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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칼럼
  • 2015.12.01
  • 843

인사혁신처는 청개구리인가

 

인사혁신처가 신설된 지 꼭 1년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단행된 정부조직법 개편에 의해 신설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민관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국민적 합의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인사혁신처가 이 같은 국민적 합의에 부응하지 않고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직자의 이해충돌(공익과 사익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퇴직공직자의 민간기업 등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전관예우-후관예우-쌍관예우라는 말로 표현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는 공직수행의 청렴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려 감시와 감독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우리 공직사회는 이해충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아 그동안 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참여연대가 9년간 정리해온 ‘퇴직 후 취업제한 제도 실태보고서’ 발간이 올해엔 불가능해졌다. 핵심적인 정보(퇴직 전 5년 이내 소속부서 및 직위)를 관할 부서인 인사혁신처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의 결정은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 결과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와 검증을 거부한 것이라 할 것인데, 그 근거가 딱 청개구리를 닮아 있다. 인사혁신처는 새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5조 5를 비공개의 주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시행령의 구체적인 내용은 복잡하니까 설명하지 않지만, 대략 ‘어떠어떠한 항목’은 공시하라고 미리 정해놓은 것이다. 그런데 인사혁신처는 그 ‘어떠어떠한 항목’에 핵심정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서 트집을 잡았다. 

그러나 시행령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퇴직공직자의 취업 관련 정보를 공개해서 민관유착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공무수행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인사혁신처의 결정은 “공시제도를 둔 것이 공시 대상 이외의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는 대법원의 명시적 판례(2011두4602)와도 배치되는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이 밖에도 몇 가지 다른 비공개 사유를 들었지만, 이는 ‘공개를 위한 시행령을 비공개의 근거로 삼은’ 청개구리 같은 결정을 합리화하려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인사혁신처가 입법 목적은 물론 대법원 판례, 관련 법규정까지 무시하고 ‘퇴직 전 5년 이내 소속부서 및 직위’를 비공개한 결과는 비교적 명백하다. 소모적인 소송전은 이미 시작되었고, 공직 혁신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퇴색되었으며,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말 것이다. 지금이라도 인사혁신처는 태생적 소명의식을 되찾기 바란다.

 

장유식 변호사,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본 기고문은 2015년 12월 1일자 경향신문 지면과 인터넷판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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