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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4대 경비, 먼저 이름을 바로 잡아야

<특정업무경비 등 어떻게 쓰였나, 어떻게 쓸 것인가> 후기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정업무경비 등 어떻게 쓰였나,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불거진 특정업무경비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 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관련기사 <특정업무경비 등 어떻게 쓰였나, 어떻게 쓸 것인가> 정책토론회 개최

특정업무경비토론1.jpg

 

정책 토론회를 처음 방청하였던 저로서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각도에서 사안을 분석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도적인 해결을, 시민단체에서는 납세자소송을 통해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법을, 공무원 노조와 정부 측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토대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특정업무경비’라는 다소 생소한 화제를 다루는 토론회였기에, 토론의 초반부에는 공무원의 경비에 관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해결책이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이 해결책의 주된 내용은 처벌규정을 마련하여 법규의 실효성을 높일 것, 사용내역에 관한 증빙을 확실하게 할 것, 공무원노동조합을 허용하여 내부 감시를 활성화 할 것, 경비를 운용하는 실무자들의 법 준수의식을 높일 것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의견을 덧붙임으로써 풍성했던 토론회 이야기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저는 공무원 4대 경비의 명칭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무원의 4대 경비는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직책수행경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분류가 도무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기획재정부의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는 ○ 특정업무경비 : 각 기관의 수사,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실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  ○ 직책수행경비 : 조직관계법 또는 직제에 의한 직위를 보유한 자에게 지급하는 경비로서 기관 간 섭외, 내부직원 격려, 기타 직무관련 소규모 지출 등 직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소요되는 경비, ○ 특수활동비 :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수사사건,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  ○ 업무추진비(중 관서업무비) : 각 관서의 대민․대유관기관 업무협의, 당정협의, 언론인․직원 간담회 등 관서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경비 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업무수행, 국정수행, 직책수행 등의 추상적이면서 비슷한 용어들이 섞여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의로서는 동어반복이거나 다른 경비와 구분을 모호하게 하여 실제로 자금을 사용할 때에는 그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직원들에게 업무관련자들과 밥이라도 한번 먹으면 이것을 업무추진비로 넣어야 할지 혹은 직책수행경비로 넣어야 할지 애매해집니다. 게다가 그 기관이 경찰청이라도 된다면 특정업무경비와의 구분도 애매해집니다. 따지고 들어가면 모두 직무수행과 관련 없는 것이 없으며, 어디에 사용하든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면 합법적인 지출로 둔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애매함은 경비가  ‘어떻게’ 쓰느냐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어느 기관’에 배분되는가를 기준으로 명칭이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기관이 일단 돈(예산)을 받기만 하면 어디든 써도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4대 경비의 명칭부터 재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명칭을 바꾸지 않고 지침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잘못 꿰어진 첫 단추를 놔두고 나머지 단추를 맞추는 것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예산을 ‘교제비’와 ‘접대비’ 등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구분한 일본의 사례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업무추진비와 직책수행경비들은 통폐합하고 수당처럼 지급되는 특정업무경비는 수당으로 지급하여서 실제 자금 집행 현실에 맞아야 합니다. 그래야 누가 듣더라도 한번에 경비의 사용목적이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고, 사용하는 공무원 또한 경비의 지급 목적에 부합되는지의 판단이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정치를 하게 된다면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공자는 먼저 명칭을 바로 잡겠다고 하였습니다. 명칭을 바로잡아야 말이 바로 나오고, 말이 바로 나와야 만사가 이루어진다고 답하였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 부처의 명칭들도 개편되고 있습니다. 부처의 명칭은 앞으로 부처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좌우합니다. 마찬가지로, 경비가 공정하게 사용되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은, 그 경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 명칭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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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참여연대 로스쿨 인턴, 서울대 로스쿨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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