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06-02-06   621

버마 난민 인정 심사 과정의 문제점과 원고 9인의 약력

“난민인정 심사 과정, 무엇이 문제인가!”

1. 모두 함께 조사를 받다

난민인정 신청서를 접수한 지 얼마후 출입국관리소는 친구들을 모두 함께 불러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회의실같은 넓은 공간에서 단체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모두가 나란히 앉아있는 상태에서 한 사람에게 질문하고, 또 다음 사람에게 질문하는 식이었지요. 타국으로 떠나와 민주화운동이라는 깃발아래 모인 친구들이었지만, 당시로서는 버마에서의 서로의 행적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버마 군부에서 나왔거나 이후에 결탁한 비밀 경찰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강했구요. 꼭 그 이유가 아니라도 타국에 와 난민신청을 한 사람으로서는 개인적인 신상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할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거나 돌려서 말할수밖에 없었던 친구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2. 제대로 된 통역을 제공받지 못하다

조사 당시 출입국관리소가 통역으로 내세운 사람은 버마출신 이주노동자로 정치적인 문제나 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을 뿐더러, 그런 내용까지 통역할 수 있는 한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친구들의 난민신청 사유는 민주화운동과 그에 따른 정치적 박해위협이 핵심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은 대단히 불리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통역자는 비자 문제로 미얀마대사관을 자주 드나들며 군사정부에 우호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신청인들의 진술내용을 적절하고 충분하게 전달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문에 몇몇 친구들이 통역을 거부하였지만 조사는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조사가 있을때면 신청인 중 한국어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이가 나서서 통역을 진행하였습니다.

3. 고압적인 조사관의 태도와 형식적인 조사내용

조사시 조사관들은 반말과 부정적 언사를 사용하며 신청인들에게 단순히 불법체류를 연장하려는 불순한 목적이 아니냐는 등 모욕적 발언을 하였을 뿐 아니라 매번 조사시 앞서의 진술내용, 현 거주지, 직장 등을 되묻는 형식적인 질문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4. 최근 2년 간은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음

첫 조사 후에는 간간이 개별적으로, 그러나 매우 형식적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2000년과 2001년에는 서너달에 한번씩 출입국관리소에 불려가 거주지, 직장, 버마에서의 행적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마저도 2002년에는 6개월에 한번으로 줄어들더니 2003년부터 2005년 최종결정이 있기까지 무려 2년여간 전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밖에 신청인들의 정치적 활동 내용을 증빙할 수 있는 문서나 사진 등의 자료도 전혀 요구된 바 없습니다.

5. 버마의 현실이 고려되지 않음

1988 민주화항쟁 이후 버마 국내에는 수천명의 학생 및 시민이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있습니다. ILO(국제노동기구) 자료에 의하면 버마 군부는 2003년, ILO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시민을 재판에 회부, 사형을 언도하였습니다. 또한 2003년 5월에는 평화적 집회를 습격,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고 아웅산수치 여사를 비롯 NLD 주요 인사를 불법감금한 디페인 학살사건을 저질렀습니다. 현재 버마는 모든 정치적 집회와 발언이 차단될 뿐 아니라 강제노동과 소년병 징집, 소수민족 억압 등 인권탄압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 원고 9명의 약력은 첨부화일 참고

국제연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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