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8-08-12   2024

김옥희씨 사건 ‘꼬리 자르기’ 수사 안 돼


김옥희씨 사건 ‘꼬리 자르기’ 수사 안 돼
청와대 누구와 통화했는지, 공천 실세 연루 여부 철저히 수사해야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 명목으로 30억 원을 받은 사건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김옥희씨는 물론 돈을 건넨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겠다며 김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않을 태세이다. 검찰이 공천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한나라당 실세에 대한 어떠한 수사도 없이 김옥희씨와 김종원씨를 사법처리하는 수준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꼬리 자르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검찰은 김옥희씨가 청와대 누구와 통와했는지는 물론 한나라당 공천실세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검찰의 추가 수사로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공천 전후시기에 여러 차례 청와대에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김옥희씨가 사기과정에서 과시용으로 통화를 한 것이지 김윤옥 여사와 통화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단지 통화내역 조회만으로 그러한 결론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실제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김옥희씨가 통화를 시도한 사람이 누군지, 그 전화가 김윤옥씨에게 연결되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김옥희씨 사건에서 핵심 의혹 중의 하나는 김종원씨가 건넨 20여억 원의 수표가 비례대표 공천이 확정되어 김종원씨가 탈락한 이후에 누군가로부터 김옥희씨 계좌에 입금된 부분이다. 처음 수표를 건네받은 시점과 입금된 시점 사이 두 달여 기간 동안 이 수표가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에게 건네졌다 돌아온 것이 아닌지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만 공천로비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없다. 한나라당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좌우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소수이다. 김옥희씨가 이들과 접촉하거나 전화 통화가 있었는지 철저하게 수사해 만약 접촉한 인사가 있다면 수표가 건네졌다 돌아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검찰은 애초 청와대에서 이 사건을 이첩 받아 일반적으로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특수부에 선거사범은 공안부에 배당하는 상례를 어기고 금융조세조사부에 배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김옥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기 혐의’를 적용해 돈을 건넨 김이사장이  피해자로 둔갑하기까지 했다. 권력형비리 사건을 단순 사기 사건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선거법 위반으로 김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김이사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에 떠밀린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았었다. 검찰이 권력형 부패사건을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엄정하게 수사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김옥희씨 사건 수사에 대해서는 축소수사를 하고 있고 과거 권력에 휘둘리던 정치검찰로 되돌아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시 검찰수사가 불신 받고 특별검사가 임명되는 상황을 맞는 것은 검찰의 수치이자 불행한 일이다.


검찰이 첫 번째 친인척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파문을 덮기에 급급할 경우 제 2, 제 3의 친인척 비리가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일어나는 권력형 부패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해도 이 또한 신뢰받지 못할 것이고, 다시 특별검사 임명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과 사회적 논란이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수사가 중요하다. 검찰이 김옥희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여 명명백백하게 밝혀내는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걸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TSe20080812_김옥희게이트.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