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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기록개혁
  • 20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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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은 지정기록물 사본제공 중단해야

 언론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은 어제(25일) 대통령기록물 유출과 관련하여 엄격한 보호 대상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출한 지정기록물의 사본을 제작해 검찰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국가기록원의 결정은 검찰이 청구한 사본제작과 압수를 포함한 압수수색영장에 대해 열람만을 허용한 법원의 결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임기만료 6개월여 만에 국가기록원이 앞장서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사본을 제작하여 검찰에 제공한다면 앞으로 어떠한 대통령도 제대로 된 대통령기록을 생산하거나 보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기록 사본유출이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유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검찰은 원본과 대조하겠다는 핑계로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복사 및 열람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 열람만을 허용하는 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국가기록원을 움직여 사본을 제공받으려 하고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측이 반납한 하드디스크에 실린 기록이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한 기록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려면 전자파일 숫자 파일크기의 대조 등을 통해 충분히 가능함에도 국가기록원을 통해 사본을 제공받아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의 내용을 열어보겠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의 보호를 위해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의 허용을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루어진 경우와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장의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이번 사본제작을 기록관리업무수행상 필요에 따라 제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국가기록원이 검찰수사를 돕기 위해 사본을 제작하여 검찰에 제출하는 것이 기록관리업무수행상 필요일 수는 없다. 수사상 필요한 경우에는 영장을 발부받아 사본을 제작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기록의 보존과 관리에 앞장서야 할 국가기록원이 근거 없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외부유출을 돕는 것이야말로 대통령기록물의 ‘유출’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면서 그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청구하였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은 열람이나 사본제작, 자료제출을 허용하더라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도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외교관계 및 국민경제의 안정을 심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에는 영장을 발부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영장은 37만여 건의 지정기록물 전체를 대상으로 사본제작과 압수, 열람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이 모든 지정기록물에 대해 사본제작과 압수를 포함한 영장을 청구한 것부터 이미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제정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기록들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도록 한 취지는 대통령에게 임기 이후의 기록의 공개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여 대통령기록을 성실하게 생산․이관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대통령기록관에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정 이후에 임기를 마친 노무현 전대통령기록 이외에는 제대로 된 전직 대통령기록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지 6개월여 만에 국가기록원 스스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사본을 제작하여 검찰에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지정기록물이 검찰이나 다른 기관에 제공된다면 앞으로 어떠한 후임 대통령도 대통령기록물을 생산․보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대통령에게 민감한 기록을 남기지 말란 것이다. 국가기록원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사본제작과 검찰제공 방침을 철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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