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국가정보원 2002-05-02   1348

국정원 게이트 개입의혹, 더이상 덮을 수 없다

국정원은 권력실세와의 유착을 통한 국정농단에 대해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1. 국정원 김은성 전차장이 아무런 공식직함이 없던 권노갑씨에게 김홍걸씨와 관련된 정보를 보고하는 등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의혹으로만 남아있던 국정원의 게이트 개입의혹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그동안 국정원은 국정원의 게이트 연루의혹에 대해 이를 단순히 직원 개인의 직권 남용일 뿐이라고 말해 왔다. 검찰 역시 이와 관련된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정원 2차장이 권노갑씨에게 진승현씨의 돈을 건네준 사실이나 대통령 아들과 관련된 사실을 권노갑에게 보고한 정황을 살펴볼 때 이를 한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국정원 2차장은 국내정보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국정원이 각종 게이트 및 대통령 아들관련 비리 등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의혹은 진승현 게이트 외에도 윤태식, 이용호 게이트 모두 국정원 경제단이 개입해 왔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3. 주목할 점은 권노갑씨에 대한 국정원의 정보보고이다. 이는 국가기관 자체가 사유화된 것으로 이른바 실세정치, 가신정치, 밀실정치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누차 지적했지만 비선을 통해 존재하는 실세가 국정에 개입함으로써 권한은 막강하되 공개 및 검증을 통한 책임은 없게 됨으로써 권력 부패를 야기해 왔다. 권노갑-김은성 커넥션을 놓고 보건대 권력실세와 국정원과의 유착은 도를 넘어섰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4. 그동안 각종 권력형비리에 국정원의 관계자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국정원이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개선책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바 없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국정원은 얼마나 많은 관련자가 있고, 또 어떤 자들이 권력실세들과 비공식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지 감찰을 실시하고 관련자를 징계 혹은 고발해야 한다. 아울러 검찰은 즉각 국정원의 게이트 개입의혹 및 국정 개입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재수사하여 진실을 밝혀여 할 것이다.

5. 한편 검찰은 권노갑씨의 최고의원 경선자금을 비롯한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권력형 비리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되어온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행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정치권 누구도 불법정치자금 수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수사과정에서 정치권의 조직적 반발로 인한 검찰의 어려움이 충분히 예견된다. 따라서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정치인들을 법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뚜렷한 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권에 약한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최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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