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소식] NGO 긴급구호 자금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NGO 긴급구호 자금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이하 해원협)가 주최한 아이티 긴급구호 포럼이 12월 1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렸다. 많은 NGO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포럼은 1년 동안의 아이티 긴급구호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됐다.


이번 아이티 긴급구호는 역사상 의미가 크다. 정부의 긴급구호금액인 1200만 달러보다 민간단체의 긴급구호금액이 3200만 달러로 훨씬 컸던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민간단체에서 뜨거운 관심을 가진 사안인 만큼 효율적, 효과적으로 기금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포럼은 ‘준비 없이 현장에 뛰어들었던 지난 실수를 반성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해원협의 이경신 팀장은 한국 NGO의 과제에 대해 “모금을 많이 하는 NGO일수록 사업에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선한의도가 꼭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즉 각 단체의 선한의도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선 월드비전 과장도 비슷하게 지적했다. “준비되지 않은 인력들이 많이 들어와서 어려움이 컸다. 구호활동에 전혀 경험없는 의사나 구호단체 직원이 자기들의 경험쌓기로 이용했다. ”고 인력배치에서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미 효율적인 아이티 재건사업 추진을 위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단체도 있다. 한마음운동본부이다. 이 단체는 로마카토릭 단체인 카리타스와 협력한다. 월드비전처럼 세계적으로 조직을 갖추고 있어 재해가 발생하면 그 국가에 원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대민 차장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작은단체와 큰 단체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단체 깃발을 아이티에 꽂는 것보다 후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주로 학교재건사업에 모금액을 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차장의 얘기는 모든 돈이 효율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자기 단체의 위치와 규모를 알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돈을 어떻게 모으는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학교, 집, 끼니해결 중에 선택해서 전문화하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으로 외교통상부와 협력하여 교회재건 사업을 한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의 김종성 목사는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사립학교를 둔 교회를 우선 재건하여 학교도 동시에 살리는 길을 택했다.


이 밖에 서울역 노숙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유정옥 시설장은 “단체마다 돈은 잔뜩 쌓여 있는데 어떻게 몰라 쩔쩔매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뼈아픈 지적을 했다.  “아이티에는 먹을 물 없고 팬티 안 입은 아이들이 많은데 물건을 쌓아놓고 못 나눠주고 있으니 전문적으로 나눠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이 현장에 뛰어들길 제안했다.


토론을 맡은 연세대학교 이명근 교수는 한국 NGO가 효율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진단의 부재로 설명했다. “재난 지역은 일단 진단을 먼저 해야 한다. 그들의 필요가 뭔가를 뚜렷이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 방면의 전문가나 대학교수와 같이 활동하는 것이 옳다.”고 산학협동같이 NGO와 대학교수와의 연계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집을 지으려면 건축전공한 기업의 직원이나 건축학 교수와 함께 아이티로 가서 자문을 구하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한국 NGO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동시에 ‘목표와 목적을 분명히 정하라’는 조언도 했다. 교육, 집, 밥 중에서 어떤 것을 목표로 할 것이고 목표성취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스스로 기준을 정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의와 응답 시간에는 효율적인 자금 운영이 안 되는 이유는 NGO간의 경쟁강화로 인해서 자금을 중복되게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월드비전 관계자는 “돈은 협의체를 통해 공동으로 모금하고 각각의 NGO로 배분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효율적 배분의 기준은 수혜자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포럼은 국내의 유명한 해외원조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뜻 깊은 자리가 됐다. 그러나 각 단체가 하는 일이 두루뭉술하고 비슷해서 특화된 자기분야가 없었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여러 단체의 지원이 중복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좀 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조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원조단체는 모금+전달의 역할이 핵심인데 모금에만 열을 올린 반면 전달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포럼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혜자가 기금의 혜택을 받은 후 얼마나 달라졌는지’인데 그것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많아질수록 단점이 점차 보완될 수 있는 기회도 많아 질것이라 생각한다.


글: 장유진 국제연대위원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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