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9-04-08   2937

향응과 성접대는 있었지만 로비는 없었다?

의혹은 여전하다. 검찰이라도 재수사해야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인수합병에 대한 로비는 없었고 향응과 성접대만 있던 것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성접대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경찰의 수사 결과는 도저히 신뢰하기 어렵다.

사건 발생 이후 사건의 축소와 은폐를 시도해온 경찰이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증거만 채택하여 결론을 낸 것으로 경찰이 권력에 약하다는 사실만을 확인시켜준 수사이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라도 인수합병 과정의 특혜와 로비 의혹을 다시 규명해야 할 것이다.



 경찰은 처음부터 이 사건에 대한 수사의지가 없었다. 애초 청와대 행정관의 신분을 파악한 시점과 성매매 장소를 거짓으로 흘리고 사건을 축소․은폐에 급급했다. 잠복근무를 해가며 성매매현장을 적발해 놓고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성매매사건조차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꼬리를 내렸었다. 접대의 대가성 부분은 수사하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리기까지 했다.

청와대에서 국민에 대한 사과가 있고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허둥지둥 수사를 진행했으나 역시나 축소로 일관했다. 이후 청와대 행정관은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어제 결국 향응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했다. 총체적 부실수사이자 눈치보기 수사의 전형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는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첫째, 왜 경찰이 거듭해서 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다. 경찰이 잠복 수사를 통해 현장을 덮쳐 성접대 현장을 확인하고도 적발 장소를 안마시술소로 밝히는가 하면, 청와대 행정관이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감춘 채 축소 은폐하려 했다.

 둘째,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제 5의 인물이 1차 음식점에서 합석했었다는 증언이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로비와 관련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것은 아닌지, 다른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

 셋째, 접대가 이뤄진 시점은 티브로드사의 큐릭스 인수합병에 대한 방통위 승인을 1주일 앞둔 시기였다. 의례적이거나 1회성 접대로 보기 어렵다. 이미 인수합병 승인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고 인수합병 승인이 사실상 결정되자 답례를 위해 만들어진 접대 자리로 의심할 수 있음에도 경찰의 수사는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해 버렸다.

 넷째, 경찰은 티브로드사가 큐릭스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혹은 관계자들에 대한 금품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착수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의혹들이 명확하게 해명되고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해서는 결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경찰의 권력 눈치보기와 사건 축소 은폐행태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용산참사 사건이 일어나자 청와대의 이메일 지침을 충실히 수행해 연쇄살인사건을 부풀려 용산참사에 쏠린 관심을 돌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소위 장자연리스트 수사과정에서는 힘 있는 언론사 사주들에 대해서는 불러서 조사조차 못하였다고 한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강조한 바 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말하기 전에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부터 중단해야 한다. 이 번 사건의 핵심은 티브로드사의 큐릭스 인수합병 과정에 대한 로비 의혹이다. 명백하게 향응과 성접대가 확인되었음에도 인수합병에 대한 로비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이 다시 수사해서라도 인수합병에 대한 로비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TSe2009040810_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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