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사정기관 2008-10-31   1389

감사원,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요구에 귀 기울여야

감사원,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요구에 귀 기울여야
인적쇄신 과정에서 공공기관․KBS 표적감사에도 책임 물어야


 감사원은 감사위원 6명 포함 1급 이상 고위직 간부 12명의 일괄사의 표명으로 인적쇄신을 앞두고 있다. ‘쌀 직불금’에 대한 감사 비공개로 촉발된 감사원 개혁요구에 제대로 응답한다면 감사원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감사원의 인적쇄신이 임기가 보장된 전 정권에서 임명한 고위공직자를 친정부 인사로 교체하는 ‘밀어내기 인사’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인적쇄신과정에서 권력과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감사원 안팎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권력에 줄을 댄 인사들을 퇴진시키고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감사원 고위직 간부 12명의 일괄사의 표명에는 ‘쌀 직불금’ 감사 비공개와 명단파기에 대한 책임이 직접적 이유겠지만, 감사원 6급 이하 실무자들의 모임인 ‘실무자협의회’가 내부에서 인적쇄신을 요구한 것도 사의 표명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적쇄신은 ‘실무자협의회’가 제기 했던 것과 같이 권력에 줄을 대는 사람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통한 권력과의 거리두기가 아니라 친정부인사로 감사원을 채우는 ‘낙하산 인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사퇴가 거론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원의 권력 친화적인 행태는 이번 정권 들어와 더욱 노골적이 된 것이 사실이다. 공공기관 감사와 KBS에 대한 표적 감사가 그것이다. 감사원의 인적 쇄신은 권력에 아부하기 위해 감사권을 남용하여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한 인사를 교체하는 인사가 돼야 한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쌀 직불금 감사자료 복원계획을 밝히면서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 유지에 관한 확고한 신념을 견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제(10/30) 공개한 감사원의 인권위에 대한 감사결과가 다시 또다시 ‘표적감사’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 촛불정국 때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감사를 갑자기 진행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정부위원회 대상 감사’에서는 헌법상 기구 또는 독립기구라는 이유로 인권위 등 13개 위원회를 제외했으나, 촛불집회와 그에 대한 공권력의 인권침해가 한창이던 시점에 인권위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감사원의 인권위에 대한 감사가 경찰과 교육당국 등에 대한 인권침해진정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고, 감사원의 감사가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감사원장은 이번 인적쇄신에서 쌀 직불금 감사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올 초 전격적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감사와 KBS 특별감사가 결정된 경위를 조사하여 권력에 입맛에 맞는 감사를 결정한 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참여연대가 지난 7월 제출한 한미쇠고기협상 국민감사청구를 미룬 경위를 밝히고 즉각 감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인적쇄신은 김 감사원장의 감사원 독립에 대한 신념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이 번 기회를 포기한다면 김 감사원장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원을 포기한 ‘어용 감사원장’으로 기억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TSe2008103100_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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