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미분류 2003-05-28   2272

[지구촌 시민사회와 이슈 53호] 노예와 다름없는 아이들 : 아동매매와 성착취

안녕하세요? 국제연대위원회입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아동인권시리즈로 전세계 해맑은 아이들의 눈동자를 어디에서나 부끄럼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부끄러운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아동매매와 성착취의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팔려 가는 아이들

아동노동금지를 위한 지구행진(Global March Against Child Labour)가 인용한 2001년 미국무성의 인신매매 보고서에 따르면, 적어도 7십만명에서 2백만명,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매년 국제적으로 매매된다고 밝혔습니다. 2002년 유엔이 개최한 아동회의에서도 전세계에서 매년 18세 이하 아동 70만명이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인신매매란 착취를 목적으로 폭력과 강요, 사기 등의 수단으로 사람을 모집, 운송, 양도하는 행위로, 이러한 불법적 수단의 성립과 피해자의 동의가 없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현대판 노예와 다름없는 아동 인신매매는 대다수의 경우가 전반적으로 싸고 순종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거나 성매매 사업에 이용하기 위함입니다. 더욱이 이와 같은 일들은 매우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전세계적으로 그 피해의 폭은 매우 심각한 수준일 것입니다.

가장 기초적인 인권을 빼앗긴 아동들은 위협과 폭력에 시달리며 노동착취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들판에서, 매춘소굴에서 강제노동을 당하게 됩니다. 심지어 7세의 아동까지 HIV 바이러스감염과 성병 등 각종 질병에도 노출되어 있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는 섹스산업에서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나 성착취로 아동인권의 침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지구의 남반구 대륙인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이며, 각각의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피해자인 아동이 일생동안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신체적 후유증을 겪게 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아동매매가 매우 ‘성행’하고 있는 실정인데, 특히 분쟁속에서 발생한 난민아동들과 고아들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으며, 가난한 삶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을 팔아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유니세프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서 아동인력의 주요 공급국은 토고, 베냉, 부르키나파소, 말리 등이며 이곳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은 유럽을 비롯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로 팔려나간다고 밝혔습니다. 소말리아의 경우 밀수업자들은 수도 모가디슈로부터 매월 250명 이상의 어린이들 수천명이 유럽으로 ‘밀수출’하며 이미 밀매된 어린이들은 카메룬, 기니 등을 거쳐 코트디부아르, 가봉,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힘든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라틴 아메리카는 적어도 2백만명 이상의 아동들이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이곳에서도 최근 태국, 스리랑카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에서의 단속강화로 섹스관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의 경우 적어도 백만명 이상의 아동들이 성착취를 당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로는 인도, 태국, 대만, 필리핀과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메콩강 이남지역에서 아동매매와 성착취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성매매를 위하여 태국으로 인신매매되는 여성과 아이들 중 가장 많은 수는 버마이며, 중국과 라오스가 그 다음이었습니다. 한 시민단체의 1996년 조사에서는 버마, 라오스, 캄보디아 지역으로부터 태국으로 200,000명의 아동들이 매매된 것으로 드러났고, 4,000명의 태국 소년들이 말레이시아로 팔려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버마의 경우 대략 10,000명의 버마인들이 해마다 태국으로 매매되고 있고, 태국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성중 60%가 18세 이하의 아동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유입된 아동들은 태국내에서 팔려 갈 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북미 지역으로 ‘밀수출’되기도 합니다.

노동과 착취의 나날들

코코아의 세계적 산지인 서아프리카지역에서는 초콜릿 공장에서 난민이나 고아들이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하루 10여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초콜릿생산은 일손이 많이 가는 특성상 어린이까지 생산에 동원되게 되는데, 이 중에는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돼 농장주들에게 헐값에 팔리거나,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부모가 팔아 넘긴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팔려간 아이들은 2-3세의 유아를 포함하여 대부분 10대들인데, 이들은 유럽에서 복지혜택을 위한 사기에 이용당하기도 하고, 매춘과 노동에 상당수가 이용당하며, 국제 범죄조직의 손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매매된 아동들은 힘든 노동과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대부분 전쟁 고아나 아프간 난민 어린이들을 데려다가 노동을 시키는 카펫·신발·의류 공장들에서는 대부분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해 밤 10시가 돼야 끝나는 작업장에 5~6세에서 17세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모가 있는 경우, 한 달 임금 2~3만원 정도를 주지만, 고아들에게는 숙식이 노동력 대가의 전부이며 하루 두 끼의 보잘것없는 식사가 제공될 뿐입니다.

태국은 인접한 버마,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중국 등지에서 분쟁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난민들이 상당수 있으며, 빈곤을 탈출하고자 넘어온 아동들이 많아 성매매와 건설노동, 공장노동을 위하여 아동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998년의 조사에 의하면, 태국에서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54%가 북부출신이며, 28%가 북동부, 9%가 중앙지역입니다. 한국에서도 신혼관광지로 잘 알려진 파타야에서는 20,000명의 성매매인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범죄조직망에 의해, 혹은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고향으로부터 온 수백명의 아동들이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의 경우 전체 매춘여성들의 35%가 18세 이하 미성년자들이며, 이중에서도 15세 이하의 아동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베트남 여성들로 메콩강 하류에서 굶주림을 피해 강을 따라 캄보디아로 온 아동들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아동인신매매나 매춘에 대해서는 총살형까지 시키고 있으나 업주와 공무원간의 담합 등으로 아동매춘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매매, 성착취의 극악무도한 형태는 난민아동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무력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생하는 강간 등 성범죄 뿐만 아니라 난민촌에서 벌어지는 성폭행이 우리를 더욱 아연질색케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국제기구 및 구호단체 단원들이 구호물품을 미끼로 난민 소녀들의 성을 착취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입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서 유엔 및 비정부기구 등 40개 기구의 현지 직원 약 70명이 생필품 공급의 대가로 13~18세 어린이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당시 조사에서는, "한 구호단체 요원이 나를 임신시킨 뒤 날 버리고 갔어요.", "아저씨들이랑 하룻밤 같이 자면 기름, 밀가루, 비누 등을 받았어요." 등 충격적인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닌 희망의 내일을

2002년 유엔은 아동권리에 대한 특별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180여개국에서 참가한 이 회의에서 제출된 ‘세상을 아동에게 맞추기'(A World Fit for Children)는 세계 아동을 위한, 그리고 아동과 함께할 21개의 목표와 의제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1990년 아동에 관한 세계정상회의의 결의와 밀레니엄 발전목표를 구현하고 아동에 관한 권리조약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네가지입니다.

▲ 건강한 ˜

양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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