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삼성의 초강경 대응, ‘주총장 폭력’ 사태

삼성전자, 참여연대 주주들 발언 실력저지 – 퇴장 후에도 폭행



삼성전자(주) 제35회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참여연대측 주주들이 삼성전자 진행요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참여연대 측은 주총 전 실무 협의 과정이나 주총장 입장 때까지만 해도 전혀 마찰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주총이 시작되자 삼성전자 측의 태도는 돌변했다.

윤종용 부회장, 참여연대 주주 발언에 “정신나간 소리” 코웃음

주총 시작 후 처음으로 참여연대 측에서 발언을 신청했으나, 주총 의장인 윤종용 부회장은 이를 완전히 묵살했다. 윤 부회장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발언을 요청하는 참여연대 주주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 갔다. 그러자 윤회장은 오히려 다른 주주에게 연이어 발언권을 주는 등 참여연대 주주들을 철저히 무시했으며, “남의 주총장에 와서 왜 이러느냐”, “당신들 몇주 갖고 와서 이러느냐”, “우리 회사라고 하지도 마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고, 참여연대 주주들이 발언을 할때는 “정신나간 소리”라는 등의 인격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참여연대 송호창 변호사가 삼성전자의 직원윤리규정을 들며 “불법정치자금과 연루된 경영인을 징계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자 진행요원이 마이크와 차트를 빼앗았다.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송 변호사 옆에 있던 여성 주주가 진행요원에게 얼굴을 맞았고, 박근용 경제개혁팀장은 몸싸움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

참여연대 주주들이 주총 진행에 항의하며 주총장에서 퇴장한 뒤 건물 로비에서 ‘주총결의취소소송 등 이후 대응’을 발표하려 하자 진행요원들은 이들을 건물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참여연대측 여성 주주가 내동댕이쳐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송호창 변호사와 김상조 교수 등도 질질 끌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전자 진행요원들의 갑작스런 폭력사태에 참여연대측은 당황하고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쓰러졌던 여성 주주는 부축을 받아 건물을 겨우 빠져나갔고, 끌려나갔던 김상조 교수와 송호창 변호사는 기자들 앞에서 이번 주총사태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과 이후 대응을 발표했다.

“주총장 내외부에서 주주에게 폭행한 삼성전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송호창 변호사는 “이미 드러난 불법정치자금이 370억원을 넘는다. 서정우 변호사 공소장 등을 통해 이미 사실로 드러난 사실을 가지고 회사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했으나, 주총장에서 발언조차 거부됐다. 이런 주총은 당연히 무효다. 주총결의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주주대표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늘 주총장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형사책임을 묻겠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가 임직원에게 폭행당했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주총 과정은 물론 퇴장 후 당한 폭행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교수도 이번 주총진행과정에서 보여준 삼성전자의 태도를 소리높여 규탄했다. 김교수는 경호요원으로 짐작되는 삼성전자 진행요원들에게 끌려가며 저항하느라 얼굴이 상기된 채 “너무나 참담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이날 벌어진 상황을 개탄했다.

취재하던 기자들도 “삼성, 정말 왜 이러냐”고 개탄

참여연대가 주총장에서 퇴장하자 이를 취재하기 위해 함께 주총장을 빠져나왔다가 삼성전자 진행요원들에 의해 참여연대 주주들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50여 명의 취재진조차 삼성전자 측의 강경한 대응에 황당해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삼성, 정말 왜 이러느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편 참여연대가 퇴장한 후 삼성전자 주총은 사외이사 선임건을 비롯한 안건들을 일사천리로 의결하고 12시도 되지 않아 끝났다.
사진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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