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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원조ODA
  • 2006.09.27
  • 1305
  • 첨부 1

지구촌ODA정책감시 뉴스레터 8호



현재 한국의 ODA 관련 제도는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부분에 대해 별도로 제정된 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해외 연수생 초청, 전문 인력 파견, 해외봉사단 파견, 개발 조사, 재난 구호, 기타 지원사업 등의 무상원조를 위해서 한국국제협력단법이 제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서 외교통상부 산하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설치되어 무상원조 사업을 진행한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차관지원 등의 유상원조를 위하여는 대외경제협력기금법에 따라서 재정경제부 산하에 대외경제협력기금이 설치되어 있고, 그 운영은 한국수출입은행에 위탁되어 있다.

대외원조 업무가 해당 부처와 수탁기관별로 진행되고, 그 사이에 업무조정이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수원국에 대한 무상원조와 유상원조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이원적인 대외원조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실질적인 업무협조를 통하여 유기적인 연계성을 높이거나, 단일법으로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를 통합하는 입법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국국제협력단법은 지원대상을 ‘개발도상국가’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범위를 외교통상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고,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역시 재정경제부장관이 정하는 ‘개도국’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들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와 ‘개도국’이 어느 범위까지를 지칭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대외원조의 지원대상을 특정하는 문제는 국제 협력과 나눔의 정신을 목적으로 하는 대외원조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일관된 기준에 따라서 당초 입법취지를 달성하게 하는 핵심이다. 또한 대외원조에 사용된 예산과 기금이 어떻게, 얼마나 쓰였는지를 확인할 만한 대외적인 감사 절차가 명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예산의 사용처와 사용내역이 오리무중에 빠져 버렸다. 대외원조의 예산 사용에 대한 감사와 이에 대한 대외적인 공표는 대외원조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예측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대외원조 관련 법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최근 대외원조 관련 법령을 정리하고자 하는 시도가 여기 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개별적인 입법 시도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외교통상부의 통합법안 : ‘국제개발협력법’

외교통상부는 2003년경 대외원조와 관련한 통합법안을 내 놓았다. ‘국제개발협력법’이라는 명칭의 이 법안은 지원 대상을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선정하는 원조 수원 대상에 포함된 지역 또는 국가로 특정하고, 개발협력정책위원회라는 단일기구를 설치하여 대외원조 정책을 결정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무상원조와 유상원조의 일관성과 보완성을 제고하기 위한 상호 노력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상원조는 외교통상부가, 유상원조는 재정경제부 장관이 각 관할하도록 하고, 각 해당 업무를 한국국제협력단과 한국수출입은행에 위탁하도록 하여 기본적인 사업 진행 구조는 현행 법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다. 더욱이 개발협력정책위원회를 외교통상부 산하에 두고, 개발협력을 위한 중기계획을 외교통상부장관이 수립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운영에 있어서 외교통상부를 우위에 두고 있어 업무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남겨 두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의 법안 역시 대외원조 사업의 외부적인 감사에 관하여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김부겸 의원의 통합법안 : ‘대외원조기본법’

‘대외원조기본법’이라 칭한 이 법안은 개발도상국을 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정한 개발원조대상국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무상원조와 유상원조의 시행 관련 사항을 별도의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각 업무의 분장에 관하여 유상원조는 재정경제부장관, 무상원조는 외교통상부장관, 지방자치단체 시행의 경우는 행정자치부장관이 관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외원조 관련 업무의 총괄을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 하에 대외원조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 위원을 임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고 있다. 이 법안은 사업의 평가에 관하여 규정을 두고 있는데 국무총리가 매년 대외원조사업의 추진 실적을 평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법안은 민간해외원조 단체의 지원 규정, 대외원조에 대한 국민 홍보 규정, 대외원조 관련 전문인력 양성 규정, 대외원조 통계 작성과 제공 규정과 같은 독특한 규정을 두고 있다.

