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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본인의 인사청문회가 열린지 하루만에 물러났다. '더 이상 나쁠순 없다‘고 지적된 만큼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무너져 버린 고위공직자 임명의 기준인 ‘도덕성’이 다행히 아직은 사망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성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후 공식적으로 내정을 철회했다. “거짓말을 처벌하는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은 안되며 그렇기 때문에 검찰총수의 자격이 없다.”고 내정철회의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거짓말은 ‘부패이력’에도 불구 검찰총장에 지목했기 때문

그러나 천 후보자가 검찰총수의 자격이 없는 것은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당장 드러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것은 ‘부패이력’ 때문이다. 또, 이 대통령이 부패이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검찰총수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 본인이 주도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하여 ‘천성관 인사는 외부 자문 그룹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천성관을 민정수석실에서 추천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의 적임자를 고심해 선택한 것이라는 것이다. 천 후보자를 민정수석실이 아닌 비선에서 추천했고 발표 직전까지 청와대에서도 극소수만이 알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 됐다는 것이다.

민정수석실까지 소외시키며 극비리에 진행되었다는 것은 정식 검증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부패인사를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검찰 총수에 임명하려고 한 것이다. 이번 인사 실패의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물론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정부출범부터 이제까지 청와대는 최소한의 검증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하고 부패인사 부적격 인사를 양산해 내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인사의 기용, 전형적인 이명박 스타일

사실 천 후보자는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검찰총장으로 내정할 것이 아니라 '포괄적뇌물죄'로 수사를 의뢰했어야 할 인물이다. 사실 검증되지 않은 인사의 기용은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인 인사 스타일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의 인사에서도 의혹투성이 인사를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이 기용했음이 드러난 바 있다.

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정의 인사청문대상자 22명을 분석한 결과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는 모두 14명이며, 병역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는 11명, 이외에도 국적문제 4명, 탈세 3명, 논문표절 2명, 공직자윤리법 위반 2명, 허위경력 2명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총 18명이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었다. 인사청문회 이후 의혹이 해소된 경우는 드물었고 여전히 도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이 진행되었다. 정부초기 인사실패는 청와대에서도 인정했다. 이전 정부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서 제대로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도 “인선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인사 과정의 잘못을 인정한바 있다. 그러나 인사 실패는 이후 계속되었다.

공직윤리무시 ‧ 현행법 무시해도 임명

올해 초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원세훈 국정원장도 부동산 투기와 논문표절의혹이 제기되었으나 버젓이 임명되었다. 특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을 지내며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에 대해 이해충돌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도 ‘공직 그만두면 모래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며 고위공직자로서 당연한 이해충돌해소를 위해 노력할 의지가 없음이 드러났으나 그대로 장관에 임명되고 말았다. 원세훈 국정원장도 국정원의 정치정보 수집은 부가피하다며 국정원법을 위반해 민간사찰을 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으나 그대로 임명되었다.

이번 인사도 ‘거짓말한 검찰총수 후보자 천성관’은 내정을 철회 했으나. ‘탈세가 드러난 국세청장 후보자 백용호’는 임명하고 말았다. 천성관 사태 직후의 인권위원장도 의외의 인물을 내세운 것도 의외의 인물을 검증없이 지명하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실패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면 자진사퇴형식의 내정철회가 아니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옳다. 이제까지 드러난 의혹만 보아도 백용호 국세청장으로는 부적격 인사임이 분명한 만큼 내정을 철회했어야 옳다. ‘다운계약서’를 관행이라고 하는 국세청장이 있는 국세청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 인사실패는 국정운영의 실패를 가져온다는 것은 이제까지 인사실패를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천성관 ․ 백용호 인사청문회 열린것 자체가 질나쁜 코메디

사실 부패이력이 분명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서서 당당히 거짓말을 하고 세금탈루행위를 ‘관행’이었다고 주장할 기회를 준 것 자체가 코메디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질 나쁜 코메디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사전 인사검증을 위한 법적장치가 마련되었다면,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회 결과와 여론을 존중하고 이를 반영해 고위공직자를 임명했더라면, 부패 인사들은 스스로 인사청문회를 포기했을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된다면 고위직을 희망하는 관료나 전문가가 자기 스스로 인사청문회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게 하는 ‘청렴경력관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런 인사청문회의 순기능은 점점 훼손되고 있다. 다행히 이번 천성관의 낙마로 고위공직자의 자격인 ‘도덕성’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인사청문회’도 단순 통과의례가 아니란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인사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실패가 계속될 뿐이다.

이명박 출범이후 벌써 1년 반여가 지났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흔한 말이 이명박 정부의 인사정책에서는 왜 통용되지 않는지 답답할 뿐이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

* 이 글은 7월 17일자 민중의 소리(www.vop.co.kr)  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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