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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칼럼
  • 2011.05.27
  • 3968
"윤증현 장관, 퇴직하면 또 김앤장 가나?"
김앤장 오고 간 주요공직자들은 누굴 위해 일하나

윤증현 장관에게 다시 질문을 해야 할 때가 됐다.
 
"퇴직하면 또 김앤장에 들어갈 건가?"
 
곧 물러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09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임명에 앞서 인사청문회에서는 윤증현 장관의 김앤장 고문직을 가지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큰 김앤장에 고문으로 취업해 거액의 연봉을 받은 것은 고위공직자로 적절한 처신이 아니지 않냐는 질책에 윤 장관은 "업무 처리에서 공정성이 우려될 수도 있지만 공직자 처지에선 직업 선택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그런 곳까지 가지 못하게 하면 공직자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맞섰다.
 
인사청문회장에서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래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까지 말했다. 강성종 민주당 의원이 윤증현 후보자에게 "퇴직하면 또 김앤장에 들어갈 건가?"라고 묻자 "지금은 아직 생각 안 해봤다"라고 대답했다.
 
반복되는 회전문 인사, 반복되는 이해 충돌
 
26일, 같은 질문을 다시 받은 장관 후보자가 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다. 권 후보자는 김앤장 취업이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말했지만 당시에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부르면 가겠냐는 질문에는 가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고위공직자들의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은 달라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권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로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는 마무리된다. 물론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이번 개각이 기존에 검증을 받았던 장관이나 관료-전문가로 구성되어 밋밋한 인사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뇌물수수, 탈세, 쌀직불금 부당수령과 농지원부 등재로 인한 세제혜택(탈세), 위장전입, 자기논문표절, 정치자금법 위반(기부행위), 급여특혜, 전관예우, 부동산 투기의혹, 다운계약서 등의 수많은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몇몇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야당은 고소영비리 5남매로 규정하고 전부다 '리콜' 하겠다며 각을 세웠다.
 
쌀직불금 수령과 농지원부 등재가 사실로 드러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몇몇의 후보자들은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의 백미는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권도엽 후보자다.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하긴 했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투기의혹이 제기되었으며 도로공사 사장으로 일할 때는 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본인과 미성년자녀 등의 명의로 국토부 업무관련 주식에 투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본인이 주택국장을 역임하는 등 부동산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으나 집을 사고 팔 때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알려졌다. 전부 다 고위공직자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하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권 후보자는 국토해양부 1차관 재임 전에는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사장으로 일했고,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다. 최근 정부에서 전직관료의 전관예우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거꾸로 가는 인사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한편으로 전관예우 근절을 이야기 하며, 다른 한편에서 권 후보자 같은 전관예우 수혜자를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전관예우를 근절하라는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정부의 전관예우 근절 대책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권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관예우 근절 대책의 진정성 보이려면
 
최근 전관예우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퇴직 후 업무 연관성 있는 곳에 취업하는 것은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 퇴직공직자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이유는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예상 또는 고려하여 취업할 기업에 유리한 정책결정을 내리거나, 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퇴직 후 현직 동료 또는 선후배들을 대상으로 로비스트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전문 인사의 경우는 당사자의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회전문 인사가 반복될 경우 현직 공직자가 업무연관성 있는 기업에 재취업한 퇴직공직자를 예비상사로 인식하게 되어 퇴직공직자의 로비나 청탁 등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워지는 학습효과가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는 정책결정과 실행과정에서 영향력이 크고 따라서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문제제기 하고 있는 것은 김앤장을 비롯한 로펌에 취업하는 경우다. 특히 김앤장은 '법조계의 삼성'으로도 불린다. 워낙 규모가 크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헐값 인수·매각 사건'같은 권력형·초대형 '비리'마다 등장하는 '대형비리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또다른 별명은 '전직 관료의 블랙홀'이다. 각 부처의 다양한 경력을 가진 공직자가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자문'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직위-부처와 업무연관성이 밀접하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김앤장과 주요공직 오가는 사람들, 누구를 위해 일하나
 
참여연대가 지난 2월 24일 발표한 이명박 정부 인사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44개 기관의 89개 주요고위공직에 임명된 바 있는 199명의 고위공직자 중에서 로펌이나 사기업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고위공직자만 16명에 달한다. 김앤장 고문경력이 있는 한덕수 주미대사 같은 경우에는 분류 기준에서 빠져있으므로 실제 회전문인사는 그 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특히 보고서에서 지적한 16명 중에 김앤장 출신은 5명이고 그 중 3명은 퇴임 후 다시 김앤장에 복귀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앤장을 거쳐 공직에 들어왔고 다시 김앤장을 간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일했는지 궁금하다.
 
지난 2009년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윤증현 장관이 이야기 했듯이 공무원하면서 많은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닌데 공무원 월급을 주는 국민을 위해서 일했을까? 아니면 퇴직 이후 수억원에 이르는 연봉과 재취업이 가능한 김앤장을 위해서 일했을까?
 
윤증현 장관은 퇴임후 어디로 갈까
 
권도엽 후보자는 국토해양부 퇴직 후 김앤장으로 갔다가 다시 장관 후보자가 되었다. 한승수 전 총리는 부총리->김앤장->총리->김앤장 등 주요 공직과 김앤장을 오고갔다. 현재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전 3년간의 업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사기업에 2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제한하는 기업의 범위가 너무 협소해 막지 못했다.
 
이번에 윤증현 장관이 물러난 후 김앤장으로 향할까? 아니면 그의 김앤장 복귀는 막을 수 있을까? 아니면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간 강만수 전 장관처럼 공기업에 낙하산으로 취임할까?
 
정부는 전관예우를 근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언론에도 많은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그 대책에는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계속 주장했던 많은 안들이 들어가 있다. 로펌 취업은 물론이고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 마련에 진정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지난 25일 전관예우근절대책을 보고 받기로 했으나, 인사청문회 등으로 인해 6월로 보고 시기가 늦춰졌다. 전관예우 대책이 전관예우 혜택을 누린 회전문 인사 기용으로 인해 늦춰진 셈이다.
 
지금 다시 "또, 김앤장에 들어갈 건가?" 묻는다면 윤 장관의 대답은 무얼까? 그리고, 정부는 윤 장관의 업무연관성이 밀접한 취업을 막을 수 있을까? 필자는 2년 전에 기고한 글 <한승수 전 총리 '김앤장' 복귀, 혹시 윤증현도?>에서 공직자 이해충돌의 문제를 해결하고 윤 장관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공직자윤리법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늦긴 했지만 아주 늦지는 않았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시민사회도 공직자윤리법개정을 입법청원을 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26일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에 전관예우근절을 위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햇다. 현재 의원 발의된 법안만도 여러 가지다. 대책은 벌써 마련되어 있다. 이제 실행에 옮기면 된다.
 
2년전에도 말했지만 윤 장관이 김앤장에 못 들어간 후 모래바닥에 코박고 죽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윤증현 장관은 퇴직 후에도 국가로 부터 적지 않은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정욱 선임간사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기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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