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21-03-11   2019

미얀마 투자 관련 포스코 입장문에 대한 반박

지난 3월 10일 포스코는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인권단체 기자회견(3/3)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미얀마 호텔 사업 부지는 미얀마 정부 소유 토지로 임대료는 미얀마 예산법 2조에 의거해 미얀마 재무부가 국가재정으로 관리하고 있어 군부가 자의적으로 유용할 수 없고”, 포스코 강판이 MEHL과의 합작 관계 때문에 불법 자금을 지원하는 일도 전혀 없으며, 미얀마 포스코도 2017년 실적 배당 이후 배당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포스코의 주장에 대하여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 모임은 다음과 같이 반박합니다.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호텔 사업에 대하여

  • 첫째, 포스코가 말하는 호텔 부지는 엄밀히 말해 미얀마 군부의 소유이고, 임차료는 일차적으로 미얀마 군부의 계좌로 입금된다. 또한 포스코가 군부 산하의 병참장군실(The Quartermaster General Office)과 맺은 본 계약은 건설-운영-양도(Build-Operate-Transfer) 사업으로서 50년이 지나면 호텔 건물의 소유권은 군부에 양도되며 이는 군부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다. 유엔 진상조사단도 이를 언급한 바 있다. 
  • 둘째, 포스코의 주장대로 예산법 2조에 따라 군부는 관련 임대료를 연방 예산으로 산입시켜야 하지만, 미얀마 헌법에 의해 의회와 외부의 감사도 받지 않는다. 미얀마 군부는 자치권을 갖고 있으며 민간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미얀마 헌법 제1장 제20a조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 관련 업무에 대해 독립적으로 처리할 권리를 갖는다. 국방부는 군부의 통제하에 있고 국방장관은 군총사령관이 임명한다. 연방감사일반법(Union Auditor General Law) 제39절에 따라 국방부는 감사로부터 면제된다. 국방부 예산에 대해 의회는 감사할 수 없다. JUSTICE FOR MYANMAR에 따르면 국방부의 예산 자료에 토지 임대수익 항목 자체가 없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셋째, 호텔 부지 임대료가 연방 예산으로 편입되어 군부가 자의적으로 유용할 수 없다는 포스코의 주장이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유효한지 의문이다. 미얀마 정부를 장악한 군부는 호텔 부지 임대료를 자의적으로 유용할 수 있게 되었다. 포스코가 임대료 지급을 당장 중단해야 할 이유다. 포스코와 동일하게 군부와 건설-운영-양도 계약으로 사업 관계를 유지해 온 싱가포르의 Emerging Towns & Cities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싱가포르 주식거래소가 결정한 제재 조치(regulatory action)에 따라 해당 계약에 따른 임대료 지급을 독립전문가와 재검토하기로 하고, 그동안 회사는 주식거래소에 자발적으로 주식 상장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스코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혹은 취할 계획인지 공개해야 한다.  

포스코 강판의 MEHL과의 합작에 대하여

  • 포스코 강판은 입장문에서 2017년 배당금을 MEHL에 지급했다고 시인했다. 2017년은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 소수민족을 집단학살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 집단학살을 주도한 일선 부대는 MEHL의 주주로서 배당금을 받아왔다.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포스코 강판이 지급한 배당금은 로힝야 집단학살 및 심각한 인권침해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 포스코 강판은 MEHL이 소유, 운영하는 경제특구에 회사를 두고 있다. 포스코 강판은 회사부지 임대사용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주식의 30%를 MEHL에 양도하고 매년 배당금을 주기로 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포스코 강판은 현재 수익이 나지 않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만약 2021년부터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배당금을 지급할 것인가? 그동안 포스코 강판의 태도를 고려할 때, MEHL과의 사업 관계를 확실히 청산하지 않고서는 배당금 지급 여부에 대한 포스코 강판의 입장을 신뢰하기 어렵다. 
  • MEHL은 군부가 설립한 회사로 군 총사령관이 총수이며 군이 장악, 통제하고 있는 회사이다. 포스코 강판은 최근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을 학살하고 있는 군부가 운영하는 MEHL과의 사업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로 시민들을 학살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는 군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듯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실시한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의 위상에 걸맞는 조치가 필요하다. 겨우 MEHL로부터 이미 지급한 배당금이 인권침해에 쓰이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기업 기린은 독립전문가의 인권 실사를 통해 국제인권기준에 따른 조치를 취하고 MEHL과의 사업 관계를 청산했다. 미얀마 군경의 폭력 진압에 무고한 미얀마 시민들이 스러지고 있다. 포스코 강판이 미얀마 군부의 이익에 복무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일본의 기린 처럼 MEHL과의 사업관계를 청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포스코 강판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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