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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감시
  • 2001.05.16
  • 1601

하남시 납세자 소송 각하 판결에 대한 논평



시민에게는 납세의 의무만 있을 뿐 쓰임새를 따질 권리 없어

-납세자 소송법 제정 조속히 이루어져야

1. 수원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2001년 5월 16일(수) 하남시민 266명이 하남시장을 상대로 지난해 10월 12일 제기한 납세자 소송(보조금 지급결정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하남시 납세자 소송은 운영 부실 및 각종 비리로 인해 무려 186억원의 적자가 발생된 '99 하남국제환경박람회 문제에 대해 제기된 소송으로, 하남시가 적자보전을 위해 예정에도 없던 보조금을 박람회의 개최주체인 재단법인 환경진흥회에 지급한 것에 대해 하남시민들이 '보조금 지급의 무효 확인'을 구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었다.

2. 이번 수원지방법원의 판결은 현행 행정소송법상으로는 하남시민에게 예산집행의 위법성을 따질 수 있는 원고적격이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에 따라 본안(예산집행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조차 않은 채 소송요건을 문제삼아 '각하'한 것이다.

3. 그러나 하남국제환경박람회 건은 이미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보조금 지급의 잘못이 지적되었으며, 환경부에서도 잘못을 지적한 바 있는 사안이다. 이처럼 여러 국가기관들이 이미 예산집행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남시가 책임소재의 규명과 환수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납세자인 하남시민들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납세자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더욱이 낭비된 예산 186억원은 하남시 전체 예산의 1/10(2000년도 하남시 예산은 1,167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로서 이러한 막대한 예산낭비가 하남시민의 권익과 명확한 관련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인 견지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법원에서도 각하 판결을 내림에 따라, 결국 하남시 국제환경박람회라는 대형 예산낭비 사건에 대해 환수조처와 책임규명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4.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낭비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해 행정관청 자체의 엄정한 조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납세자의 자격으로는 예산낭비 문제에 대해 소송 제기조차 불가능한 현실은 분명 현행 법제도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며 사회정의와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5. 예산낭비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납세자에게 원고적격이 없기 때문에 본안에 대한 판단조차 받을 수 없다는 이러한 법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전국 67개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2월 12일 '납세자소송에관한특별법(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하였다.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청원한 법안을 바탕으로 해서 이주영 의원외 25명의 여.야의원들이 올해 3월 3일 '납세자소송법(안)'을 의원발의한 상태이다.

현행법의 틀에 최대한 맞춰 제기한 납세자 소송마저 각하당하였다면, 이제 납세자들이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은 납세자 소송법을 입법화하는 길밖에 없다. 우리는 국회가 현재 발의된 납세자 소송법(안)을 조속히 심의하여, 납세자 소송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만이 납세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예산낭비를 근절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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