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4-24   1145

청와대는 관광버스만 들여보내는 관광지?

F-15K 결정철회와 박순희 대표 중상경위 촉구 기자회견

27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F-X공동행동은 23일 오전 11시 청와대 진입로에서 F-15K 결정철회와 박순희(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상임대표의 중상경위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4월 27일(토), 5월 4일(토) 대규모 집회, 4월 24일부터 진행하는 광화문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 F-15K 선정 무효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대응 방침을 재차확인한 이날 기자회견은 처음부터 청와대를 ‘보호’하려는 경비대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지난 19일, 청와대 안보수석과의 면담을 요구하던 박순희 대표는 과정에서 청와대 경비대 차량에 의해 부상, 현재 백병원에 입원 중이다. 박 대표는 경찰 차 뒤 범퍼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후진하는 차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와대 경비대(좌측)의 진입로 출입 저지로 오늘 기자회견은 지연되었다.
기자회견은 당초 박순희 대표가 사고를 당한 지점(검문소를 지난 위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진입로의 검문소로부터 저지를 당해 기자회견 시작부터 F-X공동행동 대표단과 경비단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대비하고 있던 방패를 든 전경들에 가로막힌 F-X공동행동단은 진입금지의 부당성을 항의했다. 하지만 202경비대 김행호 중대장은 “기자회견이 구호가 있는 시위형태를 띠는 만큼 불법시위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나와 있던 종로서 관계자 역시 “청와대라는 장소의 특성상 1%의 위해요소라도 차단해야할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득하려 했다.

김선실(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청와대가 언제부터 관광버스만 들여보내는 관광지로 전락했느냐”라며 “진정한 국민의 여론을 들으려는 곳인지 의문이 든다. 참담한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결국 전경들을 뒤로하고 기자회견을 가진 F-X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F-15K선정 승인을 거부할 것과 박순희 대표사건에 대한 책임자를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F-X공동대표단은 “사고 전날 면회신청을 할 수 있도록 민원실을 통과시켜주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면담을 가로막은 종로서장과 청와대 경비책임자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F-15K선정철회와 관련하여 이천재 서울연합 상임의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가리켜 “최소한 기대할 수 있는 양심이었기 때문에 기대했는데…”라며 “미국에 안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도 못 물러선다”

문규현 신부는 청와대 진입을 저지당하자 서한을 든 채 전경들 앞에 앉았다.

11시 45분 경 기자회견을 마친 F-X공동행동 대표단은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 앞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F-15K결정재가 반대요청”서한을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경비대로부터 저지를 받으면서 또 한번의 충돌이 일어나고 말았다. 서한을 들고 검문소를 통과하려는 문규현 신부를 10 여명의 전경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가로막았다.

문규현 신부는 그들에게 “너희들의 소리를 국민의 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물러나라”고 말했다. 꼼짝않고 있는 그들을 대신해 김행호 중대장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제출하면 된다, 이건 불법집회다”라며 대응했다.

20 여분간의 실랑이를 벌인 후, 마침내 문규현 신부만의 입장을 허가하는 것을 전제로 문 신부와 종로서 보안과장이 청와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청와대는 검문소로부터 약 2 킬로미터 떨어져있었다.

오후 12시 45분 경 문규현 신부는 청와대에 있던 국방비서실 최종일 대령에게 서한을 접수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 내에는 접수하려는 사람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행호 중대장은 19일에 일어났던 박순희 대표 사고에 대해 “박순희 대표가 차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순찰차를 앞으로 빼려고 사이드를 풀면서 뒤로 밀리는 바람에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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