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3-27   801

F-X 1단계 평가결과 조작의혹 제기

시민단체, F-X사업 2단계 평가강행 저지 천명

국방부는 오늘(27일) 차기전투기 도입(F-X)사업의 1단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오후 1시 국방부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최동진 국방부 획득실장은 “종합평가결과 F-15K(미국 보잉사)와 라팔(프랑스 다소)의 오차범위가 3% 이내로 나왔다. 따라서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2단계 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오늘 발표한 1단계 평가결과가 3%이내라는 것은 의혹투성이이다. 특히, 군운용적합성 분야에서 F-15K가 라팔보다 3% 앞선다는 일부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18.13%의 가중치가 적용되는 군운용적합성 항목에서 3%이상 높게 나온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평가결과이다.

마비된 국방부

F-15K 내정 발표난 날, 국방부 사이트의 ‘열린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쏟아지는 항의글로 마비되고 말았다. 사이트 상단에 ‘국민과 함께하는 국군’이라는 표어가 무색하다.

일부 언론에서 이 부문의 세부항목으로 상호운용성과 전력화시기를 들고 있고, 이 부문이 특히 라팔보다 F15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상호운용성은 사업추진 초기 이미 각 업체로부터 서약을 받았을 뿐 만 아니라 큰 변별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력화 시기”항목은 1단계 평가기준에 없었고 업체와의 협상내용도 아니었다. 이는 국방부가 새로 도입한 요소로 평가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오후 2시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X사업을 둘러싼 의혹 규명 없이 국방부가 2단계 평가로 들어가는 것은 국정말기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김혜정 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이 사업에 대해 한 점의 의혹 없이 1단계 평가내용을 공개하고, 현재 진행하려는 2단계 평가를 중지해야 하며, 반드시 민관합동진상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무엇보다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국가 차원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단계 평가결과에 대한 의혹의 근거로 국방부의 외압을 제기한 조주형 대령의 2차 육성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F-X시험평가단 부단장이었던 조주형 대령은 육성고백을 통해 “애초 가격이 낮은 F-15K에 유리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 가격부문에 가중치를 두었던 국방부는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라팔이 41억 달러로 F-15K(45억 달러)보다 낮게 나오자 당황했다. 이에 국방부는 군운용적합성 항목에서 F-15K와 라팔 사이를 2% 벌려 놓으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후 국방부의 압력을 받은 공군시험평가단은 데이터를 조작해 오늘과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국방부가 내세우는 평가결과의 근거는 공군시험평가단의 실제 데이터에 의해 조작 가능한 명목상의 데이터일 뿐이다. 실제 데이터대로라면 3%의 오차범위라는 결과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이 사업의 평가과정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군운용적합성 평가의 책임자이자 핵심적인 인물 김 대령과 조 대령이 각각 기무사에 감금된 상태에서 국방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오히려 이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기종결정을 강행하려고만 든다”고 국방부를 비판했다.

안병희 변호사(조대령 변호인단)는 “지금 기무사에 감금돼 있는 조 대령은 F-15K를 일컬어 ‘공군의 무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 대령은 앞으로 2008년부터 약 2045년까지 우리나라 주력사용기로 써야 하는 전투기로 F-15K를 선정하는 것은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F-15K는 70년대 아날로그 기종으로 만들어져 80년대 디지털로 전환되었지만 기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미국에서조차 단종된 그야말로 “구세대 전투기”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무기도입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번 공개입찰방식은 두 단계로 이뤄졌는데, 그 1단계 평가결과 경쟁 기종간 점수차 오차범위가 3% 이내일 경우 한미동맹관계 등 정책적인 요소에 따라 기종을 결정하는 2단계로 넘어가는 것. 그럴 경우 미국의 F-15K전투기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의 관측이다.

현재 국방부 열린게시판은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이 폭주해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 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국방부를 규탄하고, 국가이익을 위한 올바른 기종결정, F-15K 반대, 납세자의 알 권리를 주장하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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