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경영복귀는 구시대 경영체제 회귀의 신호탄

이건희 일가 기업지배를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경영체제 삼성의 위기만 부를 것


오늘(24일)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복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들 이재용씨로의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문제로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난 10여년 논란의 종지부가 된 회장 사퇴와 전략기획실 해체 선언이 나온 지 불과 23개월만이다. 회장 사퇴 선언 당시에 이후 벌어질 사법처리과정에서의 선처를 노린 ‘정치적인 제스처’라는 세간의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는 “지난날의 허물은 모두 떠안고 가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이 스스로는 개혁이 불가능한 집단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것에 다름 아니라 판단한다.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시나리오는 지난해 말 이 전 회장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 4개월 만에 단독 사면 특혜를 받은 직후 가시화되었다. 이 전 회장은 사면 열흘 만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가전제품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우리가 모시고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발언함으로써 경영 복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이는 결국 이건희 씨의 회장직 사퇴와, 대국민 약속,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특혜성 사면 모두가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치밀한 시나리오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킨 것이다. 삼성과 이건희 일가는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속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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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국민에 대한 기만과 거짓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이 전 회장이 퇴진당시 밝힌 경영쇄신안에서 이후 “사외이사들이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삼성과 직무상으로 연관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겠다”던 약속도 지난 3월 19일 신한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 사장 출신의 이인호 씨를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저버렸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 2007년 이 전 회장과 삼성일가의 불법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를 불법적으로 개설해준 굿모닝신한증권의 후신인 (주)신한금융투자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이인호씨는 명백히 삼성과 직무상 연관이 있는 사람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와 더불어 ‘전략기획실’이라는 비정상적 기업지배체제의 부활 또는 전략기획실 출신 인사들의 대거 복귀를 통한 구체제의 회귀로 이어질 것을 심각히 우려하고 경계한다. 최근 전자 관련 업계의 최대 수익 창출은 조직의 창의성과 자율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아이디어의 구현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스마트폰시대로 대변되는 현재의 글로벌 전자시장은 오너 1인의 비정상적 기업지배를 위한 통제와 관리라는 구시대적 경영으로는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다. 기업 내부를 관통하는 자율성과 창의성만이 조직 개개인의 창의력을 뛰어넘는 창조적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하고 있는 이때, 자칫 삼성이 전략기획실 부활과 같은 구시대적 경영으로 작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있을 것이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건희 일가의 기업지배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영체제로의 복귀는 ‘글로벌 삼성’의 기회가 아닌 위기가 될 뿐이다.


이건희 회장 복귀 참여연대 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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