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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칼럼
  • 2009.04.21
  • 858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전화설문조사에서 서민층의 69.3%가 현재 경제위기에 대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상황보다 더 심각하게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풀뿌리 경제의 주체인 자영업자의 경우 77.5%로 그 비율이 더 높았다.

이러한 심리적 위기감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3월 현재 전국실업률이 작년 3월에 비해 0.6% 늘어난 4.0%에 이른다. 특히 인천 5.0%, 서울·광주 4.9%, 대구울산 4.8% 등 대도시의 고용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자영업주(자영업자) 수도 작년 3월에 비해 22만2천여명이 감소했고, 3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10만9천명이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문을 닫은 자영업자만 25만6천여명이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는 수는 100만이 훌쩍 넘는다.

위기는 어디서?

사실 ‘풀뿌리 경제의 위기’는 이번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로부터만 온 것은 아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대형마트가 368개(2007년 말 기준)가 이미 들어와 있으며 롯데, GS, 홈플러스에 이어 신세계까지 대형 수퍼마켓(SSM)사업에 진출해 영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다. ‘대형마트 1개가 들어서면 150개의 재래시장 점포가 사라지고 550여명이 실직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대로 적용하면, 대형마트 입점으로 인해 지난 10여년 사이 5만5천200명의 자영업주가 폐업을 하고, 20만2천4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시장경쟁의 조건도 공정하지 않다. 보통 3%가 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대형마트들은 1.5~2.0% 밖에 부담하지 않는다. 이렇듯 대규모 자본의 공세로 인해 영세자영업과 재래시장은 고사 직전이다.  

정치권 생색내기와 뒷북

지난 4월 1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6건과 ‘대규모점포 등 사업활동 조정에 관한 특별법’, ‘대규모점포의 지역기여도 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한 8건의 법안이 상정되었다. 연일 여야 각 정당에서는 입법화를 위해 상인대표들과 간담회와 공청회를 열고 있다. ‘대형마트 규제’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영세 자영업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것으로, 국회에서 입법논의가 본격화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반가운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7건과 ‘대규모점포 사업활동 조정에 관한 특별법’ 등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한 8건의 법안들이 제출되었으나 모두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법’도 마찬가지다. 정당들이 표를 얻기 위해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안다.

정부 의지가 있는가

문제는 정부 의지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대형마트 설립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워 중소상인들의 표를 얻었고, 최근엔 상인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대형마트의 대형 수퍼마켓 진출도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정작 정부 담당자는 WTO 규정 등을 핑계로 규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 

‘녹색뉴딜’, ‘저탄소 녹색성장’, ‘강 살리기’ 등 말로만 그럴싸하게 포장한 ‘4대강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을 조만간 발표한다고 한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러한 ‘삽질경제’, ‘가짜뉴딜’이 아니라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짜 뉴딜’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합리적 규제 장치를 마련해 대형마트와 대형슈퍼마켓 입점을 제한하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차별을 없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한시적으로라도 자영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직업교육훈련과 창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들이 전제되어야 풀뿌리 경제를 지속가능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강지형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사무국장
* 이 글은 시민사회신문 4월 20일자 [시민운동 2.0]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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