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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원조ODA
  • 2008.09.12
  • 666
  • 첨부 3

ODA 월례토크, 지구촌포럼 참관기

김중훈_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자원활동가

9월 8일 월요일 저녁, 경실련 대강당에서 제13회 ODA 월례토크와 지구촌포럼이 합동으로 열렸다. 경실련 국제위원회의 ODA Watch는 그동안 12회에 걸쳐 국제개발협력 이슈에 관한 논의와 담론형성, 실천 전략을 모색하는 "ODA 월례토크"를 개최해왔고, 9월부터는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의 "지구촌 포럼"과 공동으로 12월까지 총 4회에 걸쳐 공동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그 첫 시간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찰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 : 경실련 ODA Watch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 그 현실과 한계

먼저 세 패널의 발제로 포럼이 시작되었다. 이성훈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본부장은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인권이 자주 유린되는 면을 지적하면서 "사업이 지역주민의 인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사료될 시 곧바로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보편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개발 자체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으로 답변을 대신한 이성훈 본부장은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권을 내세우는 데 있어서 공허한 측면이 있고, 개발은 맹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또한 5가지의 다양한 인권과 개발 패러다임을 소개했으며, 마지막으로 한국형 개발 모델을 거론하면서 양극화나 촛불시위 관련 문제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자유권의 실체부터 다시 돌아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발제에 나선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간사는 개도국 현장에서의 인권과 개발의 부조화 사례를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먼저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문제점으로 값싼 노동비 활용, 각종 경제 특혜 정책 향유, 노동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업 수행 등의 특성으로 인하여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각종 인권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기업들은 국제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제규범인 UN Global Compact에 대해 이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가치 때문에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이어진 기업의 개발과 인권 침해 사례에서는 대우 인터네셔널의 버마 가스개발, 필리핀 남부 통근철도사업, 그리고 포스코 인디아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기업의 책임과 올바른 대응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이혜영 BASPIA 대표가 발제에 나섰다. 한국형 개발에서는 결과론적 발전 사실과 더불어 인권을 무시하고 개발만을 강조해 온 과정적 측면에 대해서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이혜영 대표는 개발협력 활동이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를 즉각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은 아니며,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활동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인권 활동에 심한 제약을 가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 기본적 권리 이외에 경제 사회적 권리 확대 논란으로 인한 인권단체의 고민도 털어놓았다. BASPIA 또한 RBA(Human Rights-Based Approach)라는 개념을 한국 사회에 퍼뜨린 주역으로 ‘인권과 개발의 조화’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인권이라는 개념이 cross-cutting 이슈 또는 일시적 유행으로써 간주되기도 하는 점, RBA를 해외원조에만 국한시켜서 바라보는 경향 등 인권에 기반한 발전 실현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진 : 경실련 ODA Watch


인권에 대한 다양한 관심, 그리고 개발과의 조화를 위한 노력

발제가 끝나고 이어서 참가자들의 질문 및 토의가 진행되었다. 주로 인권과 관련하여 다양한 질문과 의견들이 쏟아졌는데, 인권을 측정 평가하기 위한 지표의 필요성을 언급한 질문에 대해서는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권이라는 개념이 광범위하다는 이유에서 그 측정이 매우 어렵고, 얼마만큼 어떤 수치가 나와야 인권이 향상되었는가 하는 것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또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인권의 보편성과 다문화 존중이라는 가치가 충돌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인권의 보편성은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라는 명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권이라는 개념이 각종 정치적 협상 과정에서 무기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발언도 있었다.

아동인권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문제 제기에 대해 포럼에 참가한 김인숙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부회장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의해 국가들이 아동인권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이 보고서를 모니터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이 인권을 자발적으로 준수할 수 있게 하는 적극적 혜택의 필요성도 논의되었는데 ISO(국제표준화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ISO지침인 ISO 26000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권향상을 위해 내 자신부터 돌아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인권이란 다수가 기본적인 존엄성을 보장받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소수의 희생이 필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성취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많은 노력을 통해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 어렵지만 꼭 필요한 길   
 
이번 지구촌포럼을 통해 우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에 대한 다양한 주체들의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여명의 학생과 활동가 등이 강당 자리를 꽉꽉 채우며 2시간 반 동안 뜨거운 토론을 나눈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인권이라는 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살갑지 않은 개념임을 알 수 있었다. 질문 및 토의 시간에 주로 인권과 관련하여 많은 질문과 이야기들이 나온 것만 봐도 그렇고, 필자 또한 이번 포럼을 통해 인권에 대한 좀 더 자세한 개념 정리와 구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수확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와 관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로까지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포럼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가 얼마나 어렵고 민감하며 복잡한 문제인지도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서로 간의 이익이 충돌할 수도 있고, 개발이냐 인권이냐의 고민에 빠질 수도 있으며, 인권을 준수한다는 게 생각보다 정말 힘든 일일 수도 있음을 들으면서 정말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 뜨거운 감자로 논의될 것임을 느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모든 해외개발사업 관련 기업, 국제개발협력 및 인권 관련 주체들의 끊임없는 성찰과 노력, 그리고 국민적 관심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권의 조화는 꼭 실현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만이 발전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삶을 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꼭 필요한 길이기 때문이다.  


사진 : 경실련 ODA Watch

* 이 글은 경실련 ODA Watch YP 3기 김지은 학생의 정리 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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