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미분류 2003-01-01   810

[지구촌 시민사회와 이슈 32호] 2002년을 되돌아 보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국제연대위원회에서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 한해 마음도 몸도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한해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우연히도 뉴스레터가 나가는 수요일에 크리스마스와 1월 1일이 같이 있네요. 매주 꾸준히 인사드린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변치 않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군사주의로 얼룩진 한해

미국은 군사주의 노선을 강화하면서, 대량살상무기에 대비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포함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하였고, 엄청난 액수의 국방비를 증액하였으며, 미사일방어체제(Missile Defense)를 조기배치한다고 합니다. 이미 작년부터 알래스카에는 미사일방어체제를 위한 기지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소위 ‘악의 축’을 제거하기 위해 이라크를 목죄어 오고 있습니다. 언론에 의하면 1월말경 유엔 무기사찰단의 보고서가 완료되는 데로 이라크공격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다시금 무고한 희생이 벌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살육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폭탄테러의 악순환은 계속되었구요. 작년 폭탄테러방지와 팔레스타인과 이집트간의 무기밀매를 막는다는 구실로 방어벽을 쌓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위해 라파난민촌이 무참히 파괴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200여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한밤에 자행되는 이스라엘군인의 무차별 사격으로 이 지역의 병원에서는 2년간 2,200명의 총상환자를 수술했으며, 200여명이 사망하였습니다. 팔레스타인지역인 라말라지역의 봉쇄로 인하여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이스라엘 지역에 일용노동을 하러 가는 팔레스타인들은 엄격한 출입제한과 검문으로 출퇴근만 12시간에 걸리고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2월 18일 방송된 KBS 수요기획 2002년 팔레스타인 보고서 참조). 국제사면위원회에 의하면 2000년 9월에 발생한 가자지구와 서안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항하여 발생하였던 민중봉기(intifada)가 시작된 후 2년간 250명의 팔레스타인 아동과 72명의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들이 이스라엘 탱크에 던지는 돌팔매질을 멈추고 맘껏 뛰어 놀며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은 언제나 올런지…

‘테러와의 전쟁’ 국면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국정원은 테러를 방지한다는 속임수로 테러방지법을 재정하려고 하여 작년 초까지 이에 대한 반대운동이 활발하였던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국가인권위에서도 인권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며, 기존의 법률체계에서도 충분히 테러에 대응할 수 있다고 권고한바 있었습니다.

연대와 내일을 다짐하는 기억들

1월에는 세계사회포럼이 열려 반세계화 행동을 위한 강력한 국제연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은 두 번의 성공적인 개최에 힘입어 올해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특히 지역별 사회포럼이 먼저 열려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을 지구촌 시민사회가 논의하고 함께 하는 과정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인권보호와 전쟁범죄에 대한 매우 획기적인 제도적 장치인 국제형사재판소 로마협약 발효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상설 전쟁범죄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에 관한 조약인 로마조약이 60개국의 비준을 받아 작년 7월 1일 공식 출범하였습니다(2002년 11월 28일 현재 84개국 비준).

이에 대해 미국은 자국민에 대한 `면책권’을 로마조약 협의과정에서부터 요구하면서 아직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고, 더욱이 비준국들과의 개별협상을 통하여 미군의 ‘면책특권’을 요구하는 작태를 보였습니다. 로마조약에 서명국인 한국도 작년 11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조약 비준동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홈페이지 참조)

8월에 열렸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 : WSSD, 리우+10)는 본회의는 말잔치로만 끝났지만, 한국 민간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은 국제연대의 인식을 제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02년 3월 44개단체로 이루어진 ‘리우+10 한국민간위’를 구성해 지속가능발전정상회담을 준비해 왔는데, 한국 민간위원회의 정력적인 활동은 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환경연합의 경우 새만금 갯벌 살리기 서명운동 및 행진을 하였고, 환경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부시의 일방주의에 대한 규탄 시위 STOP! BUSH 집회 및 WSSD is DEAD라는 캠페인을 벌여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녹색연합의 경우 ‘해외 미군기지의 환경문제와 인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과 아울러 미군관련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여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압사사건과 2000년에 발생한 한강독극물 방류사건 등의 사례를 들어 미군기지 문제의 심각성과 불평등한 소파협정으로 인해 문제 해결이 어려움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환경연합 환경정보/국제연대자료 참조)

12월 방콕에서는 아시아 시민사회포럼(ACSF 2002)이 개최되었습니다. 유엔 협의자격 시민사회단체 협의회(CONGO : Conference of Nongovernmental Organizations)의 주최로 33개국 이상에서 2백여 개의 민간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는 유엔이 밀레니엄 총회에서 설정한 밀레니엄 발전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유엔의 개혁과 강화, 유엔과 시민사회단체들간의 파트너쉽 강화를 위한 모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아시아 시민사회포럼은 전지구적 이슈들에 대하여 아시아지역의 공동대응과 유엔과 시민사회단체의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고자하는 첫 번째 지역포럼으로서 향후 유엔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위상강화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모임이었습니다. 결의문을 통해 포럼 참가자들은 아시아 각국 정부들에 △ 핵심적인 국제인권조약의 비준과 그에 따른 책임의 증진, △ 아시아지역에서 확장일로에 있는 군사주의를 후퇴시키고, 군사기지 주변에서의 인권과 환경의 보호를 보장할 것, △ 아시아 지역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국가보안법과 반테러 법령 및 정책의 개폐 등을 촉구하였습니다.

한편, 유엔은 작년에 리우+10회의 이외에도 개발을 위한 재정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nancing for Development, 몬트레이, 멕시코, 3월), 고령화회의(Second World Assembly on Ageing, 마드리드, 4월), 유엔 아동총회(General Assembly Special Session on Children, 뉴욕, 5월), 세계 식량정상회의+5(World Food Summit: five years later, 로마, 6월) 등이 개최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정보사회에 대한 세계정상회의(The World Summit on the Information Society: WSIS, 제네바, 12월)가 예정되어 있고, 이에 대한 아시아 지역 회의는 1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일본 준비홈페이지). 20세기가 산업사회라면 21세기는 정보사회라는 관점에서 정보, 통신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들에 대한 성찰을 시도합니다.

이렇듯 2002년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도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핵문제가 미궁에 빠져있는 상황하에서 원래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수로 건설완공 시점이 올해까지였고, 미사일 발사유예기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레터는 이미 작년에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올해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경고한 바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북한과 미국이 싸우면, 우리가 나서서 막을 것”이라고 했습니다(정몽준씨에 의해 유명해진 말이죠). 어떠한 점에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참여연대의 정책검증에 의하면 평화와 안보분야에서 명확한 답변보다는 애매모하나 답변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노무현대통령당선자 정책보기

또한 올해 3월부터는 도하개발의제(Doha Development Agenda)의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됩니다. 쌀시장 개방을 포함한 농업부문과 스크린쿼터를 포함한 서비스분야의 개방에 관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주목됩니다. 어느 해 보다도 모두의 지혜를 모은 슬기롭고,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때입니다. 시민사회의 어깨가 무거운 한해입니다.

양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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