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의 ‘친족경영’ 강화에 대한 우려

순환출자와 더불어 그룹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증폭시켜

최근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가족 3명이 동시에 계열사의 사장으로 승진했다.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 씨와 셋째사위 신성재씨, 조카 정일선씨가 각각 기아차, BNG스틸, 현대 하이스코의 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인사가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영능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친족들에게 회사경영을 맡기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 경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점을 외환위기 당시 재벌의 연쇄부도과정에서 확인한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그동안 현대자동자 그룹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현대모비스 → 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 현대모비스)와 더불어 이번의 친족경영체제 강화로 인해 결국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상의 위험이 더욱 증폭된 것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촉구한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사장으로 임명된 정의선씨의 경우 현재 현대자동차의 기획총괄본부장과 기아자동차의 등기이사, 현대 모비스의 기획․재경․정보기술 담당 부사장과 등기이사기이도 하다. 이러한 과도한 겸직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할 소지가 있으며,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의 문제를 낳는다. 정의선씨는 그동안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회사주식인 이에치닷컴(주), 본텍과 관련하여 현대자동차 그룹(특수관계인)간 거래로 인해 세간의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가 정몽구 그룹회장의 외아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다. 한마디로, 좋든 싫든, 정의선씨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안고 있는 지배구조 위험의 핵심에 있는 것이다.

과거 현대자동차 그룹의 모체였던 현대그룹은 족벌경영과 가신경영에 따른 폐해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그룹이 경영진 선임이나 CEO 후계구도의 정립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른 방법을 채택하기 보다는, 과거의 낙후된 관행에 의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총수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검증장치 없이 3세까지 경영권을 자동적 승계하는 한국재벌의 행태가 결국 수많은 재벌의 몰락과 국가경제의 혼란의 원인이었음을 기억할 때 참여연대는 이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앞으로 현대자동차 그룹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며, 이로부터 파생되는 지배구조상의 위험(corporate governance risk)에 대해 계속해서 감시하고 대응할 것이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그룹은 친족경영을 책임경영으로 강변만할 것이 아니라,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 집중투표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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