김부겸 의원 법안은 단일 기구를 국무총리 소속 하에 둔 점, 사업 평가, 단체 지원, 홍보, 인력 양성, 통계 작성과 제공 등을 볼 때 현행 ODA 법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을 여러 가지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단일 기구의 설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경우에 따라서는 행정자치부까지)로 업무 주체가 분리되고, 국제협력단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업무 수탁을 받아 실제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단일기구를 설치한 의미를 심각하게 퇴색시키고 있다. 또한 사업 평가의 기준이 불명확하고 평가가 행정기관 내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을 남기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헌장 : ‘국제개발협력헌장’

통합법의 형태로 입법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법률이 아닌 헌장 수준의 선언으로 ODA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제개발협력헌장’이라는 일종의 정책선언을 채택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헌장은 범지구적 가치와 국익의 조화를 추구하는 목표를 내세우고, 중점지원분야와 우선순위를 정하여 지원 대상을 결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의 이러한 시도는 대외원조 사업에 관한 한 통합법 제정시 외교통상부가 주도권을 잡을 수밖에 없음을 고려하여 법률적 차원이 아닌 정책 선언 정도의 수준에서 자기 부처의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도 ODA의 기본 정신인 국제적 연대와 나눔의 정신보다는 국익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어서 ODA의 기본적인 정신을 담는 헌장으로서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평가된다.

정의용 의원의 ‘국제빈곤퇴치기금 설치안’

법률적 차원의 입법에서도 통합법 형태가 아니라 기존의 법률에 대한 일부 수정으로 ODA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시도도 등장하였다.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이 발의한 한국국제협력단법 개정안은 국제선 항공권 1장당 1000원의 기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국제빈곤퇴치기금을 설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기금은 ‘빈곤ㆍ질병퇴치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사용될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 법안은 국민이 직접 기여금을 출연하는 과정을 통해 ODA가 추구하는 국제 연대의식을 체험함으로써 ODA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재원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지원대상을 어느 범위로 할 것인지는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고, 기금의 적립, 사용에 관한 정보 공개와 사후적 감사에 관해서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국민의 관심을 유발하는 기여금이 항공요금을 조금 더 비싸게 하는 불편한 부담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명한 기금 집행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더 고민될 필요가 있다.

ODA 법제의 방향 : ODA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

ODA 관련 법안 자체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법안의 형식도 단일한 통합법의 형태이든, 무상과 유상원조을 별도로 규율하는 형태이든, 심지어는 단순한 헌장만으로도 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될 수 없다. 문제는 우리가 ODA를 왜 고민하고, ODA를 통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과 우리가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구체적인 입법의 형식과 개별 제도들의 내용들은 현실적이고 기술적인 수준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ODA의 존재이유와 그 목적에 대한 고민이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법안을 작성한 주체의 부처 이기주의를 반영함에 지나지 않는 기존의 몇몇 입법 시도들은 ODA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나마 외교통상부안이나 김부겸 의원 안은 타 부처의 반발로 인한 조정과정에서 입법안이 제안된 지 2~3년이 지나도록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의 입법 동향들을 보면서 향후 ODA 관련 법제의 개정 방향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우선 무상원조과 유상원조을 아우를 수 있는 단일 법체계가 필요하다. 법 형식 자체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가 보여주고 있는 부처간 이기주의적 행태 하에서 양 원조형태 사이의 유기적 연계성이 보장되는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양 부처를 함께 관할할 수 있는 상급기관에 의해 대외원조 사업이 관장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원조 대상은 대상국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지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 정치적 원인에 의해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법률 또는 최소한 대통령령 수준에서 지원 대상국의 자격 또는 구체적인 대상국을 특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기관 주도로 진행되는 대외원조 사업에 민간 인력의 참여 폭을 넓혀, 사업의 진행 및 사후 평가 또는 감사의 과정에서 개입하도록 함으로써 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철(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ODA감시팀)


* 뉴스레터 원본 첨부.

국제연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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