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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마당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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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후기] 필리핀,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망각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민주주의의 어제와 오늘


예전에 우리나라의 80년대 민주주의를 공부하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던 중 필리핀의 피플파워(people power)를 본 기억이 있다. 그것을 보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처럼 옮겨지는 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다.

오늘의 강연은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오후 7시에 김동엽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님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일반인 강좌라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를 보니 평소에 이런 강좌를 듣겠다는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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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주화의 양면성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2010년 5월에 있었던 필리핀 대선과 관련된 영상을 보았다. 영상의 주 내용은 그 당시 정권에 대해 불만을 가진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었다. 아키노를 지지하는 이들은 필리핀 내에 뿌리박혀 있는 부패를 근절하기를 원했다. 그의 어머니 코라손 아키노 여사는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룩하였다. 결국 부패 청산을 외친 아키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필리핀은 긍정적인 변화의 시점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가문정치 및 족벌정치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필리핀 내에서의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렇듯 필리핀은 과거에 아시아의 민주화 바람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리핀의 민주화, 더 나아가 필리핀에 대해 좀 더 알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사적 배경을 알 필요가 있다. 필리핀은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오랜 식민지 생활을 했다. 그래서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달리 왕실 국가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인지 필리핀은 현재도 생활 방식이나 사고방식 등이 상당히 서구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초기에 서구 열강들은 소수의 인원이 필리핀 전역을 통치하기 위해서, 필리핀의 엘리트 일부 인원들을 미리 포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부터 필리핀은 식민지 시기 때부터 계층 구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후에 스페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필리핀에 대한 권한을 미국에 이양하였다. 동시에 이 시기에 필리핀 내에서는 독립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지배를 하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강압적이기보다는 친화적인 동화 정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근대적인 교육제도 도입, 근대적 정치체제 도입 등 필리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각인시킨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필리핀 정치 권력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그대로 두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엘리트층이 필리핀 권력의 핵심이 되어 왔다고 한다. 

필리핀은 미국의 영향으로 상·하원제 도입, 양당체제를 갖추는 등 민주주의의 외형적인 모습을 갖춰갔다. 하지만 정당이 국민의 요구를 듣는 것은 아니었다. 정당은 위원들 중에서 유력한 후보를 영입하여 대통령을 만들고, 이들에게 자신들의 이익을 획득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즉, 외형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조건을 갖추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필리핀 만큼은 아니지만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한번 쯤 반성을 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하였다.

이후 필리핀은 권력의 독점과 부패가 심해지면서 사회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집권자인 마르코스는 계엄령을 통해 독재체제를 굳혔다. 그 당시에 우리나라도 계엄령 선포를 통한 독재를 행했던 사실을 볼 때, 이러한 현상은 일종의 유행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민중들의 불만은 계속 쌓여 갔고, 결국 1983년 니노이 아키노 암살사건이 마르크스의 반대 세력들을 집결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1986년에 독재정권이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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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사회 개혁의 실패

필리핀은 민주화 이후에 대통령 단임제 등 헌법으로 독재체제의 출현을 막아왔다. 하지만 정말 이루어져야 할 하층민들을 위한 토지 개혁 등의 사회 개혁들은 민주화의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상·하원 의원들이 대부분 지주 출신이라 그들이 자신의 재산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진정한 민주화로 나아가기 보다는 이전에 활동했던 일부 엘리트 집안들이 다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나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필리핀은 계엄령 이전의 엘리트 중심의 민주주의로 회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의 대통령들도 무능력, 부패 등 여러 문제점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면 필리핀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는 어떠한 것들이었을까? 우선 공공영역이 사유화 되었다는 점이다. 이 말은 한 지역의 정치인이 그 지역에 대한 이권을 자신의 것으로 채워 왔다는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대외 의존적 종속경제이다. 경제적으로 필리핀은 자본주의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즉, 소비시장 빼고는 내수시장이 열악하다고 한다. 그래서 해외 인력유출이나 외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악순환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계층 간의 불평등 구조 형성도 필리핀 민주주의의 발목을 잡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필리핀에 퍼져 있는 운명적 사고와 문화도 포함된다고 김동엽 교수는 지적했다.
 
