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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칼럼
  • 2011.07.25
  • 3555

공직윤리 기준 후퇴해서는 안 돼

 

우리 사회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되고 도덕성 문제로 고위공직 후보자가 낙마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의혹이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때 대부분의 후보자가 낙마했고,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더라도 위장전입이 드러나 물러나기도 했다.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은 고위공직 임명을 위한 도덕성 기준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더 이상 낙마 사유가 아니라 ‘필수 경력’이 된 것처럼 보인다. 임기 한달을 남기고 자진사퇴한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애초에 검찰총장 후보자가 아니었다. 천성관씨가 뇌물수수와 공직윤리 문제로 낙마하자 어쩔 수 없이 내세운 후보자였다. 따라서 도덕성이 임명의 주요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고, 청와대는 도덕성에 대해 완벽한 검증을 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불거졌다. 김준규 총장이 물러난 자리에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한상대 후보자도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을 포함한 많은 의혹이 쏟아지고 있으며, 위장전입이 사실임을 시인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을 포함해서 위장전입에 연루된 공직자가 드러난 것만 20명이라고 한다.

 

이러다 보니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는 고위공직자의 결격사유로 보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참여정부 시절 많은 공직자들을 현미경 검증하며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작성이 낙마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 이후 위장전입-다운계약서는 관행이라며 감싸고 나섰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보수언론들도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주장은 어렵게 세운 고위공직의 기준들을 남에게는 엄격히 적용하다가 자신 또는 자기편이 불리하니 바꾸자는 이기심의 발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연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문제없는 일인가? 위장전입은 부동산 취득 또는 학교 진학과 관련된 불법행위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한 것으로 잘못이 작지 않다. 다운계약서 작성은 자신이 탈세를 하거나 탈세를 돕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기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양심에 따라 법에 불복종하는 것도 아니다. 공직 임명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결격사유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특히 자신이 공직에 있으면서도 위장전입을 하거나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법을 집행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법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더 높은 공직에 임명된다면 앞으로 고위공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또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이해충돌’ 상황이 올 때 이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능히 상상이 간다.

 

물론 정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법률 위반은 제도를 개선해 그것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비범죄화해야 한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학교 문제를 해결하고, 정말 전학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장전입을 하지 않더라도 전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과거 어렵게 만들어온 공직윤리의 기준을 후퇴시킬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도 위장전입으로 처벌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보통의 사람은 처벌하면서 고위공직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삼지 않고 고위공직에 임명한다면 고위공직자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꼴이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정부에 대한 불신만 커질 뿐이다. 위장전입이 알려진 검찰총장인데 검찰에서 위장전입을 이유로 기소한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처분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까?

 

고위공직자는 권한이 큰 만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도덕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공직윤리 기준의 마련은 고위공직을 희망하는 공무원이나 사회 곳곳의 인물들이 청렴 경력을 관리하도록 하여 사회 전반의 부패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 도덕성의 기준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

 

* 이 글은 2011년 7월 23일 자 한겨레 신문 "[논쟁]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어디까지 결격사유로 봐야 하나?"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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