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KOICA 신임 이사장, 한국 ODA 신뢰 회복하는 개혁을 추진하라.

KOICA 신임 이사장, 한국 ODA 신뢰 회복하는 개혁을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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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이미경 전 의원이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최순실 인사’로 밝혀진 김인식 전 이사장의 사임 이후 약 7개월만이다. KOICA는 지난해 비선실세 개입으로 논란이 된 ‘코리아에이드(Korea Aid)’ 사업을 추진하고, 최근 해외사무소 성추행, 낙찰비리 등 조직 내부의 문제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기관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KOICA 이사장이자, 기관장의 오랜 공백기를 거쳐 조직의 수장으로 임명된 이미경 이사장은 현재 KOICA가 직면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원조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확립하는 개혁 조치에 나서야 한다. 

 

KOICA는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효과적인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은 준정부 기관이다. KOICA가 현재 처한 신뢰도 추락의 위기를 딛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무상원조 전담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은 신임 이사장에게 다음의 네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국제개발협력의 오용과 사적 수단화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정권 최순실 국정농단의 결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처참한 결과를 맞이했다. 개발협력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한 ‘코리아에이드’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대표로 나서는 수치를 겪었고, 미얀마 K-타운은 ODA가 사적 돈벌이에 사용될 수 있다는 깊은 인식을 우리 사회에 남겼다. 이미경 이사장은 KOICA가 수행하는 정부 ODA가 더 이상 정권 실세들에게 휘둘려 개도국 발전에 대한 기여가 아닌 정권의 사적 이익 추구에 활용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투명성과 책무성을 조직운영의 최고 가치로 삼아야 한다. 

2011년 개최된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부산 파트너십 4대 원칙’을 선정해 투명성과 책무성을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강조했다.  KOICA는 단순한 정보공개 수준을 넘어 국민들에게 중요한 정보와 정책 결정과정을 공개하고, ODA 사업의 성과와 교훈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나아가 KOICA는 투명성과 책무성(accountability)을 조직운영의 최고 가치로 삼는 원조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셋째, 조직 윤리성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 KOICA 내부에서 인턴, 현지사무소 직원의 성추행 문제와 이를 처리하는 과정상의 문제들이 드러났다. 매년 많은 수의 인턴, 직원을 해외로 파견하고 있는 기관에서 인력 관리와 징계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KOICA에 대해 내부 직원 뿐 아니라 국제개발협력 종사자 및 국민들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임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미경 이사장은 그동안 발생한 성추행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여성운동을 주도했던 이미경 이사장에게 특별히 기대하는 부분이다.      

 

넷째, KOICA 발전을 위해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 

KOICA는 조직의 비전으로 ‘개발협력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다. KOICA는 사업 플랫폼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 민관 소통의 플랫폼으로서 원조철학과 규범에 걸맞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단체, 학계와의 소통은 물론,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단체와 기업, 각 부처와 공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특히 소통 확대의 의미를 이해관계자의 사업 참여기회의 확대로만 국한하지 말고, KOICA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발전을 위한 제언과 애정어린 쓴 소리도 들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는 대화의 상대로 언제나 이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    

 

약 30여년의 역사 위에 서 있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현재는 원조철학의 부재와 심각하게 분절화된 체계라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또한 전문성을 제고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기관장으로 부임한 이미경 이사장에게 KOICA가 본연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성취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과감한 개혁의 정책을 전개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17. 11. 29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KoF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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