그럼 이들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을까? 다행히 필리핀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매우 높다고 한다. 선거에도 참여를 많이 하고 주기적으로 선거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필리핀의 선거 분위기는 거의 축제라고 불릴 정도로 분위기가 들떠있다고 한다. 유권자를 따로 등록하거나 글을 아는 이들만 투표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우리와 다른 형태의 투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전자 집계 이전에는 득표 수 조작 등 여러 부패도 일어났었다고 한다.


하지만 투표 방식의 변화, 전자 집계의 도입 등으로 인하여 필리핀의 선거 문화가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서 내 표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았을 때, 필리핀 국민들의 모습은 오히려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꾸준히 좋은 미래를 생각하며 자신의 표를 계속 행사하는 그들의 자세는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느꼈다. 또한 이들은 선거가 없을 때에는 시위 등 시민의 힘 ‘people power’을 보이기도 한다. 필리핀의 지방자치, 풀뿌리 민주주의는 우리나라보다 그 시기가 빨랐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특정 지역에 특정 인물이나 가문 등이 자리를 확고히 잡고 있는 것이 필리핀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 위정자들은 헌법으로 지정한 임기와 횟수가 다 채워지면 다른 지역이나 다른 직책으로 옮겨서 다시 선거에 나오기도 한다. 이는 헌법의 실효성을 무력화 시키는 행위이다. 지방토호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의원내각제의 실효성 문제도 생각해 볼 만하다. 왜냐면 이는 결국 엘리트들에게 권력을 분배해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편이 되어야 할 NGO들이 대외 종속성이 강하여 제대로 사회문제들을 제기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또 필리핀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들은 지식인층인데, 이들이 민중의 일원이기보다는 지도자이거나 엘리트 성향을 보이는 것도 단점이라고 김교수는 꼽았다. 

강의 이후 수강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몇가지 질문을 뽑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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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필리핀의 피플파워(people power)는 상당히 인상 깊은데, 필리핀 국민들이 제도를 너무 잘 수긍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는 모순된 모습이 아닌가?

A. 우선 피플파워(people power)는 초헌법적이다.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지도자를 몰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헌법 내에도 ‘저항권’이라는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시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피플파워(people power)를 내세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도에 반하거나 제도를 무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지도자를 끌어내리는 하나의 동원 도구로 쓴다는 것이다.  


Q.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보면 피플파워(people power) 뿐만 아니라, 지식인들의 힘도 꽤 셌다. 필리핀 지식인들의 영향력은 어떠한지?

A. 필리핀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지식인들이다. 지식인들이 독재체제를 거치면서 정권과 타협을 하고 있다. 정신적 지도자의 부재, 국민과의 소통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Q. 일반 대중들이 민주주의에 대해서 어떠한 열망을 가지고 있는지? 이미 외형적 여건은 갖추어졌으나, 결국 엘리트 가문의 사람이 권력을 잡기 때문에 진정한 민주주의 라고 볼 수 없는 것 같다.

A. 우리의 대표자를 우리의 손으로 뽑는다는 것이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민주주의의 모습이라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가족정치라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필리핀인들은 선거에 대해 무관심하지는 않다. 항상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Q. 필리핀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들은 결국 지배층이 국민들을 내부적으로 통치하는 제도가 아닐까?

A.  실제로도 제도를 도구로 엘리트들이 악용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권력의 정당성은 법이나 절차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필리핀은 유권자들만 잘 구슬리면 절차에 따라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래서 제도가 엘리트에 의해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다.

   

Q. 비례대표제가 필리핀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또, 농업국가에서는 민주주의가 일어나기 힘들고 산업체제가 더 적합한 것 같다. 이렇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가?

A. 필리핀 정치체제에도 비례대표제가 있다. 하지만 비례대표로 뽑히는 사람들이 전부 진보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제대로 된 비례대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 제도가 있다고 해서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경제 발전의 가능성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하다. 다국적 기업이 주축이 되는 경제발전은 장기적으로 그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리핀이 경제 발전하는 데도 꽤 어려움이 있다.



작성자: 조재현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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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월) 오후 7시, 인도네시아, 동남아 민주주의 기수? (전제성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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