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14-01-10   3371

[기자회견]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진압 사태에 한국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

캄보디아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진압 사태에 한국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4년 1월 9일(금) 오전 10시 광화문 외교부 앞

20140110_기자회견_캄보디아사태유혈진압한국정부기업 규탄기자회견

지난 1월 3일 캄보디아 정부는 한 달 째 지속되고 있는 의류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시위에 대해 무장 경찰과 공수여단을 동원해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지 단체들에 따르면 바로 전 2일 프놈펜 프루센체이에 있는 한국 의류 업체인 “약진통상” 앞에서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을 때 인근에 있는 공수여단이 긴급하게 투입되어 시위가 격화되었고, 군대는 쇠파이프, 칼, AK-47 소총, 새총, 곤봉 등을 사용하여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하였습니다. 또한 진압 과정에서 약진 통상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활동가를 포함하여 10명의 노동자 및 승려들이 심각하게 부상을 입은 채 연행되었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들은 지난 12월 24일부터 최저임금 두 배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습니다. 현재 최저임금 월급 80달러, 그리고 정부가 제시한 90달러/100달러 역시 노동자들이 기초적인 생활을 지속하는 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노동자들의 요구인 최저임금 160달러는 2013년 11월~12월 캄보디아 정부가 발주한 <노동자문위원회실태조사작업반>이 권고한 내용 (최저임금을 157~177달러로 인상해야 한다)에 부합하는, 근거 있는 요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개 한국기업을 포함하여 다국적 의류산업 사용자들로 구성된 단체인 캄보디아 의류생산자 협회(Garment Manufacturers Association in Cambodia, GMAC)는 노동자들과 성실하게 교섭하기는커녕 정부에 파업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캄보디아에서 철수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기여하였습니다. 또한 기물파손과 조업차질을 이유로 노조측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캄보디아 정부 관계 당국에 한국 업체 보호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러한 요청이 있은 뒤로 군대가 투입되는 초유의 인권탄압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미 해외언론은 한국정부와 업체가 이 사태에 개입했다고 보도하기 시작하였고, 국제공동조사단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진상조사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국제노동기준과 캄보디아 국내법에 보장된 파업권을 행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총을 들이대며 목숨을 위협하는 캄보디아 정부와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으며, 한국 대사관과 기업의 요청으로 군부대가 투입되어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한국정부와 기업들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에 한국시민노동사회단체들은 지난 1월 6일(월)에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다가오는 1월 10일(금)에는 세계 각국(홍콩, 영국, 필리핀, 터키, 태국 등)에서 캄보디아 유혈진압사태를 규탄하는 연대 행동의 날이 열릴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도 한국기업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 후에 외교부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외교부의 거절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문]

 한국 정부와 기업에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 진압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지난 1월 2일과 3일에 걸쳐 캄보디아 경찰과 군대는 최저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실탄 사격을 포함한 무차별 폭력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3명의 노동자와 시민이 부상당하는 유혈진압을 자행하였다. 그리고 이 유혈진압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밀접히 관련된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인권․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 대한민국 외교부 앞에 그 책임을 묻기 위해 섰다.

 

생존을 위해 최저인금을 인상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군대가 동원되어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실을 두고 국제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캄보디아 정부를 규탄하는 국제공동행동이 개최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 대사관과 의류·봉제 업체들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3년 12월 24일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자, 한국 대사관은 12월 27일에 캄보디아 고위 당국자들에게 파업사태를 해결할 것을 요청 하였고, 12월 30일에는 캄보디아 내무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당국에 업체 안전 보호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하였다.

 

이러한 요청이 있자마자, 2014년 1월 2일 캄보디아 진출 현지 한국업체인 약진통상 앞에서는 AK-47소총으로 무장한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시위대를 폭행하고 15명을 연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군대가 동원되어 무차별 폭력진압이 자행되자 노동자들은 타이어를 불태우고 도로를 점거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고, 1월 3일 오전에 캄보디아 군대는 급기야 실탄을 발사하여 5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약진통상 측에서 경찰이 안전보호 요청에도 잘 오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인근 공수여단에 연락하여 군대 투입을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황이다. 1월 2일 시위는 노동자와 시민, 심지어는 많은 승려들이 함께한 평화적인 시위였음에도 한국 대사관과 한국 기업의 요청에 의해 군대가 동원되는 초유의 인권 탄압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대사관은 페이스북 공식페이지를 통해 ‘캄보디아 정부가 이번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글을 자랑스레 올렸다. 대사관과 한국업체의 요청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면 자중하고 유감을 표해도 모자랄 판에, 인명의 희생은 안중에도 없는 글을 OECD회원국이자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인 국가의 대사관에서 발표하게 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시위에 군부대가 투입되었다는 의미 자체를 대한민국의 대사관은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시민들이 댓글로 격렬히 반발하자 그 글은 1월 8일에 삭제되었다.

 

한국 의류·봉제 업체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유혈진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세계 각지에서 들리는 가운데 한국기업이 속한 캄보디아 의류 생산자 협의회는 경찰의 발포는 정당했다며 당국의 진압을 옹호했다. 이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현지 한국 의류봉제업체들은 주동하여 캄보디아 의류 생산자 협의회로 하여금 파업으로 인한 기물파손과 조업 차질을 이유로 노조집행부를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소송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한국의 저열하고 부끄러운 노동탄압 방식을 캄보디아에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에 묻고 싶다. 인명보다 더한 가치가 있는가? 그 흔한 유감표명 하나 없이 한국 대사관과 현지 한국기업들이 노동자들의 주검 앞에서 손해배상을 거론하고, 신속한 조치였다고 자랑을 하는 게 정상적인 정부와 기업의 태도라 생각하는가?

 

이번 사태를 한 업체 관계자 혹은 한 대사관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비켜가기엔 이미 사태는 엄중해졌다. 해외언론이 한국정부와 업체가 이 사태에 개입했다고 보도하기 시작하였고, 국제공동조사단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진상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참담한 심정으로 하루속히 사태의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한국 대사관과 기업의 요청으로 군부대가 투입되어 희생자가 발생한 것 에 대해 사과하라!

하나, 정부와 기업은 손해배상소송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정부는 캄보디아 대사관과 기업들이 인권을 존중하고 국제기준을 준수해야함을 인식시키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

 

 2014년 1월 10일

해외한국기업감시[(KTNC WATCH): 공익법센터 어필/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국제민주연대/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사회진보연대/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좋은기업센터/환경운동연합]/경계를넘어/다산인권센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국제연대위원회/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삼성노동인권지킴이/서울인권영화제/ODA Watch/이주민방송MWTV/인권운동사랑방/인천인권영화제/유엔인권정책센터/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참여연대/청년좌파(준)/최저임금1만원위원회/평화캠프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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