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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08.03.31
  • 2923
  • 첨부 1

금산분리 완화, 비은행금융지주회사 규제 완화 절대 반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하고 집단소송제등 시장규율수단의
유효성 확보 집중해야


오늘(31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금산분리 원칙을 사실상 폐기해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행위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산업은행 및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2008년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오늘 보고된 내용은 대선과정이나 인수위 시절에 거론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사실상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를 산업자본이 원하는 대로 뜯어 고치려는 것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금융위가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의 건전성 확보라는 본연의 업무는 뒤로 한 채, 무조건 산업자본의 요구에만 봉사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현실을 개탄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오늘 금융위 보고의 핵심은 단연 금산분리 원칙의 사실상 폐기다. 금융위는 이 핵심을 가리기 위해 여러 부수적 논점을 장황하게 나열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산업자본의 이해관계에 노골적으로 봉사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는 못했다. 금융위 업무보고에 의하면 금산분리 원칙의 폐기는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제1단계는 연기금 및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이고, 제2단계는 산업자본이 직접 은행 지분을 상당한 정도로 소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제3단계는 모든 사전적 소유규제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다.

특히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언론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직접 소유의 상한을 확대하는 제2단계를 제1단계와 병행해서 추진할 수도 있으며, 소유 상한은 은행을 직접 지배할 수 있는 수준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여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직접소유의 상한은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지난 26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번복하였다.

은행업과 일반 산업을 구분하는 은행업과 산업의 분리는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명시적 또는 관행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그런데 지금 새정부는 학문적 입증이나 사회적 합의도출도 없이 이 기본 원칙을 사실상 완전히 폐기하려 하고 있다.

산업자본에 대한 소유제한을 완전히 폐기하는 제3단계는 물론이고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소유상한을 확대하는 제2단계의 정책은 이번 삼성 비자금 특검에서 여실히 나타났듯이 재벌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있는 금융기관의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한 정책이다. 금융위는 이의 보완책으로 사후적 감독역량의 강화를 거론하고 있으나 삼성 비자금 특검에서 보여준 감독당국의 미온적이고 비굴하기까지한 대응을 상기할 때 이런 주장은 실제적으로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은행을 연기금이나 사모펀드에 넘기겠다는 제1단계 방안 역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연기금은 아직도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과정이 은행을 경영할 만큼 투명하거나 안정되어 있지 않다. PEF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론스타의 사례에서 보듯이 PEF는 장기적 시각에서 은행을 책임있게 경영하기 보다는 단기적 투자수익 극대화에 주력할 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도대체 은행을 PEF에 매각하는 것이 은행업의 장기적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지 근본적인 차원에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할 경우 산업자본의 투자비중이 현행 10%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금융자본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발상도 받아들일 수 없다. 사모펀드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산업자본이 형식상 유한책임사원이라고 해서 그 의사결정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간주하는 것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너무나 안이한 발상이다. 이 정책은 산업자본의 투자비중이 4%만 초과해도 그 펀드를 산업자본으로 간주하는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에 대한 규제와 비교해도 형평이 맞지 않는 일방적 특혜일 뿐이다.

금산분리 원칙의 사실상 폐기와 관련하여 또 하나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은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완화 부분이다. 당초 자회사에 대한 소유지분 규제완화나 경영자원 공유 허용 등에 국한될 것처럼 알려졌던 내용을 뛰어 넘어 금융자회사와 산업자회사를 동시에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소위 복합 지주회사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규제완화가 정확히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주기 위한 특혜라고 판단한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고 금융자본이 다시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구조를 가진 전형적인 재벌이 바로 삼성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바로 이런 위법적 지배구조 때문에 지난 정부에서 금융지주회사법, 금산법, 공정거래법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규제체계와 충돌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보험지주회사에 대해 산업자회사와 금융자회사를 동시에 허용해 줄 경우 이것은 삼성에게 경제원리와 맞지 않는 지배구조를 그대로 합법화할 수 있는 탄탄대로를 열어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또 앞으로 크게 성장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은행을 산업자본에 넘기는 것이 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온갖 현행 규제를 깡그리 무시하면서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유지에 동원되었던 삼성증권, 삼성화재, 우리은행의 경우가 그런 문제점을 웅변해주고 있다.

금융산업의 발전에는 왕도가 없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더딘 길인 것 같지만 사실은 지름길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금융감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증권집단소송제의 유효성을 제고하거나 이중대표소송 제도를 도입하는 등 시장규율을 강화하는 것이 금융위가 힘써야 할 부분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금융위가 이번 업무보고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하루빨리 금융감독의 정도를 걸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참여연대논평원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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