서 지주회사인 SK(주)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부당내부거래의 가능성과 빼돌리기(tunneling)의 동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동안 참여연대는 지난 2000년부터 문제를 지적해 왔고, 지난 24일(금)에도 SK그룹에 보낸 공문을 통해 SK C&C를 통한 SK그룹 지배를 해소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은 소유지배 괴리를 축소하고 책임성과 투명성이 강화되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SK(주)가 명실 공히 지주회사이어야 하고, SK C&C는 SK(주)의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SK C&C가 최태원 회장의 개인회사이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SK C&C가 SK(주)의 지배주주가 되어서도 안 된다. SK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하기에 앞서, 이 같은 비정상적인 그룹 지배구도를 바꾸는 일부터 시급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시민경제위원회

논평원문_07082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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