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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망치는 'M비'는 언제쯤 그치려나"
 민주주의를 열어라


일요일이었던 지난 7월 19일, 4대 야당과 민생민주국민회의 등이 공동 주최한 집회가 서울역 앞에서 열렸다. 본래는 서울시청 앞의 서울광장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경찰이 허가를 하지 않아서 결국 서울역 앞으로 장소를 옮겨서 열었다. 광장은 그냥 넓은 마당이 아니다. 민주 사회에서 광장은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만나고 토론하고 집회하고 시위하는 장소다. 이른바 '차벽'으로 둘러막힌 광장은 그저 독재의 상징일 뿐이다. 서울광장은 경찰의 광장이 아니라 시민의 광장이어야 한다. 그곳은 '관제 데모'나 문화 행사만 열리는 곳이 아니라 시민의 주권이 자유롭게 분출되는 곳이어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부터 서울광장이 실질적인 시민의 광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례 개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참여연대는 '광장을 열어라, 민주주의를 열어라'라고 외친다. 광장이 닫혀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닫혀 있다는 것, 곧 민주주의를 내걸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서울광장이 실질적인 시민의 광장으로 거듭나게 된다면, 우리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질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시민들이 조례의 개정을 요구하는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주권자인 시민의 힘으로 광장을 열고 민주주의를 열어야 하는 것이다.

4대 야당과 수백 개의 시민단체들이 공동 주최하는 집회를 서울광장에서 열 수 없는 것은 단순히 서울광장의 사용이 억압되는 차원을 넘어서 시민의 기본권이 크게 억압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집회에서 민주당의 송영길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섬기는 정부가 아니라 숨기는 정부"라고 지적했으며,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살리는 정부가 아니라 죽이는 정부"라고 일갈했다. 두 의원의 연설에 참여한 시민들은 커다란 연호와 박수로 응답했다. 이 정부의 실체가 정말 '숨기는 정부'요 '죽이는 정부'라면 이 나라의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도 암담하기만 할 것이다.


▲ ⓒ프레시안
사람들은 나라를 망치는 'M비'가 이제 그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전국 곳곳에서 커다란 재해를 일으키고 있는 장마에 빗대어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계속 귀를 막고 눈을 감고 그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 29일의 일방적인 라디오 홍보 방송에서 "지난 5년간 평균으로 보면, 연간 홍수 피해가 2조7000억 원이고, 복구비가 4조3000억 원이나 들었다", "수질 개선 비용 등 다른 비용을 다 빼더라도 매년 7조 원이 넘는 돈이 땜질식으로 강에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살리기'는 이런 점에서 홍수를 막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혈세도 줄이는 좋은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이미 잘 밝혀졌듯이 오늘날 홍수는 주로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산간 지역이 홍수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이라는 사실은 이미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졌다. 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료를 못 보았는가? 그리고 최근의 홍수를 보더라도 도시의 침수, 도로 유실, 산사태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4대강은 홍수의 주요 발생 지역이 아닌 것이다. 사실 4대강의 하천 정비 사업은 이미 2007년에 97% 이상이나 끝난 상태이다. 그러므로 '4대강 살리기'는 홍수를 막는 것이 아니라 4대강을 죽이는 것이며, 30조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퍼부어서 토건족의 배를 불리는 것이다. 요컨대 '4대강 살리기'의 실체는 '4대강 죽이기'이며 '경제 죽이기'이다.

광장의 폐쇄에서 잘 드러나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4대강 죽이기'뿐만 아니라 여러 사안에서 쉽게 확인된다. '인사'의 경우를 보자.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인사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때부터 '강부자 정부'의 문제로 큰 비판을 받고 '명세빈 정부'가 되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공안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검증이라는 '염불'은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사퇴라는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다. 사실 '천성관 사건'은 천성관 씨의 사퇴로 그냥 끝나서는 안 되며 김용철 변호사의 지적대로 고발과 수사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박지원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한 공무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그 자체로 검찰의 문제를 확인해주는 참담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박지원 의원의 올바른 의정 활동과 관련 공무원의 정당한 자료 제출은 표창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에 대한 수사로 말미암아 검찰은 '표적 수사', '청부 수사'에 이어 '보복 수사'라는 비판을 더 받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 한국의 검찰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검찰은 강력한 수사권을 지니고 있고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막강한 권력 기구다. 그러나 그 행태는 정말 너무나 졸렬하고 위험하지 않은가? '천성관 사건'은 검찰의 개혁이 극히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인사의 문제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에 그치지 않는다. 각계의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강행한 백용호 국세청장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경우도 사실 문제는 마찬가지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탈세와 투기의 문제로 말미암아 이미 '탈세청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상태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 되면서 느닷없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에 임명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뒤에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다시 여러 의혹과 문제를 안고 있는 '측근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스스로 인권 현장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던 만큼 수락하지 않았어야 했다. 더욱이 그는 논문 표절의 의혹까지 받고 있다. 나아가 7월 20일 친박연대의 김을동 의원은 '현 정부의 친일 후손 인사, 해도 너무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지적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이어 또 다른 친일파 후손의 등용이라는 것이다. 친일 문제는 이 나라의 인권문제에서 여전히 뿌리이자 핵심이다. 그러므로 김을동 의원의 성명서는 충격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원칙과 인사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명확한 근거를 갖고 있다. 손호철 교수는 절차 민주주의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사, 절차, 내용 등 모든 면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오 씨는 '독재'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적이 '내란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듣고 시민들은 내란 수괴 전두환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란음모죄'로 사형에 처하려고 했던 암울한 독재의 역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이재오 씨는 젊을 때 강력한 민주화 운동을 펼쳤던 민주화 운동가이다. 한때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의 우울한 현실인가?

미국의 7월 20일은 우주인들이 달에 착륙한 지 40년이 되는 날이다. 1969년 7월 20일, 달에 착륙한 우주인들이 본 지구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별은 사람들의 갈등과 분쟁으로 말미암아 크게 고통을 받고 있다. 20세기에 인류는 전쟁을 일으켜서 서로 1억 6000만 명이나 죽였다. 한편 우리의 7월 20일은 비극적인 '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반년이 되는 날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여전히 '용산 참사'에 대해 어떤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서민을 위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스스로 불신을 초래하고 있으면서 자기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하루빨리 불식되기를 바란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말 이 나라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애쓰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서민이 처한 절박한 생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체 장악 정책, 비정규직 연장 정책, '4대강 죽이기' 정책 등의 반민주적이고 반서민적인 정책들을 즉각 폐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조차 반대하는 매체 장악 전략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말 것 같다. 정말 이 나라는 '반독재 민주화'에서 '반민주 독재화'로 치달리는가?

홍성태 상지대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이 글은  7월 21자 프레시안(www.pressian.com)의 [홍성태의 '세상 읽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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