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사정기관 2012-03-28   2634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입장 밝히고 모든 정보 공개해야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사찰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입장 밝히고 모든 정보 공개해야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사건 은폐와 대통령의 거짓말

검찰 수사 결과 기다리라는 말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 

수사 대상인 권재진 법무부장관 사퇴하고 임태희 전 실장 소환해야


민간사찰의 몸통이 이명박 대통령임을 시사하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3월 27일 언론에 증언한 바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들이 2심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달래는 과정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 과정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용어인) VIP에게 보고되었다고 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이 말했다고 한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민간사찰을 직보한 정황도 있다. 그가 민정수석 보고용 보고서와 직보용 보고서를 나누어 작성해 보고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민간사찰의 결과물과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 증거인멸 등의 불법행위가 모두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사찰은 심각한 사건이다. 수사기관이 아닌 공직윤리와 관련된 조직을 불법적으로 동원해 민간인을 사찰했고,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민간업체의 자료를 압수한 위헌적 행위도 드러났다. 이같은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나선 것도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기관이다. 장 전 주무관 등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헌법을 수호해야할 대통령이 민간사찰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은폐하는 과정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정부의 민주적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여론은 들끓고 있으나 막상 당사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침묵은 참으로 의아한 일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시시비비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야기하면 마치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처럼 돼 적절치 않다”고 했다고 한다. 검찰수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으니 일견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맞는 말이다. 사건은폐 당시에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청와대는 공정한 수사를 위해 법무부장관을 교체하라는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시비비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청와대의 발언은  검찰 수사 결과는 이미 예정되어 있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몇몇 공무원의 단순한 직권남용 사건이 아니다. 권력자들이 민주주의를 거슬러 공권력을 남용하고 다시 공권력을 동원해 권력남용의 증거를 없애려한 일이다.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며, 사건의 전개양상도 매우 흡사하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은 도청으로 시작되었으나, 백악관이 관여된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일련의 활동에 백악관이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더 큰 문제가 되었다. 


청와대가 사태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있다면 이제 스스로 입을 열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면 스스로 밝히고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 통제권 하에 있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검찰을 바람막이로 세워 사태를 수습하고자 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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